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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의 끝자락에 이런 기분을 느끼게 될줄은 몰랐는데..
게시물ID : love_953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앤필드
추천 : 2
조회수 : 1022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6/08/26 15:3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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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란, 참 예고없이 찾아오나봐요
 
저는 직업상 본가인 서울과는 먼곳에 살고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사람과의 접점을 만들기가 쉽지 않은 환경에 근무하다보니
 
외로움을 랜덤채팅을 통해 달래곤 했었죠.
 
그녀를 처음 알게된것은 우습게도 채 2주도 되지 않았습니다. 목소리가 나긋나긋한 사람과 통화하고 싶다는 그녀의 쪽지에
 
그래도 평소에 목소리가 좋다는 칭찬을 종종 받았던 저는 그럼 나랑 하자고 답장을 보냈고, 그녀는 목소리 정말 좋아요? ^^ 라는
 
답장과 함께 번호를 알려달라고 했었죠.
 
그렇게 번호를 알려주고 발신번호제한으로 전화가 걸려왔지만, 저는 통화를 하는내내 계속 즐거웠습니다. 사실 연애같은건 이젠
 
당분간은 저한테서 어려운 일이겠다고 생각했는데, 그 통화를 하게되고 어떤사람인지 더 알고싶다는 생각이들었습니다.
 
통화를 하면서 알게 된 사실은 그녀가 무슨일을 하는지, 그리고 어떤 마음으로 통화를 할 사람을 찾았었는지, 좋아하는 음식은 뭔지
 
그런것들이었지만, 마침 삼겹살을 가장 좋아하는 저에게 그녀도 삼겹살을 정말 좋아한다고하더군요.
 
그 말을 듣고 , 저답지않게 용기를 내서 (평소의 저는 굉장히 수동적인편입니다.) 그럼 이번주에 저녁을 먹자 ^^ 내가 서울로 가겠다.
 
라고 이야기를 했고, 다행히도 그녀도 흔쾌히 승낙해주었습니다.
 
원래 약속시간은 8시였지만... 그날따라 고속도로가 심하게 막혔고, 약속시간보다 1시간 더 빨리 가있을생각이었던 저는 오히려 약속시간에
 
늦게 되었습니다. 운전을 하고 가면서 '미안해.. 오늘 고속도로가 너무 많이 막혀서 9시쯤 도착할거같아'라는 제 카톡에 그녀는 그럼 그냥 다음에
 
볼까 ? 라고 얘기했지만, 그녀를 보기 위해 서울로 가고있는 저는(그녀는 그 사실을 모르고있었습니다. 그냥 우연히 볼일이 서울에 있어서 오는
 
김에 만나는줄 알았거든요) 첫만남부터 늦게되서 정말 면목없지만... 9시까지 와달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우여곡절끝에
 
설레는맘을 안고 약속장소인 지하철입구에서 그녀를 처음 보게 된 저는 정말 한눈에 반한다는게 이런거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단아한 머리스타일에, 커다란 눈망울, 그리고 귀여운 코,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앵두같은 입술까지, 천사가 있다면 이렇게 생겼을까싶더군요.
 
같이 저녁을 먹는내내 우리는 정말 많이 웃고 즐거워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워낙 늦게 만나서 오래있을수는없었지만요. 다음날인 금요일에
 
꼭 해야할일이있었던 저는 아쉬운마음에 금요일에 일끝나는대로 서울로 올테니 토요일 점심에 만나자고 얘기했고 그녀는 소개팅이 잡혀있긴한데..
 
한주 미루겠다며 어렵사리 승낙해주었습니다. 그렇게 토요일에 만나 다시 점심을 먹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저는 마음이 어두워졌는데
 
그녀는 너무 이른나이에 취직을 해서 일에만 메달려살다보니, 자기의 삶이 그 나이때 누릴 수 있는 것들을 모두 포기하면서 살고있는것같아서
 
그래도 유일하게 할 수 있을것 같은 연애를 하고 싶은 마음을 요즘들어 먹게되어 , 적극적으로 소개팅도 다니고 하겠다는 이야기였기때문이었습니다.
 
솔직히 첫눈에 반한 상대가 다른사람이랑 소개팅을 하고싶다는 말을 듣고 , 아 이여자가 나한테 호감이있을지언정, 그게 이성적인 매력을 느끼는
 
호감은 아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 수 밖에없었습니다.
 
그래도 저는 애써 웃으며 그나이땐 많은 사람들을 만나보고 다양한 경험을 해보는 것도 좋은 일이라고 조언해줬지만, 마음속은 그렇지가 못했죠.
 
집에 데려다주고 돌아오면서도 참 많은 카톡을 나눴습니다. 그렇게 지난주가 지나고 이번주가 되었을때, 저는 그녀가 많이 보고싶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오빠 내가 노력할거라구 했었지? 나 이번주말에 소개팅 2개 할거야!'라고 해맑게 얘기하더군요.. 그래서 이대로는 안되겠다고 생각한
 
저는 솔직히 카톡으로 고백하는 건 말도 안되는 일이니까, 나도 널 좋아하고 있다는 호감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선에서 이야기했습니다.
 
'오빠 혹시 나 좋아해?ㅋㅋ'라는 카톡에 저는 카톡으로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러자 그녀는 '나중에 그런 생각들면 말해 ㅋㅋ' 라고
 
대답하더군요.
 
저도 압니다. 그녀가 저한테 이성으로써 그리고 애인이 될 대상으로써 보고있지 않다는 사실을요. 하지만 저는 다릅니다. 그녀가 다른 남자와
 
소개팅을 한다고 했을때 정말 심장이 내려앉는것같았고, 이대로 제가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않으면 거리가 가까운 다른사람에게 가버릴지도
 
모른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성공확률이 많이 낮을거라는것도 압니다. 하지만 아무것도 해보지 못하고 그녀를 보내주느니, 제대로 얼굴보고 고백이라도 해보고싶습니다.
 
하지만 그런 마음 반면에 이대로 그냥 좋은 오빠동생으로 지내고있는 관계조차 망칠까봐 두려운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저는 어떻게 해야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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