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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을 했는데, 씁쓸하네요...
게시물ID : gomin_95062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피클s
추천 : 0
조회수 : 664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3/12/24 11:04:30
고민... 이라기 보단 넋두리에 가깝겠네요...
 
얼마전에 크리스마스 트리를 나눔했습니다. 1.8미터 짜리 광섬유 트리였는데,
작년에 회사에서 쓰려고 샀다가 창고에 놓고 잊고 있던걸 나눔한거였습니다.
 
차가 없어 집근처까지 와줬으면 한다는 글과 함께 나눔글을 올렸었고,
몇일후에 몇몇분들의 연락을 받았습니다.
 
군인, 커피집 주인 등등...
그중 동생들에게 트리를 선물하고프다는 한 여성분의 글을 보고
기왕이면 애들이 좋아하는게 제일이다 싶어 드리겠다 했습니다.
 
근데 거리가 멀어 직접 오기 힘들다 하더군요.
택배로 보내기엔 애매한 물건이라 난감해하고 있었는데,
뭐 곧 크리스마스고 기왕 좋은일 하겠다 마음먹은거 끝까지 하자 싶어서
가져다 드리겠다 했습니다.
 
처음엔 버스로 갈려고 했었는데 퇴근시간이라 애매하더군요...
결국 시간단위로 빌리는 렌트카를 예약하고 트리를 싣고 갔습니다.
 
근데 동까지만 이야기하고 주소를 말 안해주더군요...
일단 동까지만 찍고 도착하고 다시 물어야지 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근처 도착해서 다시 톡을 보내도 주소는 말 안해주고 동생을 어디로 보낸다는 말만 하더군요...
 
한참 뒤에 동생이 남자친구라고 말하는 애를 데리고 함께 왔더군요.
그리고 멀찍이 떨어져서 트리만 달라고 계속 그러는걸 보고
 
아... 얘가 지금 무슨 이야기를 듣고 왔구나...
절대 주소도 말해주지 말고 근처도 가지 말고 트리만 받아와라...
 
내가 잠재적 성범죄자라도 된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난 분명 나눔을 하고 있는건데... 애초에 가져가라고 올린글이었는데...
내가 왜 이런 대접을 받아야 하나... 내가 왜 이런 기분이 들어야 하나...
 
일단 트리 전해주고 씁쓸한 마음으로 집으로 왔습니다.
 
집에 도착해 보니 톡이 왔더군요...
커피 기프티콘 하나와 동생들이 좋아하더라... 하는 장문의 내용이었습니다.
 
ㅋㅋㅋㅋㅋㅋ 그냥 웃음만 나오더라구요.
 
 
 
제가 좀 예민한 성격이라 더 그럴수도 있다고 생각은 합니다.
 
그쪽의 기분도 어느정도는 이해합니다.
그만큼 불안하고 흉흉한 세상이라는 이야기겠죠...
 
그래도 이 기분이 나아질것 같지는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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