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감자별 엔딩에 관하여 -스포-
게시물ID : drama_2259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cksow12
추천 : 0
조회수 : 110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1/27 06:56:51

감자별에 대해 무언가 쓰고 싶었는데 참 쓸게 없었다. 그래도 한번쯤은 무언가 쓰고 싶어서 써보기로 했다.



“나는 그가 곧 뚜벅뚜벅 걸어올 것 같은 골목 어귀 어둠 속을 응시했다. 그리고 더 이상 어둠이 무섭지 않았다.”


" 과연 준혁은 진아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트라우마라는 건 아무리 좋은 사람을 만난다고 해서 쉽게 없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진아는 혹시도 그가 돌아올지도 모른다는 믿음만으로 그 트라우마를 극복한다. 진아에게 남은 준혁의 의미, 사랑의 의미란 그런 것이다." 출처


  준혁은 진아에게 환타지이다. 준혁은 진아를 사랑한다는 걸 들킬 뿐이지 고백하지 않는다. 그런 사랑을 부담스러워 하는 진아에게 자신만의 사랑하는 방법이 있다며 지구 주위를 공전하는 감자별 처럼 적당한 거리를 둔체 진아를 보살핀다. 준혁은 진아의 힘든 상황을 구원하지 않는다. 단지 곁에서 지켜줄 뿐이다.준혁은 시한부로 설정된 인물이다. 아주 어릴 적 부터 부모님이 없이 자랐고, 자기를 거둬준 '선생님' 이라는 인물의 이른 죽음 이후에 고아원에서 쭉 자라왔다. 그는 진아를 통해 자신의 인생에서 마지막으로 행복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따지고 보면 진정으로 구원을 얻은건 진아가 아니라 준혁이다.

  준혁은 극 안에서 끊임없이 타자화 된다. 준혁은 스스로가 스스로를 증명하는 존재로 나오지 않는다. 그는 자신의 감정이나 상황을 알리지 않고 독백하지 않는다. 그의 정체를 파악하는 건 순전히 남의 이야기를 통해서 이다. 그는 스스로를 말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가 누구인지, 어떤 인물인지 극은 보여주지 않는다. 단지 파편화된 증거들만 흘릴 뿐이며, 그것을 통해 단지 그는 추론될 뿐이다.

 이러한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은 진아가 준혁을 안을때 이다. 준혁이 인턴을 그만두게 된 날, 자신을 버스 정류장에서 기다리기 싫어서 인턴을 하게 됫다는 준혁을 보며 안는다.


'포옹을 하면 마음이 전해지는 것 같다.. 사랑도.. 슬픔도..'

'너 슬프구나, 왜 이렇게 슬퍼'


준혁은 단지 추론될 뿐이다.

사실 나는 준혁이 시한부 인생이 설정이었다는 것을 몰랐을 때도 나는 진아 곁에서 준혁이 사라지는게 오히려 자연스럽다고 생각했다.

 준혁은 진아에게 환타지 였고 그녀가 가장 힘든 시기를 보냈을 때 그걸 견딜 수 있게 해주던 버팀목이었다. 이것은 준혁이 노씨 일가에게 한 몹쓸 거짓말의 결과였고 준혁은 처음부터 자신이 노씨 일가의 사람이 아님을 알고 있었다. 그러니 사실 준혁은 진아에게 환타지 였지만 그것은 순전히 거짓으로 이루어진 환타지 였다. 그리고 준혁은 진아를 위해, 그리고 진아 덕분에 행복할 수 있는 자기 자신을 위하여 그 거짓을 감내한 것이었다. 이는 준혁이 사라지는 시점을 보면 조금 더 확실해 진다.

삼겹살에 웬수를 진것마냥 진아가 삼겹살만 사오면 사라지는 실종이 처음 이루어 진것은 진아가 거리로 내몰리기 바로 직전이었다. 그리고 다시 나타난 것은 차고에 지내게 된 직후 였다. 그리고 다시 사라지는 것은 진아가 차고에서 나와 새 집을 구한 직후이다.

 준혁이 처음 사라진 졌을 때 그가 사라진 이유는 진아에게 아무런 도움이 될 수 없기 때문이었다. 진아에게 아무런 도움이 될 수 없는 준혁은 존재의 가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준혁은 극에서 사라진다. 준혁은 진아의 환타지이기 때문이다.

  준혁이 돈을 구하려는 이유는 극 내에서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그가 진아가 집에서 쫒겨날 때 사라졋으며 이후에도 연락을 계속해서 안했던 것으로 미루어 보아, 그 이유가 진아와 관련이 없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그리고 이 사실을 보충하는 에피소드가 개인적으로는 커플 이벤트에 나간 준혁과 진아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마지막 게임에서 준혁은 '처음 반했을 때' 라는 질문에 숨쉴틈 없이 '처음 봤을 때' 라고 대답한다. 처음부터 준혁은 진아에게 반했고, 그녀의 구원자가 되고자 했으며 철저히 그 위치에 충실했다.

 그렇기에 처음 말했던 것처럼 준혁은 자신의 거짓말을 들켯을 때 사라져야만 했다. 그는 더 이상 진아의 환타지로 남을 수 없기 때문이었고 구원자의 위치에서 떨어졌기 때문이었다. 만일 노씨 일가의 친자가 아닌것이 밝혀진 후에 진아의 곁에 남아있었다면 준혁은 어땟을까를 생각해 보면 간단하다.


  처음 친자 확인이 나오기 바로 전 새벽에 준혁이 진아에게 '꽃등심 못사줘서 미안' 이라는 문자와 함께 사라지려는 이유 또 한 마찬가지다. 준혁은 진아와 함께 가난과 고통에서 허우적 대며 함께 견뎌 나가는 인물이 아니다. 그는 어려울 때면 사라졋다가 어떻게든 자신이 도움이 될 수 있을 때야지 나타나는 인물이다. 신데렐라의 왕자님 처럼 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준혁은 왕자님과 같은 선상에 있는 인물이지만 왕자님은 아니다. 이건 조금 다른 이야기이기에 추후로 미뤄두고 준혁이 사라져야만 하는 이유를 계속 말해보자면 그건 노민혁 때문이다. 진아와 준혁과 민혁이 함께 펜션에 놀러 갔을때 준혁은 민혁에게 묻는다.

"진아 아직도 좋아해?' 민혁은 그런 준혁에게 거짓말을 원하는지 진실을 원하는지 잘 몰라서 사실을 말해준다며 '사람의 마음은 그렇게 쉽게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너에게 상처주는 일은 없을거야.' 라는 말을 한다. 준혁은 민혁이 아직도 진아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이미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준혁이 마지막으로 쓴 편지에는 진아가 가고 싶다는 아띠뜰란 호수에 관한 이야기가 써져 있었다. 진아의 설명했던데로 소꼬밀이라는 죄를 씻어주는 바람이 부는 곳이었다. 그러니까 사실 준혁은 커다란 죄를 지은 인물이고 속죄를 해야만 하는 인물이었다.

그것은 이미 죽은 노씨 일가의 막내 행세를 자신의 행복을 위하여 했다는 커다란 죄였으며 그것을 통해 진아와 함께 했다는 죄였다.

 진아에게, 특히 민혁에게 말이다. 준혁은 사실 민혁에게 가장 큰 빛을 지고 있었고, 그것은 준혁 스스로도 너무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준혁은 시한부 인생이 아니었어도 진아의 곁을 떠나야만 했다. 자신이 더 이상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민혁에게 말한 것은 어쩌면 이러한 것을 확실해 해두고 싶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자신은 더 이상 진아 곁에 없을 것이라고. 그것은 진혁이 하는 속죄의 방법들이었다.

  준혁은 현재를 즐기라고 말한다. 우리가 보는 별들은 얼마만의 시간이 흐룬 후 보는 과거이며 바로 옆의 사람을 보는 것도 아주 작은 시간의 과거라고 말한다. 준혁은 스스로 증거하는 인물이 아니다. 진아에게 추론되어 보여지는 과거의 사람이다. 그렇기에 준혁은 철저하게 과거의 인물이다.


  그러니까 이건 진아의 성장기이다. 어떻게 그녀가 현실의 고달픔을 넘어 환상을 벗어나 현실에 안착하여 과거를 극복해 나갔는지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녀가 어둠의 트라우마를 극복한 것은 이러한 진아의 성장을 확실하게 보여준다. 준혁은 진아가 어둠을 무서워 할까봐 가로등을 설치했지만 더 이상 진아는 그 가로등이 필요하지 않다. 그것은 어둠 속에서 준혁이 걸어 나올지도 모른다는 생각만으로도 어둠이 무섭지 않게 되었다. 진아는 이미 준혁이 자신에게 돌아올 수 없다는 것을 알고있다. 준혁은 어린 시절의 환타지였고 그것은 결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마치 잃어버린 유년처럼 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 환타지가 소중해 지는 것은 우리가 그것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것들은 언제나 현재를 살아가며 극복해 나갈 수 있는 힘이된다. 어둠을 극복한 진아처럼 말이다.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