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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첫사랑에 관한 추억
게시물ID : readers_953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ReaLFaNTaSY
추천 : 2
조회수 : 383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3/10/24 00:01:40

첫사랑에 관한 추억





오랜 여러번의 기다림 끝에 저만치서 그녀가 걸어오고 있었다.
전화로만 들었던 가느다란 목소리, 갸날프고 얇은 팔뚝과
창백한 피부를 지닌 그녀는 내가 생각했던 것 만큼 이뻤다.
나는 괜히 가방 속에 담아뒀던 선물봉투를 만지작 거렸다.

그녀는 별 볼일 없는 나를 보러 오면서 화사하게 차려입고 나왔다.
꽃무늬 원피스에 라벤더 향수를 뿌리고 온 것이다.
나는 처음을 어떻게든 간직하고 싶었다. 그래서 그녀와 작은 분식집에서
밥을 먹으며 얘기를 나눴다. 그녀의 눈동자가 시리도록 맑았다.

그러나 그때 나는 모르고 있었다. 그녀는 오랜 우울과 불안을
겪고 있었다. 그녀는 주방에 있는 식칼을 보면 자신의 경동맥을
끊고 싶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나의 마음은
방향을 잃고 헤매기 시작했다.

'다시는, 그 아무도,
사랑하지, 않아.'

그녀의 붉은 입술에서 검은 말이 튀어나왔다.
나는 그녀의 눈동자에서 우주보다 큰 불길함을 보았다.
그 텅 빈 말 한마디가 내 가슴 속에 젖어들었다.
나는 비로소 절망에 빠졌다.

그 날 내게 남은 것은 주인을 잃은 선물봉투와
그녀와 찍었던 스티커 사진과 버스에서 헤어질 때 잡았던 손의
차가움이었다. 겨울 놀이터의 철봉을 잡은 것보다도 더 손이 시려웠다.
나는 돌아가는 버스에서 울음을 터뜨렸다.

다시는 아무도 사랑하지 않을 것 같아서였다.
내 처음의 사랑은 시작도 하기 전에 강물에 뿌린 유골처럼 사라졌다.
나는 첫사랑이 없다.




2013. 10.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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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 때쯤이었나..

그때 제가 실제로 겪었던 일을 시로 옮겨봤어요

에잇 이제 그 사람 얼굴 생각도 안나 ASKY!!!!

스티커 사진 군대가서 담배피면서 태워버렸다는 훈훈한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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