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C(국제올림픽위원회)가 IOC 위원들을 대상으로 한 정년제를 도입하려고 하자 제프 블래터 FIFA(국제축구연맹) 회장이 무슨 소리냐며 발끈하고 나섰다.
블래터 회장은 지난 6일 2014 동계 올림픽이 벌어질 예정인 러시아 소치를 방문해 이 자리에서 열린 IOC 회의에서 IOC 의원들의 활동 기간 정년제에 대해 강하게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IOC는 지난 1999년 70세 정년제를 채택했으나, 그 이전부터 IOC 위원으로 활약한 인물에 대해서는 정년을 80세까지로 규정하고 있다. IOC 위원들의 연령이 고령화됨에 따라 이 80세 커트 라인에 육박하는 이들이 늘어나기 시작한 것이 문제였다.
이에 대해 블래터 회장은 "IOC 위원들의 활동 기간을 바꿔야 할 경우 민주적 절차로 바꿔야 하지 않겠나? 순전히 나이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업무를 행할 수 없다고 판단될 경우에 한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언뜻 IOC와 상관없어 보일지 모르나 블래터 회장은 IOC 위원이기도 하다. 올해 만 77세이니 이 제도라면 앞으로 IOC 위원으로 활동할 기간이 불과 3년 밖에 남지 않는다.
블래터 회장은 이 정년제와 관련해 최근 굉장히 기민하게 대처하고 있다. 지난 1월 스위스 취리히에서 벌어진 2013 FIFA 발롱도르 시상식에는 자크 로게 IOC 위원장에게 공로상을 안기며 환심을 얻으려 했다. 그런가 하면 FIFA 법무팀까지 동원해 IOC 위원의 정년제가 차별성을 품은 제도인지를 따지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도 때문에 호락호락 IOC 위원직을 내놓지 않겠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현재 블래터 회장과 함께 뜻을 같이 하는 인물도 일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중 대표적 인물이 바로 북한의 장웅 IOC 위원이다. 블래터 회장보다 1살 어린 76세인 장웅 회장은 "비록 76세이긴 해도 이전보다 더 많은 일을 하고 있다. 인간의 수명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라며 고령과 IOC 위원 업무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