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은 했는데 할일이 음슴으로 음슴체
베오베에 호주에서 인종차별종자 퇴치한 자전거누나(?) 썰을 보고 작년일이 떠올라 적어봄
본인은 작년 4월에 일본 동경으로 교환학생을 가게 되었음
그때 우리 대학교에서 같은 학교로 파견된 중국인 학생이랑 함께 부푼 마음으로 동경에 도착했는데
우리가 예약한 호텔까지는 지하철 중앙선을 타고 이동해야했음..
아무래도 1년정도 체류하게 되기 때문에 중국 여자애나 나나 짐이 많았음 (합쳐서 캐리어 3개 백팩 2개)
게다가 이곳은 지옥철의 왕국 동경!! 퇴근길 신도림 같은 콩나물 무리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음
어쩔수 없이 그 콩나물 패거리에 동화되어서 박제처럼 가고있는데 갑자기 한 콩나물 아저씨가 술이 거나하게 취해 다른 콩나물에게 시비를 거는것이 보였음
근데 무슨 야쿠자처럼 생긴 무서운 아저씨도 아니고 저번 회담때 나온 황병서 아저씨처럼 작고 동글동글한 아재였는데 옆에 마른 대학생 콩나물을 보면서
막 뭐라고 (꾸)짖고 있었음 (학생은 자는척)
그러다가 학생이 계속 무시하자 그 아저씨는 타겟을 바꿔서 옆에있는 회사원들한테 시끄럽다며 짜증을 냈는데 그 칸에서 제일 시끄러운건 아저씨였음!!
나랑 중국친구는 여기도 술취해서 민폐끼치는 사람이 있네하며 관전하고 있는데 갑자기 타겟이 우리를 향했는지 중국놈들은 감히 일본을 우습게 안다느니 뭐라뭐라 하기 시작했음
이때까지만 해도 나는 일본인 황병서가 중국을 까도 나랑 아~~무 상관 없으니 흐응~ 헤에~ 하고 있는데 중국 친구는 부들부들 하면서 그 아저씰 노려보고 있었음
그러자 이 관심병 아저씨는 더욱 신나하며 외국인은 집에 가라느니 외국애들은 건방지다느니 아예 직접적으로 우리는 디스하기 시작했음
나도 중국인에는 해당 안되지만 외국인에는 해당되다보니 슬슬 열이 올라오기 시작했음
하지만 몸으로 싸우면 유학 첫날에 기껏 가져온 무거운 짐싸들고 한국에 돌아와야 할것같으니깐 대신 말로 싸우기로 결심함
허나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일본에서 일본인한테 일본어로 싸우면 홈 어드벤티지에 밀릴것 같아서 한국어로 욕을 시전함
군대 전역한지 일년이 채 되지 않았던 나는 내 안에 남아있던 말년병장의 울분과 까칠함을 최대한 끌어내어서 (말과 눈빛으로) 공격했음
한국인의 한의 깊이와 한국어의 유려하고 다채로운 욕설에 오히려 옆에 있던 중국애가 놀란건 함정ㅋㅋ
당황한 콩나물 아저씨는 눈빛이 살인자의 눈빛이다, 몇명이나 죽였냐 등의 헛소리를 하다가 미안 아저씨가 술취해서 그랬다 고멘나 라며 꼬리를 내리고는 그래도 너는 여자친구도 있고 좋겠네 등의 너스레를 떨다가 가까운 역에서 바로 내려버렸음
그 뒤로도 우리는 일본에 오자마자 이상한 사람 봤다고 여기 이상한곳 아니나고 걱정했지만, 그 뒤로 별다른 사건 하나도 없이 일년동안 잘 지내다 왔음 ㅋㅋ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액땜이었나 싶음ㅋㅋ
---세 줄 요약---
1.일본 지하철에서 이상한 아저씨가 디스함
2.한국말로 역디스 공격 퇴치 성공함
3.여자친구가 아닌건 함정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