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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 너무너무 사고싶은 사회초년생분들..
게시물ID : car_5828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낙원시대
추천 : 21
조회수 : 13275회
댓글수 : 93개
등록시간 : 2015/01/23 11:14:49
IMG_1980.JPG
 
 
 
저는 작년 10월부터 직장생활 시작한 잉여잉간입니다.
직업상 차가 반드시 필요해서 취업과 동시에 차를 구입하게 되었죠. 스파크(로 신분세착한 마티즈 크리에이티브)
처음 샀을때는 드디어 나도 뚜벅이를 탈출하는구나! 와 신난다! 나 이제 버스카드 없어도 돼!하고 신났는데
지금은 달달이 들어가는 기름값+소모품값+정비비+세금+톨비+보험료+기타 등등 비용때문에
 
차가 저를 사서 다니는 것 같은 착각이 들고 있습니다.
차를 사서 유지한다는 것은 반려동물(초기비용이 많이드는 품종)을 키우는 것과 굉장히 비슷합니다.
 
"이제 취업도 했겠다! 나도 조수석에 애인태우고 다닐거야!(는 헛된 망상과) 버스타기 싫어! 막차 끊겨도 이제 내맘대로 집옴 ㅇㅇ"
이런 마음으로 1.2kg 1.2kg 차를 사고싶어 들뜬 사회초년생 분들에게 냉철한 판단에 도움이 되도록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1. 차는 구입보다 유지가 중요하다.
 
일시불로 때려박아서 샀건, 할부로 노예가 되었건 간에 모든 차는 구입보다 유지가 중요합니다.
반려동물 역시 고가의 품종묘 등 처음 입양해올때 돈이 들어가겠지만, 달달이 들어가는 사료값, 용품값, 병원비 등이 더 깨진다는 것 잘 아실겁니다.
차도 마찬가지로, 구입비용도 비싸지만 유지비가 큽니다.
 
기본적으로 기름값+엔진오일,미션오일,워셔액,부동액,타이어 등 각종 소모품값+주기적으로 점검을 받고 차를 관리하는 데 드는 정비비+사고가 났을때 들어갈 수리비(보험료로 때우면 되겠지, 라 생각하지만 범퍼정도 가벼운 교환은 그냥 보험 빼고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단순 도색같은 건 대충 야매로 할 때도 많죠)
 
이 외에도 차량용품의 종류는 무궁무진하게 많습니다. 시트커버, 핸들커버, 아이있으면 카시트, 깔개 등등..
차값이 얼마가 되었건 이런 유지에 필요한 돈은 계속해서 여러분의 월급을 빨아먹습니다.
 
 
2. 당장 목돈이 없어? 할부로 사면 되잖아?
 
요새는 36개월 무이자 할부같은 행사를 많이 합니다. 엄청 좋은 조건이죠. 그런데 대부분 함정이 숨어있습니다. 바로 "선수금"이란 건데요
 
예를들어 작년 쉐x레 크x즈의 경우, 36개월 무이자를 하려면 30% 선수금을 먼저 내야 했습니다. 차값이 2000만원이라면  600만원을 먼저 일시불로 내고
남은 1400만원을 36개월 무이자로 나눠서 내는거죠. 선수금을 20%를 낼 경우 24개월 무이자 할부로 들어가죠.
 
만약 매장을 가서 "ㅠㅠ 난 선수금 낼 돈조차 없는데?" 라고 하면 딜러들이 슬그머니 "저이자 할부도 있씀다 ㅎㅎ"라고 할겁니다. 1.9%대의 이자로 할부를 하라는 것이죠. 물론 과거 10%대의 이자로 할부끊던 시절과 비교하면 무지무지 싼 겁니다. 하지만 "무이자 할부"를 생각하고 간 당신의 생각과는 다르게 적은 돈이나마 "이자"를 내야 하는거죠.
 
다만, 프로모션과 월별 행사에 따라 "선수금 없는 무이자 할부"를 진행할때가 꽤 있습니다. 쉐x레 스x크의 경우 거의 2014년 내내 선수금 없이 무이자로 살 수 있었습니다. 즉슨, 그달 행사가 뭐 있는지 미리 알아보고 가서 구입을 하시는 게 좋습니다. 이번달에 선수금 없이 1.9프로 이율로 차를 샀는데, 다음달에 같은 차가 선수금 없이 무이자로 나오면 배가 꽤나 아프겠죠?
 
또한 할부를 결정할 때는 신중하셔야 합니다. 행사를 잘 골라서 선수금 없이 36개월 무이자 할부로 차를 샀다고 합시다. 차량가격이 대충 2400이라고 쳤을때, 36개월 할부면 대충 66만원(물론 실제 할부금은 계산방식이 좀 달라서 금액이 차이가 납니다만 큰 차이는 없습니다)이라고 해보죠. 사회초년생인 당신은 초봉 실 수령액이 월180이라고 가정을 해보죠. 그럼 할부금을 내고나면 당신이 한달에 쓸 수 있는 가용자금은 114만원밖에 안남게 됩니다. 한달 쓸 수 있는 가용자금 180만원과 114만원은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단지 차를 가지고만 있어도 당신은 한달에 66만원씩 3년을 매달 갖다바쳐야 합니다.
 
나중에 할부금이 감당이 안되서 "카푸어"가 되는 사람이 굉장히 많습니다.
 
 
3. 에라 돈이 너무 많이든다, 중고차나 사자
 
대게 사람들은 첫 차로 중고차를 추천합니다.
"어차피 처음 타는 차, 대충 싼 중고차 하나 사서 막 굴려먹으면서 운전 능력좀 쌓다가 되팔거나 폐차시키면 되는거지"라고 하면서 말입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운전경험이 부족해서 자잘한 사고를 내기 쉬운 초보때는 괜히 새차 뽑았다가 긁어먹고 피눈물 흘리는 경우가 잦고
차를 길들이는 법도 몰라서 막 굴려먹다가 엔진 갉아먹기도 하기 때문에 중고차가 꼭 나쁜 선택은 아닙니다. 무엇보다 저렴하죠.
 
중고차로 첫 차를 구입한 저는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군요.
"첫 차로 중고차를 살 사람은 정비나 차량관련 지식이 어느정도 있어야 한다"고요.
대게 처음 차를 사는 분들은 차에 대해서 아는 것이 별로 없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저 역시 차를 사고 나서야 배운 것이 많이 있구요.
 
중고차는 차를 볼 줄 아는 사람이 사야 덤탱이를 안맞고 살 수 있습니다. 중고차 매입상사들은 차가 들어오면 청소를 깨끗하게 하기때문에 그냥 뭣모르는 사람이 보기에는 "와 중고차 아닌거같다 겁나 깨끗하네?"하고 혹하기 쉽습니다. 겉만 봐서는 번지르르 하죠. 하지만 좀 아는 분들은 그까짓 외관, 손세차 한번 제대로 맞기면 번지르르 해진다는 것을 잘 압니다. 실속을 봐야하죠.
 
저같은 경우, 중고차로 차를 사고 후회한 부분이 냉각수 체크를 안했다는 것입니다. 냉각수가 변질되어 있거나 상태가 안좋은 경우, 단순 교환으로는 개선이 어렵고 냉각라인을 전부 청소하고 새로 냉각수를 갈아야 하는데, 이 비용이 만만치가 않습니다. 10만원 이상 들어가죠. 그리고 네비게이션이 장착된 차량을 샀는데 전 차주가 보증서를 잃어버린 것을 확인하지 않아서 결국 제 돈으로 네비게이션을 다시 달아야 했습니다(딜러에게 따져서 배상하라고 할까 했지만 어차피 지니 네비이길래 파인드라이브로 교체했습니다. 다른분들은 그냥 넘어가지 마시고 따지세요).
 
본인이 차량관련 지식이 부족하다면 적어도 기초적인 차량 자가점검이 가능하신 분이나, 차량 정비를 잘 아시는 지인을 데려가서 사야 덤탱이를 안 맞을 수 있습니다.
 
 
4. 마지막으로, 차는 "운전만" 할줄 알아선 안됩니다.
 
위에 이어지는 내용입니다만, "운전만"잘 한다고 해서 차를 소유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물론 금전적인 여유가 있는 분들은 그냥 정기적으로 공업사나 센터에 입고시켜서 관리해버리면 그만이긴 합니다.
하지만 아직 한국 사회가 그다지 투명한 곳은 아니기에, 차량관련 지식이 없으면 과잉 정비를 하고 돈폭탄 때리는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그런 부당한 일을 겪지 않으려면 어느정도는 차량 정비 지식이 있어야 합니다.
 
단지 금전적인 이유뿐만 아니라 차는 움직이는 쇳덩어리 이기에 책임감을 가지고 소유해야 합니다.
엔진경고등에 계속 불이 들어왔는데 그게 뭔지 모르고 관심도 없어서 방치하다가 고속도로에서 갑자기 차가 멈춰버리면
누구 탓을 할 수 있을까요?
 
차를 소유하고자 하는 분들은 앞서 무거운 철덩어리들이 수십키로로 내달리는 도로에 나올 각오와 책임감을 가져야만 합니다.
어어어어~하는 순간 사람 치고 범죄자 되기 십상입니다. 사고 한순간이거든요 정말.
 
 
 
 
 
저는 월급을 차에 갈아바치고 있습니다(ㅜㅜ). 직업상 필요하니 없애버릴 수도 없고, 돈은 잡아먹고.. 처음 샀던 싄난다!에서 차무룩으로 바뀌어 가고 있지요.
물론 차가 있으니 편한 점은 정말 많지만, 그만큼 저 쬐만한 경차 하나 굴리는 것도 시간과 돈을 무진장 잡아먹는 다는 것을 느끼고 있죠
 
차 사고싶으신 사회초년생 분들, 이점 꼭 명심하세요. 차는 사는 게 아니라 키우는 겁니다. 먹이고 입히고 재워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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