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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머지않아 죽을 것 같다
게시물ID : gomin_95049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b29nZ
추천 : 4
조회수 : 254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3/12/24 05:53:08



그대들이 예상하는 슬픈 일이 아니다. 나는 내 목숨을 스스로 끊을 생각이 없다. 그러기엔 남아있는 살 용기가 있고,

아직 삶을 등질 이유도 없다.

그럼 이 글은 무엇이냐 하고 물으면 글쎄. 늦은 새벽, 혹은 이른 아침 달싹이는 시시콜콜한 몇마디 말이라 할까.

나는 내가 스러져가는것을 느낀다. 내 몸 속 오라고 한 적도 없는 손님이 불쑥 찾아와 자리를 잡고 행패를 부림을 느낀다.

하지만 가족에게 알리고자 하지 않고, 병원에 가고자 하지 않는다. 애석하게도 남은 삶에 애착이 없다.

그렇다. 삶에 애착도, 비애도 없다, 살 이유도 없고 죽을 이유도 없다. 그냥 부유하듯이 둥실둥실 떠선 언제쯤 가라앉을까 하는 상태.

가족은 어떻게 하냐고? 모르겠다. 친구는? 모르겠다. 슬퍼 해 주다가 그냥 그렇게 조금씩 잊겠지. 낡은 사진 문득 발견하면

그랬지, 하며 앨범 고이 닫겠지.

누군가는 이런 날 보고 분노가 치밀지도 모른다. 내가 허무하게 흘려보낸 오늘이 누군가가 바란 내일일지도 모른다면서.

알 게 뭔가. 나는 그 사람이 아니다. 나는 내일을 바라며 눈 감는게 두려운 이들이 아니다. 차갑고 냉정하다 해도 어쩔 수 없다.

물론 말 그대로가 아닌, 그러니까 열심히 살라는 말임은 알고 있다. 하지만 내일을 바랄 만큼 애착도 없다. 

나는 내가 살아가고 있다는 감각이 없다. 현실감이 없다. 꿈을 꾸듯, 그것보다 더 멀고 희미하다. 맞으면 아프고 먹으면 맛있고 안자면 졸리다.

그래도 생에 대해 체감 할 수 없다.

임종의 순간, 마지막 호흡 이전 깨달아 후회와 회의감 속에 죽게 되는게 돠려 달가울 정도로.

기쁘고 슬프고 화나고 즐겁고 사랑함에도, 감정의 결여가 아니라 현실감과 삶의 체감의 부재이니까. 

왜 이렇게 된 건진 모르겠다. 그냥 어느새 조금씩 조금씩 이렇게 된 것 같다.

죽는 순간 미련이 없겠느냐고 말하면 아쉬움 조금 남긴 할 것 같다.

은하수를 보지 못한게. 자기만족의 문장을 완성하지 못한게. 오로라를 못 본게. 너무 달아 혀 뿌리가 녹을것 같은 연애를 하지 못한게. 

그리곤 없으려나.

글이 뒤죽박죽, 중구난방이라 대체 이 멍청한 놈이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를지도 모르겠다.

나는 죽어가고, 아무것도 모르겠고, 크리스마스는 가깝다. 산타 할아버지가 선물로 현실감을 주고 가면 좋겠어. 

당신들이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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