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 리그 오브 레전드라는 게임이 스타1의 자리를 (완벽히라고는 할 수 없지만) 성공적으로 대체했다고 평가할 만한 시간이 흘렀다. 하지만 롤 챔스에 대한 회의적인 평가 역시 계속 존재해왔다. 스1에 비해서 재미가 없다는 부분은 이 회의적인 평가가 지속되도록 하고 있다. 스포츠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재미니까.

거의 모든 경기에 등장했던 또바나와 노잼톤¹  

또 얘네야?를 경기 할 때마다 외쳤었다.

 

 특히, AOS의 장점인 수많은 챔프와 이로써 발생하는 많은 재미를, 승리라는 목표 때문에 외면해버린 것은 노잼화에 많은 기여를 하였다.

 대표적으로 레넥톤, 쉬바나, 루시안이 노잼톤, 또바나, 역시안으로 불리며 롤챔스의 노잼스화에 기여했고, 화려한 플레이로써 식상함을 상쇄시키기는 하였지만 리신, 카직스, 엘리스, 이블린 중에서 골라가며 플레이했던 정글도 노잼을 강화했다.

 하지만 이전 롤챔스가 노잼스가 된 가장 결정적인 요인은 따로 있다. 

 바로 변수가 제거되었다는 점이다.

2014 롤드컵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삼성 화이트²

그리고 한 달 뒤 거짓말같이 팀은 자취를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고 한다.

 LOL팬들에게 2012년 CJ 프로스트와 블레이즈의 3억제기 역전은 지금까지도 회자될 정도로 강렬한 기억일 것이다. 스포츠는 각본 없는 드라마라고 할 만큼, 예상치 못한 변수와 이로 인한 역전은 스포츠의 중요한 요소이다.

 하지만, 이상할 정도로 시즌3, 4에서는 '역전'이 발생하지 않았다. 시즌3 SKT는 강했고 지지 않았다. 그리고 그 역할을 시즌4에서 SSW가 맡았다. 강팀은 강했고, 약팀은 약했으며 그렇기 때문에 강팀은 약팀을 이겼다. SSB나 KT 우승정도가 조금 그 역할을 맡긴 했지만 대세에 영향을 끼치기에는 부족함이 있었다. 강렬한 기억이 없다.

 그러다보니 스타1에서 재미를 부가했던 캐릭터화 역시 어려움이 있다. 5명이 한 팀으로 언제나 팀원이 바뀌기 때문에 팀에 특성을 부여하기 어려운 점도 있지만, 운영의 블레이즈라던가, 역전의 프로스트 등의 별명이 있긴 했다. 하지만 이런 특성은 변수가 발생함으로써 만들어진다. 시즌4에서 생긴 별명은 ssw를 대상으로 한 끝판왕이나 탈수기운영 정도밖에 생각나지 않는다. 지는 팀한테 무슨 별명을 지어줄 수 있을까. 엄옹을 불러와야하나.

 그렇기 때문에 그래픽도 바뀌고 정글도 대폭 변화했지만 크게 기대를 하지 않고 2015 롤챔스 스프링을 보았다. 그리고 약 한 달의 시간이 지났다. 내 생각은 바뀌었다.

 

 이번 시즌은 뭔가 다르다. 재미지다.

한 때는 잊혀졌던 사실이지만, 롤 내의 챔피언은 100개가 넘는다.³

(탑 챔프는 쉬바나와 레넥톤밖에 없는 줄 알았다.)

 1. 다양한 챔피언의 등장(처럼 보임.)

. 메타의 변화가 어느정도 감지되기는 하였지만 특히 탑라인에서의 챔피언 다양화가 눈에 띄었다. 38경기까지 치뤄진 1월 29일 현재 

탑: 리산드라, 나르, 룰루, 럼블, 문도, 카사딘, 모르가나(트레이스만 쓰긴 하지만), 마오카이, 사이온, 레넥톤, 제이스

정글: 자르반, 리신, 엘리스, 렉사이, 렝가, 판테온, 카직스

미드: 카사딘, 르블랑, 룰루, 모르가나, 제라스, 아지르, 제이스, 아리, 카시오페아, 이즈리얼, 제드, 신드라, 오리아나, 야스오

원딜: 코르키, 시비르, 트리스타나, 이즈리얼, 루시안, 코그모, 케이틀린, 트위치, 칼리스타.

서폿: 잔나, 쓰레쉬, 나미, 모르가나, 애니, 브라움, 레오나, 베이가, 세주아니, 신드라.

가 지금까지 나왔다.

탑솔러의_로망.jpg

이제 탑솔러는 탑에만 신경쓸 수가 없다. 항상 밑 상황을 주시하며 언제 순간이동 써야하나 그것만 고민하고 있다.

출처:도탁스 (DOTAX)  김화백 → I Love Soccer (축구동영상) ㅋㅁ->인스티즈⁴

또한 탑 캐리의 가능성이 높아졌는데 그 이유를 보자면,

 1. 순간이동으로 인한 빠른 전장합류이다. 예전에는 용 싸움이 일어나도 탑 라이너들은 둘 만의 싸움을 이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순간이동을 듦으로써 순간이동이 가져오는 변수가 상당히 많아졌다. 그리고 순간이동을 통하여 탑 라이너가 킬을 집어먹고 후반에 미쳐날뛰는 그림이 완성된다.

 2. 딜탱, 혹은 딜러로 활약하는 탑 라이너가 많다. 여전히 탱커의 역할을 기대하는 탑이긴 하지만, 딜도 잘 나오는 리산드라, 룰루, 럼블, 카사딘 등이 자주 쓰이면서 고기방패가 아닌 딜러의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3. 이니시에이터 챔프가 많이 쓰인다. 리산드라, 나르, 럼블 등이 대표적이다. 이니시에이터가 많다는 것은 싸움이 자주 일어난다는 것이며 이는 경기를 보는 재미를 배가시켜준다. 경기의 템포를 빠르게 가져간다.

 나머지 라인의 경우를 보면, 미드는 무슨 챔프가 나와도 이상하지 않고, 정글은 보통 자르반, 렉사이, 리신 중에서 필디 외고 있으며, 원딜은 시비르, 코르키 순으로 사랑을 받고 있다. 서폿은 잔나와 쓰레쉬가 1티어이며 삼성 서포인 wraith선수가 베이가, 신드라, 세주아니 서폿으로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즉, 다른 라인에서의 큰 변화는 없지만 탑 캐리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동시에 탑 챔프가 다양하게 오게 되면서 더 많은 챔프가 등장한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그 외에도 1.새로운 챔피언이 그대로 전장에 합류하여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나르이다. 나르는 탑 라인을 지배하며, 탱만 가도 딜이 쎈 사기적인 모습으로 많은 경기에 얼굴을 비추고 있다. 렉사이 역시 새로운 정글러로 이동준 해설위원은 딜, 탱, CC기+진동감지로 인한 역갱 방지를 모두 갖춘 완벽한 정글러라고 평하기도 하였다. 미드의 아지르 또한 대회에서 많이 픽되거나 밴되면서 신챔프의 위용을 보여주고 있다.

 2.기존 챔피언의 리메이크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재 가장 핫 한 챔피언은 카시오페아로 클템은 개인 방송에서 카시오페아를 들고 똥을 싸며 500스택만 모으면 이긴다고를 주문처럼 외울정도로 망해도 쎈 챔피언이다. 얼마전 skt의 이지훈 선수가 im을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대회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입증하였다.

 3.환경의 변화도 한 요인이 되었다. 특히 정글이 심하다. 자르반은 딱히 버프를 먹은 적이 없지만 다른 정글러들의 너프와 정글 캠프의 변화로 인하여 1티어 정글러가 되었다. 반면, 카직스는.... ㅜㅜ.. 내 메뚜기... 라인도 마찬가지로 잔나와 모르가나를 제외하고는 경기에서 승률이 70%가 넘는 챔프가 없다. 우르곳만 빼면 무슨 챔프든 다 나올만 하다. 

 4.마지막은 한 챔프의 라인 소화력이 강해졌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진에어의 모르가나를 들 수가 있다. 이 팀은 모르가나를 탑, 미드, 서폿에서 쓸 수 있다. skt의 리산드라는 탑과 미드에서 쓰인다. 룰루, 카사딘, 제이스도 마찬가지이다. 이즈리얼은 미드와 원딜로 쓰인다. 세주아니는 정글과 서폿으로 쓰인다.

 이렇게 챔프가 다양해지니, 조합도 다양해지고 따라서 자연스럽게 게임 내에서의 변수도 많이 만들어진다.

두 번째 글은 현재 스프링 시즌에서 발생하고 있는 각 팀 간의 이변에 대해서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정성들여 썼는데 묻히지만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