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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을 추천합니다.
게시물ID : mystery_952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산위의소
추천 : 0
조회수 : 75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4/05/26 15:4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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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추, 첫사랑을 추천합니다.

프로파일 변신 ・ 19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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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세기씨'는 얼굴도 보통이고, 학교도 그렇고, 키도 좀 작은 편이고, 말도 똑 부러지게 하는 스타일이 아니고, 결정적으로 집에 돈이 있는 집안이 아니었던 관계로 결국 40살이 되도록 결혼하지 못했다.

자랑할 것이라고는 그래도 자존심은 남아 있어 몇 번의 외국인 결혼 중매 마저 그 혹독한 유혹을 이겨냈다는 사실뿐이었다.

딱히 집에서도 결혼을 서두르지 않았기도 해서 오히려 솔로 생활에 익숙할 대로 익숙한 이시대의 훌륭한 말티즈 아니 포티즈(forties, 40대)이라고 해야하겠다.

사실 60대인 부모님들도 '고세기씨'가 장가를 가면 달 마다 그래도 자식이라고 보내주던 용돈이 끊어질 것을 당연히 짐작해서 오히려 아들이 먼저 죽든 부모인 자기들이 먼저 죽든 한쪽이 먼저 죽을 때까지 오히려 아들이 총각인 채로 있기를 하느님과 부처님 전에 틈만 나면 빌었기 때문에 결혼을 못했는지도 모른다.

지옥계에서도 '고세기'때문에 난리가 연달아 두 번이나 났다.

'고세기씨' 아버지가 개신교도인데 제발 '고세기'가 결혼 못하기를 하나님께 빌었는데 정말 계속 결혼을 못하고 있어 하나님이 백점 넘게 득점을 했기 때문이다.

백점 넘은 것은 같은 교당 신도들이 뭣도 모르고 '고세기' 아버지의 행복을 축원했기 때문이다.

'고세기씨' 어머니는 모태 불교신자인데 올 사월초파일날 아예 연등까지 달아 메고 아들이 결혼하지 말기를 앙망하는 기도를 올렸는데 당연히 부처님은 가만히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결국 악마계가 백점 넘게 점수를 잃었기 때문이었다.

역시 같은 사찰의 신도들이 '고세기씨'는 모르지만 '고세기씨'어머니의 행복은 빌었기 때문이다.

"이거, 부처놈은 엎드려 절 받고 점수 100점 넘게 가져 가는데 이거 가만있어도 되겠어? 응. 입이 있으면 말좀 해봐라."

악마대왕이 이마에 왕짜를 그리면서 인상을 쓰고 있자 악마전의 최고 군사인 '제갈 찬' 비서 악마가 악마대왕에게 엎드려 비책을 상주했다.

"대왕마마, 제게 맡겨 주시면 단번에 '고세기'인지 '고새낀'지를 당장 장가 보내서 하나놈과 부처놈의 코를 납닥하게 해주겠습니다."

"오, 제갈군사. 정말 자신있는가?"

"제가 어디 실 없는 말씀을 올린 적이 있던가요?"

"펑"

소리와 함께 토요일 밤 열한 시 후라이드를 깔아놓고 초록색 중국 맥주캔을 들이키는 '고세기씨'의 방을 '제갈찬' 악마가 느닷없이 방문했다.

'고세기씨'가 깜짝 놀라 맥주에 사래가 걸려 켁켁거리자 '제갈찬' 비서 악마가 재빨리 '고세기씨'의 등을 두드리며 '고세기씨'를 진정시켰다.

"여보게, 놀라지 말게. 나이가 40이 넘었는데 악마 첨 보나?"

"예, 악마라고요. 으악, 앙마다. 앙마!"

일단 '고세기씨'의 입을 마법자크로 채운 '제갈찬'악마가 '고세기씨'를 달랬다.

"자네에게 좋은 정보를 알려 주려 밤이 깊었지만 갑작스레 왔다네. 진정하고 들을 준비가 되면 고개를 끄뜩이게나."

악마는 자크 사이로 침을 질질 흘리며 눈이 반 쯤 돌아간 '고세기씨'를 침대에 던져 놓고는 고새끼가 뜯다 만 후라이드를 마저 뜯었다.

'역시 치킨은 한국 게 따봉이야. 근데 맥주는 이거 오줌 냄새가 나는 것 같은데. 으이그 중국제잖아, 멍청한 놈!'

중얼거리면서 한 십분 티비 속의 걸그룹이 통통 뛰며 노래 부르는 것을 듣고 있자니 '고세기씨'가 그새 진정되었는지 연방 '날좀보소' 손짓 발짓을 한다.

'고세기씨'를 바로 앉히고 자크마법을 해제하며 '제갈찬'악마가 말했다.

"고새끼! 잘 들어봐. 오늘 네가 이딴 아이돌 본다고 꼭 봐야 할 네 인생의 프로그램을 못본 줄 알기나 해? 너 로또 지갑에 있지. 꺼내 봐."

"억, 으헉"

"놀랠만 하지. 그래 네가 든게 일등에 당첨된 복권이다. 저번 주에는 16명이 당첨되었지만 이번주는 딱 한명 너뿐이야.차포 떼고 이백억원이다. 장가갈 만 하지."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합니까, 앙마어르신 아이고 어르신."

"딴 것 없어. 낼모래 내가 데려오는 스무살 꽃띠 색시와 결혼하면 되네. 오케이?"

"예쁩니까?"

"말해 뭐해, 내가 나섯는데. 내 성이 제갈이라네. 적벽대전의 제갈공명이 우리 직계 할배야,"

'제갈찬' 악마는 서둘러 한국땅 구석구석을 누비다가 얼굴 하나는 겁나게 예쁘고 허영심은 미치도록 강하고 자존심은 꿇린 적이 없는 아가씨를 악마계에서 관리하는 허황 일번가 스페이스의 제1꿈터에서 쉽게 찾았다.

월급이 200만원도 되지 않지만 3년 적금을 타는 오늘 드디어 프랑스 브랜드 '싸늘' 핸드백 2500만원짜리를 구입해서 밤늦도록 친구들에게 자랑하다가 꿈속에 까지 핸드백을 들고 온 그 이름 '허영심'씨였다.

"영심아,빽 쥑인다."

"어, 이 아저씨 눈은 와이샤스 단추 구녕만 해도 어찌 알아볼 것은 용케 잘 보이는 모양이예요?"

"영심아, 어제 로또 100억 당첨된 영감쟁이 하나 있어. 어때 생각있냐?"

"어머, 제가 이래도 꽃띠입니다. 남자 손 한번 잡아보지 못했다고요."

"돈과 얼짱과 사랑, 일타삼피 작전이 있단다, 들어볼래?"

"일, 타, 쌍 아니 삼, 삐?"

"그래, 내가 그놈 명줄을 20년짜리로 굵고 짧게 설계해주마, 너는 40살이 되면 60살로 죽는 그 놈 재산 다 네거가 되는 거야. 요새 40살 처자가 어디 아줌마 드냐?, 몸매 관리하고 얼굴 주름 몇 번 댕기기만 하면 꽃띠지. 40될 때, 네게 갓 20살 호빠 에이스 하나 물어주마. 어때?"

악마의 즉설에 머리 비상한 허영심은 일초도 안걸려 염화시중의 미소와 함께 즉답을 내놓았다.

"당근이쥬. 오파."

"단, 너도 20년 만 살고는 연하의 남편에게 네 재산 모두 주고 세상 접는 거다.

돈 최고, 사랑 다블 최고, 짧지만 굵었노라! 어때 네 인생 케치 프페이즈?"

"대왕마마. 그래서 지상의 돈 많은 40아재는 첫사랑으로 청순한 아가씨와 한 평생을 아름답게 불태우고, 그 아가씨는 20년 후 나이들어 남편 죽고 40줌마가 되면 이제 첫사랑으로 그녀를 모실 20살 건실한 청년과 유산받은 돈으로 경제적 걱정없이 또 한 평생 넉넉하게 불타는 인생을 보내게 됩니다.

악마전이 비밀리에 후원헤서 상대를 발굴하고 추천하는 시스템이 완전히 지구결혼지장을 장악했습니다.

누이좋고 매부좋은 이 혼례 시스템은 지금 지구 성혼케이스의 90%를 넘어 섰습니다.

하나놈이니 부처놈에게 아들놈이 제발 결혼하지 말라고 기원하는 것은 이제 씨도 안먹히는 소리가 되었습니다.

아울러 '고새끼' 그 놈처럼 이제껏 악마전을 물 먹일 케이스는 아예 사라졌음을 고하나이다."

"크하하하. 역시 제갈이로구나."

대왕악마는 악마전이 쩌렁쩌렁 울리도록 호쾌하게 웃어제쳤다.

'누가 첫사랑을 이따위로 추천한다 말인가?'라고 외치는 젊은이는 이제 지상에서 찾을 수가 없다.......제갈찬 악마가 악마젼에 보고한 바로 이틀자 극동소재 코리아칸튜리의 모 일간지 일면 타이틀이었다.

'첫추'인지 '젖주'인지 전꽃련(전국 꽃띠 총각 처녀 연맹)은 악마가 만든 중매시스템을 거부한다......동일자 한국 인테넷뉴스 조회수 베스트 1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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