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르르 뚜르르 뚜르르
알람은, 얄짤 없다. 7시 반에 신나게 울려댄다.
조금이라도 더 자고싶은 존의 맘은 아랑곳 하지 않은 채, 시끄럽게 울려댄다.
' 벌써 시간이 돼었나? 이 거지같은 알람시계!'
존은 하도 알람 시계를 여러번 꺼버리고 그냥 자다 보니, 그의 방이 아닌 거실에다 시계를 두었다.
알람 끄는 장치가 뒤에 달려있는 디지털이다 보니, 거실에다가 두면 효과가 배가 되리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오늘은 좀 달랐다.
거지같은 회식과 야근에 찌들려서, 토요일은 좀 자고 싶었기 때문이다.
존은 어짜피 무시하면, 1분 후에는 지정된 시간에서 벗어나 알람이 꺼지리라는걸 알고 베게로 귀를 틀어막았다.
옅은 햇빛이 들어오는 방에서 존은 귀를 틀어막은채 버티기 시작했다.
문득 뭔가 이상했다. 1분이 훨씬 지난 시간이었는데도, 알람은 계속 울려댔다.
'이 뭣같은 시계 놈! 벌써 고장인가?'
짜증났지만 아직 잠에 취한 그였기에 그는 조금만 더 라는 생각으로 버텼다.
그렇게 10분이 지나도록 알람은 멈추지 않았다.
무언가 이상하단 생각과 짜증이 동시에 밀려온 존은 방문을 열고 거실로 나가기로 했다.
순간 그는 문득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분명 그는 주말에는 시계를 오전 8시 10분 쯤에 맞춰놓는다.
벽시계를 바라본 존은 지금이 거의 8시가 다돼간다는걸 알게된다.
잘못됐다. 무언가가 틀어진 느낌이었다.
그 혼자 사는 집에 누군가가 알람시계를 건들렸단 말인가?
순간 잠이 확 깨버린 존은 거실로 뛰쳐나갔다.
거실에는, 마치 살가죽으로 된 거대한 사마귀 같이 생긴 무언가가 소리를 내고 있었다.
뚜르르 뚜르르 뚜르르
존이 도망쳐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이미 그 괴물의 이빨이 존의 몸을 물어 뜯은 뒤였다.
존은 자신의 살점이 떨어져 나가고 모든 내장이 바깥 공기에 노출된 것을 느끼며 비명을 질렀다.
옆집 노부부는 젊은 친구가 아침부터 노래 부른다고 짜증내며 귀마개로 귀를 틀어막았다.
괴물은, 존이었던 살덩이들을 남긴 채, 창문 밖으로 뛰쳐나가 날아올랐다.
잠시 후, 거실의 디지털 시계에서 알람 소리가 울렸다.
띠리리리
띠리리리
띠리리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