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좋아하는 업로더의 글인데...
원문만 그냥 한번 읽고 지나쳤던 건지...
공게 번역글이 올라왔던 걸 읽었던 건지...
기억이 잘 나지 않아서 그냥 올립니다...^^;;
재미있게 봐 주세요, 감사합니당!
수면 장애를 앓기 시작한 건 어느 대학교 수면 연구 실험에 참여한 이후부터였다.
증세를 설명하자면, 내가 일단 루시드 드림을 꾸기 시작하면 혼수 상태에 빠져 며칠이 지나도 잠에서 깰 수 없다.
혼수 상태에 빠지는 건 괜찮은데 꿈이 너무 지나치게 현실적이라 이게 제일 괴롭다.
초자연적인 현상은 전혀 없고 나의 일상생활과 완전 똑같이 흘러간다.
현실과 꿈을 구별할 수 있는 유일한 차이점은,
꿈 속에서는 누군가 나에게 숫자를 말해주거나 사진 한 장을 준다.
그 사람의 모습은 매번 바뀌지만 한 번도 얼굴을 본 적이 없다.
가리고 있다기 보다는... 얼굴이 없는 편이라고 해야 하나.
께름직했지만 꿈이니 곧 익숙해졌다.
한참이 지나도 숫자나 사진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몰랐는데 우연한 계기로 깨우치게 됐다.
꿈 속에서 무언가에 골몰한 상태로 길을 걷다가 차에 치이는 일을 겪었다.
운전자는 전화 통화를 하던 아이 엄마였고,
안전 벨트를 하지 않은 두살짜리 아기는 앞유리를 그대로 뚫고 날아갔다.
딱 그 순간, 잠에서 깼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내가 받았던 숫자는 1이었다.
꿈을 몇 번 더 꾸고 나서야 내가 받은 숫자만큼 사람이 죽거나,
사진 속 인물이 죽어야 꿈에서 깨어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눈치 챘는지 모르겠지만, 이내 내가 직접 죽이기로 마음을 먹었다.
어젯밤에는 수십명을 죽이고서야 꿈에서 깰 수 있었다.
어렵진 않았다.
버스 한 대를 훔쳐다가 사람들을 태우고 절벽 아래로 몰고가 끝냈으니.
숫자가 3을 넘으면 이런 식으로 처리하는 편이 쉽다.
오늘은 서류철을 하나 받았다.
벤치에 앉아 펼쳐보니 사진첩이다.
어림잡아도 사진이 수백장은 족히 넘는다.
서둘러 일을 시작해야 꿈에서 깰 수 있을 것 같다.
근데 내가...
이틀 연속으로 루시드 드림을 꾼 적은 없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