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한시간 전쯤에 일어난 일인데요
친구와 저는 같이 탐X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시덥잖은 이야기로 낄낄 거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카페는 굉장히 넓었는데도 저녁시간대라서 그런지 사람들은 두 세 테이블 정도밖에 없었던것 같구요
그런데 저희 뒤쪽 테이블에 어떤 여자 두분이랑 남자두분이 앉아있었는데
제 친구가 그 분들을 등지고 있었고 제눈에는 바로 보이는 그런자리였어요.
그런데 딱봐도 뭔가 촉이 아 저 네분다 동성애자인것같다 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여자분들도 서로에게 애정어린표정 행동 스킨쉽(그냥 볼에 뽀뽀라든가 손잡은거정도)을 했고 남자분들도 어깨에 기댄사람의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아무튼 상당히 서로들 거리낌없는 그런 행동들을 하셨어요
그냥 전 그걸 보고 아 동성애자커플들인가 하고 넘기고 친구랑 같이 계속 놀고있는데
그 커플들 있는테이블로 어떤 중년여자분하나랑 이십대 후반정도되는분 여자가 오시더니
"저기 좋은말씀드리려고왔는데요~ 혹시 동성애자분들이신가요?"
이런말을 하더라구요. 저희랑 가까운 테이블이여서 그런지 저랑 친구랑 동시에 듣고 서로를 쳐다보고
친구는 대놓고 뒤돌아보기가 그랬는지 약간 당황했었어요
그런데 그 커플분들이 "아..네.. 그런데요?"
이러자 그 여성분들이
"저희가 하느님의 좋은 말씀을 전하러 왔어요, 보니까 동성애자분들이신것 같은데
저희와 함께 진심으로 기도를 하시면 분명 더 좋은 이성분들 만나실수 있을거에요"
진짜 이렇게 말하는데 머리가 순간 띵하더라구요
친구는 뭐이딴 이런 표정이였고
커플들 표정은 정말 말그대로 개정식 썩은표정이였어요
거기서 여자분이
"저희 그딴말 안듣고싶고요, 가주실래요 되게 무례하시거든요"
"저희와 함께 일년정도만 기도하시고 좋은일을 하시다보면 하느님의 축복을 받으실수있을거에요"
"뭔 축복이요.우리가 그런 지금 뭐 저주라도 받나 아 진짜 경찰부르기 전에 가시라구요"
"저 여자들 미친거아냐"
대화가 대충 이런식이였고 그 여자두명은 계속 하느님 뭐시기하면서 운운하는데 제 친구가 가만히 듣다가
의자를 딱 돌리고 그 두 여자한테 말을 하더군요
"저기요, 그 전도하러오신분들"
"네?"
"저기 카페에 있는 메뉴판 보이세요?"
"네?"
"제가요 이 카페에 있는 커피류 디저트류 카테고리에 있는 음식들을 하나도 안좋아해요.
그나마 차종류에서 싫어하지않는 카모마일차를 먹고있고요"
"그런데요"
"저같은 사람 한명도 저 커피류, 디저트류, 차종류에서 겨우 기호식품을 하나 찾을정도로 사람 취향은 엄청나게 다양한데
우리나라에 몇십억명 되는 여자분들이 남자라는 카테고리안에서만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을 찾아야하나요?"
진짜 이렇게 말하는데 정말 이게 내가 알던 그 애가 맞나싶을정도로 정말 진지하고 차분하게 말하는데
진짜 멋있더라구요
그런데 또 그 여자분들이
"그거랑 이건 다르죠"
이러는데 걍 죽빵을 날리고싶..
그런데 제 친구가 차분하게
"두 분 음료뭐시키셨어요"
"네?"
"음료수 뭐시키셨어요?"
"라떼시켰는데요.."
"전 라떼싫어하니까 두 분도 먹지마세요"
"............."
"짜증나죠? 어이없고 지금 당신들이 하고있는게 이런 억지스러운 행동이에요, 저도 당사자가 아닌데 듣자듣자하니까
기분나쁘고요, 경찰부르기전에 얼른가주세요"
진짜 이렇게 말하고 그 동성애자 커플분들도 동조해서 막 뭐라뭐라 말하니까 걍 자기네들끼리 뭐라고 중얼거리다가
돌아갔어요. 그리고 친구는 시크하게 의자를 다시 돌려서 차 홀짝 마시고ㅋㅋㅋㅋㅋ
그 커플분들은 편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ㅎㅎ 이러고 인사를 해주셨고요
좀 당황스러운 경험이긴 했는데 그래도 친구의 의외의 모습을 봐서 좀 기분이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