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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고통없는 곳에서 편하게 쉬세요..
게시물ID : gomin_5983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수달삼순
추천 : 10
조회수 : 608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0/04/09 12:17:41
안녕하세요?

매일 오유에 들러서 재미있는 글과 그림을 보며 즐기던 유저 입니다.

우선 '오늘의 유머'라는 사이트 제목에 맞지 않는 조금은 어두운 글을 올려서 죄송합니다.

지난 3월29일 아버지를 보내 드리고 왔습니다.

2006년 암 발병 이후 3년 6개월 동안 길다면 길고 짧으면 짧은 시간을

아버지께서는 아픈 내색 한 번 없이 잘 버텨 주셨습니다.

이번에도 항암 치료 중이셨는데...

저녁 식사 잘 하시고 저와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 갑자기 의식을 잃으시고

119로 응급실로 가는 도중 토혈을 많이 하셨습니다.

응급실에 도착할 때까지만 해도 스스로 호흡을 하셨고 제 손을 꼭 쥐고 계셨는데..

도착 30분 만에 아버지께서는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가셨습니다.

발인이 3월 31일이였는데.. 비는 어찌나 많이 오던지.. 

아버지께서도 저희를 놔두고 가시려니 많이도 슬프셨나 봅니다.

아버지를 보내 드린지도 벌써 열흘이 넘었네요..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잊으려니 아버지께 죄스럽고..

생각하자니 제가 살지 못할 것 같아 지금도 그렇지만

처음에는 정말 어찌해야 할지를 몰랐습니다.

하지만, 아버지께서 저에게 원하시는 모습이 슬픈 모습은 아니거라고 생각하고

어미니 많이 위로해 주면서 조금이라도 빨리 떨쳐내고 즐겁게 살려고 합니다.

그게 아버지께서 원하는 모습일테니까요...

아무튼.. 오유 여러분..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자식은 죄인이고..

후회하지 않을 자식은 없을꺼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후회를 덜 하기 위해 부모님께 잘 하셨으면 합니다.

아버지를 보내 드리고 나니 정말 해드리고 싶어도 해 드릴 수가 없더라구요..

아버지 저 열심히 부끄럽지 않게 살께요.. 아버지께서도 고통 없는 곳에서 편히 쉬고 계세요..

다음에 만나면 부끄럽지 않은 아들 되어 있을께요..

아버지 사랑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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