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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의 인생의 지표가 된 곡들이 있으신가요?
게시물ID : music_10525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Qnfl
추천 : 4
조회수 : 330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5/01/21 01:08:25
이번 주말에 설거지를 하면서 라디오를 듣던 중이었네요, 귀에 낮익으면서도 기억속에 희석된 기타 전주가 들리는 순간, "아!" 하고,

남자보컬이 첫마디에 지르는 아련한 이름에 바로 곡의 제목이 기억이 나습니다. Death Cab for Cutie라는 밴드의 Cath... 라는 곡이었는데요,


제가 몇년 전 좋아하던 여자애한테 남자친구가 생겼다는 말을 들었을 때 짝사랑했던 여자를 남에게 빼앗기는 내용의 이 노래

가사를 매일마다 들으면서 (특히나 but you said your vows and you closed the door, on so many men who would have loved you more

-하지만 넌 결혼의 서약을 하고 널 더 사랑해주었을 남자들에게 문을 닫았지- 부분이 감명깊었죠) 꼴사납게 울며 몇일간은 방콕했던

그 때의 안쓰러웠던 제 모습이 눈 앞에 선하더라고요 ㅋㅋㅋ


음악은 참 대단한거 같아요. 특정 냄새나 시각, 통각적인 자극이 데자뷰스러운 느낌을 연출해내듯이 저와 같은 경우는 특정 곡들을

들을 때마다 그 곡들을 열중해서 듣고 있었을 당시 그 당시의 저한테 있어 무엇이 가장 중요했는지, 무슨 걱정을 하고 있었는지,

무엇을 기대하고 있었는지, 가끔은 어떤 날씨나 상황에 그 곡을 듣는 것을 즐겼는지와 같은 자잘하면서도 정겨운 추억들을

되새기게 해주거든요. 그래서 이번에 짬을 내서 음악과 함께 기억을 걷는 주말을 보냈어요 ㅋㅋㅋ 당시 유행했던 곡들,

혼자 중2병에 거창한 해석들을 붙이거나 과몰입한 곡들, 그냥 마냥 빠질한 곡들, 등등 수십곡을 찾았지만 그중 몇가지만 나눠볼게요.


1. Eminem - The Real Slim Shady


전 외국에서 학교를 다녔는데요, 중학생때 들었던 곡들 중 가장 파란을 몰고 왔던 곡을 꼽으라면 단연

이 곡을 꼽고 싶네요. 복도마다 쩌렁쩌렁 누군가가 틀어놓은 에미넴의 랩이 울려대고, 힙합을 좋아하던

말던 모두 함께 리얼 슬림 셰이디의 가사를 음미하며 절반은 이해를 못하고 그나마 이해를 한 나머지 절반은

파격적으로 저질스럽다고 컬쳐쇼크를 받으면서도 마냥 좋아했던 순진했던 한 시절 ㅠㅠ 돌아가고 싶네요.


2. 이승열 - 기다림


제 인생에 있어 가히 한 시대를 풍미했을 만큼 좋아하던 사람이 좋아한다길래 저 역시 마냥 좋아했던 곡.

하도 듣다 보니 저 역시도 승느님의 팬이 된건 자랑 아닌 자랑.


3. Madonna - 4 Minutes


칠흑과도 같았던 군 시절, 제게 한줄기 빛이 되어주었던 곡...은 개뿔이고, 개같은 선임들이

기상후 준비 시간외 무얼 하던간에 4분 안에 끝내지 못하면 세계가 멸망한다!! (실제 가사가

저래요, we only got four minutes to save the world!) 급의 긴박감+위기감을 조성하기 위해서

언제나 틀어주던 음악. 샤워실에서 우렁차게 퍼지던 소녀시대 Gee의 깜찍한 청량함과

대조되어 더더욱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해내던 곡인데요, 솔직히 지금 들어도 오싹오싹하네요 ㅠ


4. Death Cab For Cutie - What Sarah Said


마지막 곡은 역시 대스캡포큐티의 What Sarah Said라는 곡이예요.

얼마 안 남으신 저희 할아버지가 암으로 병상에 누워계시고 임종하시기 전까지 버릇처럼 틀던 곡...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은 날 밤에도 듣고 있었죠. 그래서인지 더더욱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이 곡은 시간이 나시면 가사와 번역을 꼭! 한번 검색해 보셨으면 해요, 사랑하는 사람을 보낸

입장에서는 너무나도 와닿는 내용이거든요. 원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제가 따로 번역해서 올릴게요.


이걸로 제 짧은 여정은 끝났네요. 혹시 저와 같이 인생의 지표가 된 곡이 있으시다면 나눠주세요!

다른 사람들의 경우는 어떨지 너무 궁금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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