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세월호 기억팔찌가 팔목 어딘가에 걸려 있지 않으면 어색해요.
참 이상하죠 아직 1년도 채 안 되었는데... 다들 오래전 일인 것마냥 행동해요.
수업시간에 들어오는 선생님들이 "너희 뉴스 봤니?"로 운을 띄워주셔서,
또 휴대폰을 제출하지 않은 친구들이 인터넷을 하다가 뉴스를 보고 친구들에게 알려줘서.
그렇게 처음 소식을 접했어요. 딱 소식을 들었을 때는 얼른 다들 구출되었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을 했죠.
그 날 야자 끝나고 집에 가면서 여러 커뮤니티 글들을 보면서 사태가 정말 심각하다는 걸 깨달았고요.
다음 날 학교 선생님이 태워주시는 차를 타고 학교에 가면서, 선생님이 틀어주신 뉴스 방송을 보면서
상단에 표시된 조그마한 생존자 카운터의 숫자가 커지기만을 계속 기도했어요. 눈물이 나더라고요.
그 날은 하루종일 친구들도, 선생님들도 수업에 집중하지 못했던 날이었어요.
300명이 넘게 사망했잖아요. 우리 학교 전교생이 300명이 안 되는데..
그 아이들 저랑 동갑이었어요. 2014년에 고등학교 2학년 18살.
저는 해가 지나고 한 살 더 먹었지만 그 친구들은 여전히, 앞으로도 18살일 거 아니에요.
또 단원고 학생이 아닌 일반인 희생자들도 한 나이에 머물러있을 수밖에 없네요.
사실 매일매일이 똑같은 고등학생으로서는 3월이든 5월이든 7월, 9월, 12월.. 그냥 다 같은 날 같거든요.
특별한 일이 있거나 하는 게 아니면 사건으로 기억하지 어느 특정 시기로 기억되질 않아요.
그런데 저 시기엔 너무 많이 울어서.... 또 날짜를 잊기에 너무 미안해서 그냥, 기억에 남아요.
이제 곧 개학이기도 하고 방금 #1111에 문자 보냈다가 생각나서 글 남겨봅니다.
제목을 어떻게 써야 할 지 계속 고민하면서 쓰다 지우다 쓰다 지우다.. 조심스럽네요.
2014년 4월 16일 잊지않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