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신자 정보가 없는 음성메세지가 도착했다.
처음엔 소액결제사기같은게 아닌가 해서 그냥 넘겼다.
얼마 뒤 문자가 왔기에 확인을 해 보니
< 발신자정보없음 >
수신메시지 9/1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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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음성메시지 03개
소리샘에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①신규메시지청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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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되어 있었다.
무심코 1번을 눌렀다 종료버튼을 급하게 눌렀다.
혹시나 멋모르고 들었다가 많은 돈이 청구되면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아침에 위X프에서 생필품 특가할인을 하기에 필요한 것을 주문했다.
분명 오늘배송이라고 되어 있는데 저녁이 되어도 실버택배에서 소식이 없기에
옥천HUB에 빠진건 아닌가 생각하고 있던 찰나
택배기사로부터 연락이 와 있었다.
'XX택배입니다. 배송지를 잘못 기입하여 배송이 지연되었습니다. 주소를 다시 보내주세요'
'에이... 이게 뭐람.' 나는 속으로 짜증을 내며 주소를 보내기 시작했다.
'XX시 XX구 XXX로 99 11층이요'
문자를 보낸 뒤 침대에 몸을 던져 한 숨 잠을 청한다.
이후 잠에서 깨어 뒹굴거리다 불현듯 음성메시지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들어볼까? 아니, 진짜 사기면 어떡해?'
그러나 깨름칙한 기분을 지울 수 없었기에, 침을 몇 번이나 꼴딱이며 결국 나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다.
그래봐야 보이스피싱같은 거겠지 하며 마음을 안정시킨 후 1번 버튼을 누르니 통화연결음이 나온다.
잠시 정적이 흐른 뒤, 웬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어쩐지 낯설지 않은...
'.....사..랑..해..'
등허리에 소름이 끼쳐 폰을 던지고 공포감을 떨치기 위해 컴퓨터 앞에 앉는다.
인터넷에 썰 풀고 나면 덜 무서워지겠지.. 공포감이 좀 가시고 나면 신고를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오늘 겪은 무서운..........'으로 시작하는 글을 반정도 써내려갔을 때 초인종이 울렸다.
중문을 열고 "누구세요?"라고 물으니 젊은 목소리가 택배라고 한다.
참 빨리도 왔네 비아냥대며 느지막이 대답하며
슬리퍼를 끌고 현관 앞으로 가 문고리를 잡는다.
그러나 문득 떠오른 생각에 손이 땀으로 젖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