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했는데 할것도 없고하니 글하나 더 적어볼까 합니다.
저랑 여동생은 연년생이며 아직까지도 자잘자잘한 전투와 휴전을 반복하는 춘추전국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 동생년(철천지원수이자 친구이자 아무리 갈궈도 성에 안차는 존재) 얘기를 한가지 해볼까 합니다.
그놈은 남들과는 좀 다른 놈입니다. 생각도 패션도 병신력도.
오늘은 그중 패션을 얘기 할겁니다.
그놈은 남들과 비슷해지는 것을 굉장히 싫어합니다. 그래서인지 옷을 입는것도 참 독특합니다.
거의 코스프레 수준으로 컨셉을 확실히 정하고 갑니다. 평범하게 이쁘게 입어서 남자친구도 사귀길 바라는 오빠마음도 몰라주는 개같은년...
하여튼.. 그러다보니 제가 그놈의 옷차림에 이름을 지어주고 놀리고 그놈은 받아치는게 우리들만의 전투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그놈이 나의 작명센스를 인정한 날이 있었는데
하루는 그놈이 풀로 짠것같은 헐렁헐렁한 녹색 모시옷 비스무리한 옷을 입고
빛 바랜 회색 헐렁헐렁한 칠부바지를 입고 녹색 모자를 쓰고 나와 가지고는 외출을 하려고 거실을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무심코 거실서 티비를 보고있었던 저는 (평소에 서로 외출할때 안쳐다봄. 말로만 '다녀온다' 이럼)
그날따라 폭발적인 강한 시선의 이끌림을 느껴 쳐다보았습니다. 거의 시선 강탈. 그리고 멈춰세웠죠.
저: 야 잠깐 멈춰봐. 돌아봐.
동생년: 왜. (빙그르르)
저: (휘둥그레)ㅇ.ㅇ!!!!!!! ...너.... 나무 패러가냐.....?
동생년: 왜?
저: 조선시대 나그네 같잖아 정신나간 놈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동생년: (뭔뜻인지 모르겠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방에 들어가서 거울을 다시보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런 ㅆㅂ 알프스 소녀 하이디일줄 알았는데 ㅆㅂ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그놈은 나그네룩이라는 새로운 룩을 탄생시키고 배찢어지게 서로 웃엇지만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고 저러고 놀러나갔다 왔습니다.
요즘도 가끔 여름에 나그네룩을 합니다. (거의 체념) '오늘도 나그네룩이냐' '오늘은 뭔가 더 풀색같은게 더 나그네 같다' 이런 덕담 나누는 정도.
그밖에도 그년은 광대룩, 엄마옷입은유치원딸년룩, 할머님회춘룩, 배불뚝이산타룩 등 많은 룩들을 탄생시키고 전설로 남아 현재는
모든룩을 버리고 취업준비 중입니다.
귀여운 동생년 룩같은건 다신 부활시키지 말고 요즘 입고 다니는 것 처럼 좀 단아하게 입고 다녀서 남자친구도 좀 사귀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나그네룩 가상 시뮬레이션 보여드리고 마무리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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