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심령 현상으로 유명한 곳을 심야에 차로 가 봤습니다.
긴 터널을 지나고 나서 바로 앞이 유명한 심령 스팟
터널을 나오자 마자 눈앞으로 갑자기 하얀 원피스의 여자가!
아! 라는 생각에 당황해서 브레이크를 밟고 내려 보았는데,
치인 사람은 없고, 눈앞은 벼랑이었습니다.
가드 레일이 망가져서, 브레이크를 밟지 않았다면 떨어져 버렸을 지도 모릅니다.
「유령이 도와 준 건가」
이런 생각이 들어, 그 자리에서 손을 모아 감사의 기도를 올렸습니다.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터널을 다시 통과 하던 중,
문득 미러를 보니, 뒷좌석에 방금 전 보았던 여자가 앉아 있었습니다…….
그 여자는, 이렇게 중얼거렸습니다.
「죽었으면 좋았을 텐데」
「아니, 죽지 않았으니까 www 그리고 도와준 거 고마워」
「……바보, 너 같은 건 죽어버리는 게 좋아!」
「답례해야 될 거 같은데. 다음주 또 와도 괜찮아?」
「아ㅡ 안 돼! 위험하니까 다시 오면 안 돼!!!」
다음주, 도시락 준비해서 그 장소로 가보았습니다.
환영받진 못 했지만, 다시 와도 좋다는 허락을 받았으니 이걸로 좋은 거겠죠.
35
지팡이를 짚은 남자가 붉은 코트를 걸치고 하얀 마스크 쓴 여자와 마주쳤다.
여자는 남자에게 다가가 한마디 말했다.
「 나 예뻐?」
잠시 생각한 뒤, 남자는 대답했다.
「응, 예뻐요.」
그러자 여자는 돌연 마스크를 벗더니 크게 소리쳤다.
「이래도···예뻐― ?!!」
여성의 입은 귀까지 길게 찢어져 있었다.
그러나, 남자는 당황하지 않고 곤란하단 얼굴을 할 뿐이었다.
「나 눈이 안보여요, 이래도 라는 말 들어도 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리고 거짓말해서 미안해요. 」
조금 시간이 지난 뒤, 여자는 남자의 손을 잡고 길게 찢어진 빰 위를 만지게 했다.
남자는 손에 닿은 감촉으로 상대가 입이 찢어져 있는 여자라는 걸 눈치챘다.
남자의 손이 떨어지고, 여자는 방금 전 질문을 다시금 반복했다.
「이래도···입이 찢어져 있어도 예쁘다는 거야!」
그녀의 질문에 남자는 단언했다.
「예, 당신은 예쁜 사람입니다」
남자는 초점이 맞지 않은 눈을 여자에게 보였다.
「내가 빛을 잃고 나서 오랜 세월이 지났습니다. 그 시간만큼 많은 사람을 만나 왔지요.
지금과 같이 길에서 질문을 받은 적도 많습니다. 대다수 사람들은 내가 맹인이란 걸 알게 되면
말 건 것을 사과하거나, 동정하며 아무 말 없이 떠나 갑니다.
헌데, 당신은 내 의견을 들으려고 해줬습니다.
굳이 거듭해서 나에게 질문을 해준 거예요.
나를 특별시 하고 있지 않다는 것 만으로 나는 매우 기뻤습니다.
나는 당신의 외형을 전혀 모르니까,
어떠한 기준으로 이야기해야 될 지 모르겠습니다만,
적어도, 나에게 있어서 당신은 너무나 예쁜 사람입니다.
실례가 안 된 다면, 당신과 좀 더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남자는 기쁜 어투로 말 했다.
남자의 반응에 여자는 잠시 입을 뻐끔거리더니, 갑자기 펑! 소리가 날 정도로 얼굴이 빨개졌다.
「아, 으. 고, 고마워요 그리고, 에, 그게. 응? 오늘은 시간이, 시간이 안 되니까, 여기서 실례!!」
여자는 말을 채 끝맺지 못하고 달리기 시작했다.
달리면서 여자는 스스로를 타일렀다.
(왜, 왜야! 심장이 두근두근거려서 터질 거 같아. 아니. 이건 분명 지금 달리고 있기 때문이야! )
그러나 그녀의 머리에 떠오르는 건 방금전 남자의 기쁜 듯한 얼굴
그 생각을 억지로 뿌리치면서 붉은 얼굴을 한 여자는 계속 달렸다.
그리고, 이후 지팡이를 가진 남자와 마스크를 쓴 여성이
사이 좋게 담소를 나누며 걷는 모습이 가끔 목격되었다고 한다.
37
전내가 울었다
39
입 찢어진 여자를 좋아하게 됐습니다.
102
어느 날, 한밤중에 깨어났을 때 일이다··
문득 머리 맡에 장발의 여자 아이가 앉아 있단 걸 깨달았다,
움푹 패인 눈은 다만 진득한 어둠으로 가득차, 굉장히 증오스럽단 얼굴로 나를 노려 보고 있었다.
역시나 조금 기분 나쁜 목소리로,
「죽어····죽어···」
라고 계속 중얼거렸다
처음에는 눈이 새까매서 깜짝 놀랐지만,
잠에 취해있어서 인가, 무심코 그녀의 팔을 끌어 품에 꽉 안아 버렸다.
그러자, 그녀는
「꺄,··뭐 하는 거야··!」
라며 굉장히 당황스러워 했다.
그 순간에 눈이 꽤나 사랑스러운 눈으로 바뀌었다.
눈만 바뀌었는데, 얼굴이 굉장히 사랑스러워져서 무심코
「헤, 귀엽네··」
라고 중얼거렸다.
그 순간이야. 갑자기 안면에 펀치.
유령에게 펀치 맞은 것은 나 정도라고 생각되는데
별로 아프진 않지만 한 순간 졸음이 날아간 나에게, 그녀는 도자기와 같이 흰 피부를 주홍색으로 물들이며
「하, 죽어! 죽어 버려··!」
외침을 남기고 사라졌다.
그래서 이걸로 끝인 건가 생각했지만, 다음날 밤에도 머리맡에 있는 게 아닌가.
「죽어··죽어··」
너무 진지하게 하고 있어서,
「전혀 무섭질 않은데」
이 말에 그녀는 화를 내며 나를 토닥 토닥 때렸다.
역시나 전혀 아프질 않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사랑스러운 녀석을 무서워 하는 게 바보지w」
그러자
「····!」
그녀는 얼굴이 새빨갛게 물들이더니 그대로 경직. 아니 진짜 사랑스럽다고 느꼈다.
이 후 그대로 도망치듯이 사라졌지만,
매일 저녁이 되면 그녀는 다시 나타났다.
그녀의 반응은 실로 재미있었다.
자는 척 하고 있으면 내 뺨을 툭툭 치면서 재미없단 얼굴을 한다.
은근슬쩍 이불에 들어 오려고 할 때
「뭐 하는 거야?」
갑자기 슥 일어나며 굉장히 당황하면서,
자신은 저체온이니까 나를 얼어 죽게하기 위해서 라고,
잘도 그런 변명 생각해 낸다고 생각했다.
결국 마지막에는
「그런 거라면 별 수 없네. 자, 들어와」
그렇게 말하며 이불을 들어 보이자, 일순간 얼굴을 붉히더니
「하, 응. 어쩔 수 없으니까··!」
끝까지 솔직하질 못 하다.
이러니 저러니 말해도, 잠들 무렵에는 이불 안에서
내 가슴에 매달려 자고 있으니.
진짜 너무 사랑스럽다, 이 녀석.
104
작년 크리스마스,
「데이트 안 할래?」
라고 말해봤다. 그랬더니
「하아··인간 그녀가 없다고 유령하고··크리스마스 데, 데이트 인거야?, 한심하네··w 」
이때는 조금 진지하게
「나는 너에게 권한 거야. 다른 사람은 상관없어.」
그러자,
「에, 어쩔 수 없네··데이트 해줄께··」
얼굴을 다른 곳으로 돌리면서 허락해 주었다.
우리들은 빛으로 물들어 너무나 눈부신 밤 거리를 걸었다.
그녀는 이곳 저곳을 힐끔힐끔 보면서, 나에게 질문을 해왔다.
즐겁기 그지 없지만, 주위에서 우리들을 보고 있던 커플이 낄낄 거리며 웃기 시작했다. 저 바보 자식 뭐하고 있는 거냐, 라는 둥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녀는 곧바로 사람들의 말하는 의미를 깨닫고. 나를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현재, 그녀의 모습은 나한테만 보이고 있다.
나를 계속 보고 있던 그녀는 이내 억지로 비웃는 얼굴로
「이것봐, 역시나 변태 취급해 되고 있어w 내가 말했잖아··」
그러면서 웃었다. 한층 더
「일단··유령 같은 거랑 같이··걸어도, , 즐거울리 없잖아 w. 그러니까 이제 그만 해」
웃고 있지만 그녀가 괴로워 하는 게 한 눈에 보였다.
나는 말했다.
「전에도 말했지만 나는 너에게 데이트 신청을 한 거야. ··· 알겠어? 이건 나와 너의 첫데이트라구.」
불안과 자기 혐오로 무너질 거 같은 그녀를 보며 나는 진심을 담아 말했다.
··그랬더니. 울어버렸다. 그녀
언제나 어떤 말을 해도 거친 말로 응대하던 그녀가.
역시, 나와 가까워질 때 마다, 인간과 유령의 입장 차를 걱정했던 것 같다.
나는 다만 그녀의 어꺠를 끌어 안았다.
주위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한층 높아졌다.
하지만, 그 때의 나에겐 단지 그녀 밖에 보이지 않았다.
106
「그러고 보니··너 몇 살?」
언제나 처럼 이부자리에 누워 아무렇지도 않게 물었다.
그녀가 걸친 낡은 원피스는 확실히 쇼와 시대 것으로 보인다.
「죽은 것은 14살 때지만··뭐ㅡ뭐야 불만이라도 있는 거야··!」
왠지 가슴을 가리면서 화냈다.
「하, 범죄구나···나.」
이제와서 뭘이란 느낌이 들지만,
나는 머리를 움켜 쥐어야만 했다, 이미 늦었지만.
그런 나를 보며 그녀는 어쩔 수 없다는 듯 미소 짓더니, 나에게 키스해 주었다.
138
좀 더! 좀 더! 나에게 좀 더 이야기를!!!
140
집에 혼자 있을 때 휴대전화로 메일이 왔다.
「 나 메리씨, 지금 당신의 뒤에 있어··.」
이 때, 나는 뒤를 돌아 보았다.
「아, 살해당한다···.」
문득 그렇게 생각했지만,
한순간 소녀 같은 것이 보인 것 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 뒤 아침에 일어나 보면 만든지 얼마 안 된 아침 식사가 준비되있거나,
퇴근 하고 집에 돌아왔을 때 이미 욕탕 준비가 되있었다.
게다가 거실에서 잠이 들었을 때 어느새인가 이불이 덮여져 있었다··.
게다가, 그 날 이후 내 휴대 전화에는
「당신을 위해 한 게 아니니까!」
라는 메일이 매일 오고 있다.
역주 (1)
143
VIVA!!! 츤데레!!!!!
144
계속 계속 해라!!!
145
츤데레 만세!!!
166
(전략)
「콧쿠리상, 콧쿠리상. 이제 돌아가 주세요」
내가, 그렇게 말하자 십엔 동전은 슥 움직이더니
「아니오」
에 멈췄습니다.
「어!」 「거짓말!」 「진짜?!」
다른 아이들은 일순 동요하면서, 무서워 하기 시작했습니다.
같은 질문을 한번 더 했지만 이번에도
「아니오」
였습니다.
친구중 한명은 이미 패닉 직전
「돌아가자, 이제 싫어, 무서워……」
라는 말을 반복할 뿐,
그래서 나는 한가지 질문을 더 해보았습니다.
「콧쿠리상, 콧쿠리상. 돌아가지 않으려는 건 혼자는 외로워서인가요. 그러면 우리 집에 와도 되는데.」
그 순간 십엔 동전은 대단한 기세로 움직이며 문장을 만들었습니다.
「내가 외로울리 없잖아! 다만, 조금, 그냥, 장난 쳐본 것 뿐이야! ·· 흐, 흥!」
문장이 끝나고 문이 저절로 활짝 열렸다가 쾅 닫혔습니다.
직 후 무언가 사라졌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176
한밤중에 되서야 잊고 온 것이 생각나, 학교로 갔습니다.
깜깜해진 3층 복도를 걷고 있었는데,
내 발소리에 맞추듯이 등뒤에서
「테케테케테케…」
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놀라서 뒤를 돌아보니, 무려 하반신이 없는 여자 아이가
굉장한 스피드로 나를 향해 오고 있는 게 아닌가!
「우악-----!」
여자 아이는 내 비명소리에 힐죽 웃더니,
더욱 스피드를 높여 눈앞까지 다가왔다.
나는 다만 후들후들 떨면서 우두커니 서 있었다
그녀는 마침내 나의 발 밑에!
나는 무심코 외쳐 버렸다.
「아, 너, 대체 무슨 일을 당한 거야! 휠체어는 어디 갔어? !」
여자 아이는 나에게 손을 뻗으려는 채로,
큰 눈동자를 한층 크게 뜨더니 멍하니 나를 올려보았다.
이에 나는 더욱 더 큰 분노를 느끼며 몸을 떨었다.
이렇게 사랑스러운 아이의 휠체어를 숨겨, 심야가 될 때까지 방치 하다니.
나에게 서둘러 온건은 정말 불안했었기 때문이다.
이러니까 이지메 하는 족속들을 나는 정말 싫어한다.
「조금 기다려!」
나는 양호실까지 달려 갔다,
그리고 비치된 휠체어를 가져와 그녀를 앉혔다.
「괜찮아. 심한 짓을 당했지만, 이제 안심해. 내가 있으니까.」
「…어, 저기. 너 무섭지 않아?」
「우리 할아버지도 한쪽 발이 없어서 휠체어를 사용하고 있었어, 그러니까 괜찮아.」
「아니 그게 아니라! 나는!」
「괜찮다고! 다리 잃었던 때 이야기는 딱히 안 해줘도…」
「아니 그런 게 아냐! 다리 이전에 내 얼굴이라든지 무섭지 않아 ? !」
「에? 별로 무섭지 않은걸…. 그보다 오히려 사랑스럽다고 생각하는데?」
여자 아이는 순식간에 얼굴을 붉어지더니
「헛소리 하지마!」
갑자기 휠체어로부터 뛰어 내린 여자 아이는,
처음과 같이 손만을 사용해 달려가 버렸다.
177
다음날 여자 아이가 신경 쓰인 나는, 다시 심야의 학교에 가 보았다.
어제처럼 복도를 천천히 걸고 있던 중 등뒤에서
「테케테케테케…」
하는 소리가 들렸다.
되돌아 보면서 야, 하며 웃는 얼굴로 인사를 건넸다.
여자 아이는 잠시 기쁜 듯이 웃어보였지만,
흠칫하더니 어제처럼 노려보는 얼굴로 돌변했다.
내 발 밑까지 무언으로 기어온 그녀는.
「당신을 보러 나온 게 아니야. 나는 심야의 복도를 걷는 인간을, 놀라게 하고 싶은 것 뿐이니까」
「나는 별로 무섭다고 생각하질 않는 걸」
「그거! 그거야! 그게 싫으니까, 어떻게든 무서워 하게 하고 싶은 거야!」
「무리라구. 너처럼 사랑스러운 얼굴로 놀래켜봤자, 전혀 무섭질 않으니까」
「뭐야! 바보취급 하는 거야!」
「바보 취급하는 게 아냐. 진짜 사랑스러운 걸. 내 취향이고」
「…나, 다리 없는데?」
「그러니까 나 그런 거 신경쓰지 않는다고 했지?」
「한밤중 밖에 나오질 않는데…」
「나 야행성이니까 괜찮아!! 아니 한밤중에 나와주면 되려 환영이랄까?」
그렇게 말하면서 주저앉아 그녀의 얼굴에 가까워졌다.
피부가 희고 정말로 사랑스럽다.
그녀는 깜짝 놀란 것 같지만, 내가 웃어보이니 잠시 뒤 마주 웃어 주었다.
가까이서 본 그녀의 웃는 얼굴은 마치 천사 같았다.
한동안 같이 웃던 그녀는 이내 깜짝 놀란 얼굴을 하더니 다시 필사적으로 얼굴을 찡그리며,
나를 노려보았다.
그 얼굴이 상당히 붉다는 건 내 착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178
「큭, 이상한 녀석!」
그녀는 씹어 뱉듯 말하고 다시 달려가 버렸다. 그러나 모퉁이를 돌기 전,
문득 멈춰 서더니 나는 되돌아 보며 외쳤다.
「언제나 1층 복도에 있으니까…. 그다지 거기로 오라는 건 아니야!」
이후로 매일 저녁 1층의 복도에서 그녀랑 만나고 있습니다만,
이것은 데이트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뭐, 나도 키스 할 때까지는 데이트라고는 부를 수 없다고 생각하니까,
이렇게 그녀에게 말했더니, 그녀는 얼굴이 새빨갛게 달구며
「바보…」
조그만 목소리로 시선을 돌렸습니다.
첫키스 하는 날,
그렇게 멀지 않은 것 같습니다.
213
네 놈 책 내라!! 내가 100권 사준다!!
215
나는 작년 이맘때, 며칠이나 악질적인 무언 전화에 골치를 썩혔습니다.
「여보세요?」
「……」
「여보세요?」
「……」
언제나 대답이 없기에 전화를 끊어 버리지만…….
어느 날 순간 참을 수 없게 되서, 무심코 외쳐 버렸다.
「적당히 해!」
그러자 수화기 저쪽에서, 눌러 참는 듯한 목소리가 들려 왔다.
상대가 말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죽여버린다……」
뭔가 투명하면서, 슬픈듯한 목소리,
나는 그간 전화 이야기를 경찰에 신고했다.
최근, 이런 류의 스토킹 범죄가 심각해졌기 때문인지.
경찰은 내 이야기를 자세하게 들은 뒤, 집 전화에 역탐지기를 설치
이것은 기반으로 수사해 주기로 하였다.
다음날 역시, 무언 전화가 걸려 왔다.
신중하게 수화기를 들었다.
「여보세요?」
「……죽여버린다……」
어젯밤 그 목소리였다. 순간, 내 휴대전화가 요란하게 울었다.
사건을 상담했던 경찰의 전화였다.
「빨리 방에서 나오세요!」
「하?」
「역탐지한 결과, 전화는 당신 집안에서 걸려온 것입니다. 범인은 당신 집에 있어요!」
「그런가요……정말로 감사합니다」
「에……저기, 이봐요! 당신, 위험하……」
216
나는 휴대폰을 끊고, 전원도 껐다. 그리고 아직도 들고 있던 전화 수화기에 말을 걸었다.
「우리 집에 있다고?」
「……네?」
수화기의 저쪽에서, 당황한듯한 목소리가 들렸다.
확실히 자신을 위협하는 사람과 이야기하려는 유별난 사람은 별로 없을 테니까.
「……뭐야!」
「아니……조금 이야기하고 싶은데?」
「나, 나는 당신과는 이야기할 게 없어!」
「그런가……유감인데」
「아……그치만……조금이라면.」
내가 낙담한 소리를 듣고, 그녀는 당황한 목소리로 돌려주었다.
역시나. 얼굴도 내보이지 않는 그녀가 당황한 표정을 상상하며, 나는 조금 웃었다.
그 소리가 그녀에게 전해졌는지, 그녀는 억지로 만든 낮은 목소리로 분노를 표현했다.
「그래서……, 하고 싶은 이야기는?」
「아니……어째서 나에게 전화를 했는지, 그걸 알고 싶어.」
「그것은……아무래도 상관없잖아!」
「상관 있어. 나, 계속 당신 전화 기다렸으니까」
「거짓말!」
「거짓말이 아냐」
「거짓말이야! 왜냐하면……어제, 고함쳤잖아!」
「그것은……, 이봐. 언제까지나 네가 목소리를 들려주질 않으니까, 무심코 흥분해 버린 거야.」
「……」
「너에 대해서 좀 더 알고 싶었으니까. 목소리를 듣고 싶었으니까……」
사실이다. 그러니까 일부러 경찰한테 까지 가서 정체를 확인하려 한 것이다.
그렇지만 이렇게 또, 전화를 해주었다. 이것만으로 충분하다.
217
「……어째서……?」
「응?」
「어째서 날……알고 싶은거야……?」
「……외로웠으니까」
「……」
「외로웠어. 혼자 집에 돌아와, 혼자서 밥을 먹고」
「……」
「혼자서 텔레비젼 보고, 혼자서 웃고, 혼자서 잤지. 외로웠어」
「……알고있어」
「응?」
「당신이 외로워 했다는 거……나, 알고있어……계속 봐왔으니까……」
「그래서 전화, 해준 거겠지」
「……응」
「그래서 너에 대해, 알고 싶었어. 너도 외로운 듯한 소리내고 있었으니까」
「……뭐?」
그녀는 목소리로 명백하게 당황한 것을 알렸다. 동시에 조금 기쁜 것 같기도 했다.
「……내가, 내가 외로울리가 없잖아!」
「그랬어?」
「그래! 이 방에 사는 사람에게 무언 전화하거나 하면서 상당히 즐겼으니까!」
「그래―」
「……외롭지……않아, 그리고, 나, 당신, 죽인다 라고 말했어!」
「응」
「무섭지 않은 거야!」
「무섭지 않아」
「어째서! 죽인다고 말했어!」
「그런 건 관계없어」
「관계 있어! 왜냐하면 난, 난……」
「네 목소리, 듣고 싶었으니까. 나의 생사는 관계없어」
「!」
전화를 사이에 두고 나와 그녀에게 침묵이 내려앉았다.
보이진 않지만 반드시 그녀의 얼굴은 새빨개져 있지 않을까.
지금 나와 같이.
218
「……, 그런, 그런! 에, 에잇! 오늘은 이제 끝!」
「그래……유감인걸」
「……아……내일도 전화할 거야!」
「또 전화해 줄거야?」
「하! 당연하잖아! 당신을 죽일 때까지 전화……계속 이야기할 거니까!」
「그래……고마워……」
「흐. 흥!」
「잘자. 그럼 내일봐」
「……제대로 따뜻하게 하고 자」
「응?」
「언제나 이불이라던지 마구 내치고 있잖아, 감기 걸려도 나는 모르니까!」
「응. 고마워……」
「……흥……당신, 언젠가 죽일 거야!」
노성을 끝으로 그녀는 전화를 끊었다.
나도 잠시 뒤 수화기를 내렸다.
그리고 우리들의 기묘한 생활이 시작되었다.
이 사랑이 어떤 결말을 맞이할지 몰라도,
후회할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나나, 그녀나, 그녀 뱃속의 아이에게나
모두에게 마찬가지로.
750
어느 밤, 택시가 산중을 달리고 있었다.
한동안 나아가던 택시 기사는 젊은 여자가 길가에 서 있는 걸 보았다.
조금 기분 나빴지만 계절은 겨울 한중간, 무시하는 건 불쌍하다고 생각해 태워주었다.
여자는 작은 목소리로 목적지를 말하고, 입을 다물어 버렸다.
이윽고 목적지에 도착했다.
거기에는 인기척이 없는 낡은 저택이 세워져 있었다.
「다 왔어요」
운전기사가 백 밀러로 뒤를 보니, 뒷자석에 앉아 있어야 될 여자 모습이 없었다.
놀라 뒤 돌아 보니, 여자는 아직 자리에 앉아 있었다.
눈의 착각이라고 생각하면서, 기사는 여자에게 요금 지불을 재촉했다.
이에 여자는 조금 얼굴을 찡그리더니,
「···지갑을 잊어서. 가져올테니 기다려 주세요」
그러면서, 택시에서 내려 문안으로 들어갔다.
5분 정도 지나도 돌아오질 않았기에, 기사는 잠시 상태를 보러 저택 부지로 들어가 보았다.
여자는 집 현관 앞에 서있었다.
「열쇠가 달라··열리질 않아···」
뭔가 곤란한 사정이 있다고 생각한 기사는 그녀를 데리고 택시로 돌아왔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뒷좌석 시트가 흠뻑 젖어 있었기 때문에,
기사는 여자를 조수석에 앉혔다.
751
여자는 일년전 이맘때 물에 빠져 죽었고, 오늘은 기일이라서 귀성했다는 것 같다.
「하, 그런가. 요금은 기념일 프레젠트로, 특별히 공짜로 해줄께」
「제가 무섭지 않은 가요?」
「딱히, 죽은 아가씨 보다는 살아있는 야쿠자가 무섭거든 나란 녀석은. 그보다 묵을 곳은 있는 거야?」
「없는데요···」
「딱히 묵을 곳 없다면 내 방 빌려 줄께. 독신 생활이라 괜찮아. 나는 차에서 자면 되고.」
「그럴 수는 없어요···」
「그러면 같이 잘까? 괜찮긴 한데, 다양하게 뭔가를 보장할 자신은 없어.」
「아, 으, 그게!!」
기사의 아저씨 농담에 여자는 얼굴을 붉히며 당황해했다.
기사의 집에 온 여자는 방으로 들어가며,
「······고마워요···」
라고 말했다.
그녀의 부모는 여자가 방문한 날, 여행을 가 있었던 갔다.
기사는 딸의 기일에 여행을 갔단 소리에 꽤나 심하다고 생각했지만,
여자 쪽이 날짜 계산을 1개월이나 실수 했단 걸 알았다.
거기에 여자는 자신의 일을 잊지 않고, 거기에 슬픔을 극복한 부모님의 모습에
만족한 듯 웃었다.
이후 여자는「이제 나는 지박령이 될 겁니다!」
라고 말하며 아직도 택시 기사 집에 달라 붙어 있다.
769
「여보세요, 나 메리씨. 지금 당신 집 앞에 있어.」
「아, 미안. 나 오늘 일때문에 집에 없어. 지금 이건 집전화를 휴대폰으로 연결한 거야.」
「에? …에?」
「7시에는 돌아갈 수 있을 거 같은데, 그 때 다시 걸어 줄래?」
「아…응. 알았어.」
되도록 빨리 일을 끝내고 집에 가보니,
집 현관에 그녀가 몸을 기댄 채 자고 있었다.
처음 전화 후 대면한 건 2년 만인가
오늘은 여러가지로 많은 대화를 해야 될 거 같다.
우선 청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대해서 부터.
1000
1000이라면 당신이 모에괴담의 주인공\(^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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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느 날, 나는 오후가 끝나가는 무렵부터 이상한 위화감을 느꼈다.
딱히 특별한 일도 없었기에 감기 기운이라 생각했다.
다른 사람들이 내 옆을 지나갈 때 깜짝 깜짝 놀라는 걸로 봐선, 안색이 꽤나 안 좋은 것 같다.
이럴 때는 술을 마시고 빨리 자는 게 제일이야
날 보고 이상하게 얼굴을 일그러 뜨리는 점원이 있는 편의점에서 술을 사 마시고
그날은 10시쯤 되서 잤다. 다음날, 이상하게도 어제부터 느껴지던 위화감은 사라지지 않았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어제 핸드폰을 가방에 넣은 다음에 지금껏 확인하지 않았다는 게 생각났다,
생각대로 전원이 끊겨있다. 서둘러 전화의 전원을 넣고 내력을 확인했다.
·······자동 응답 전화 12건, 큰일났다, 누군지 모르지만 긴급한 용무가 있었나?
일단 메세지를 확인해 보았다
「나 메리씨, 지금 00역에 있어」
「나 메리씨, 지금 00대학 앞에 있어」
「나 메리씨, 지금 00교실 앞에 있어」
「나 메리씨, 지금 당신 뒤에 있어」
「나 메리씨, 조금 전부터 당신 뒤에 있어」
「나 메리씨, 당신 뒤에 있습니다만, 저기」
「저기요? 나 메리씨 라구요? 눈치 좀 채세요」
「메리씨입니다만······들러 붙은 사람이 너무 둔합니다. 네·····」
「이봐요!! 하루에 적어도 한번 정도는 뒤돌아 봐야 될 거 아니예요!!!」
「저기, 저기. 방금 지나간 아저씨가 나 노려본 거 봤어요?」
「에에에!! 어째서 엎드려 자는 거예요!! 제발 이쪽 좀 봐줘요···」
「흑···훌쩍····메, 메리입니다, 이 녹음된 걸 들으면 한번이라도 좋으니 뒤돌아 봐주세요」
나는 등뒤의 기척을 확인하고, 뒤를 돌아보지 않고 그대로 학교로 갔다.
그 날 내 등뒤로는 반울상인채 종종 걸음으로 뒤따라오는 소녀가 있었다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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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랑 내 아파트에 모여 술자리를 갖기로 약속했다
서로 바쁜데다, 돈도 없다. 덕분에 집에 모여 자리를 갖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너무나 즐거워서, 깨닫고 보니 시각은 이미 새벽 2시가 되어 있었다.
일찍부터 마구 마시고 있었기에, 빨리 자려고 이부자리를 폈다.
나는 침대, 친구는 마루에 깐 조금 곰팡내가 나는 이불
별 수 없으니가 이건 참아줬으면 한다
그런데 친구가
「나, 아직 술 더 마시고 싶어!! 맥주!! 맥주를 사러 갈 거야!!」
이런 말을 하는 게 아닌가, 그래서 나는
「냉장고에 아직 더 있잖아, 그걸 마셔」
라고 말해도 에비스가 아니면 싫다며 투정을 부린다.
너 지금까지 에비스 마신 적은 있는 거야?
나를 억지로 침대에서 끌어내려는 친구지만, 솔직히 나가고 싶지 않다.
내 고집에 결국 친구는 혼자서 바깥으로 나갔다.
아마 돌아오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우리 집에 묵을 예정인 주제에 짐을 전부 가져 갔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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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숨냄새로 쩐 한숨을 내쉬며 침대 밑을 들여다 보았다
거기에는 커다란 부엌칼을 든 여자가 숨어 있었다.
나를 원망하느 눈초리로 쳐다보고 있다.
「···너, 거기 좁으니까 바깥으로 안 나올래?」
「!!!」
내가 말은 건 게 그렇게 놀랄 일이었나?
깜짝 놀란 여자는 벌떡 일어서려다 침대에 머리를 부딫혔다
「이봐, 그러니까 얼른 바깥으로 나왔으면 됐잖아」
여자는 부딫힌 뒷통수를 문지르면서 투덜 투덜 거렸다
「나, 나라고 좋아서 거기 숨은 줄 알아? 당신이 갑자기 들어오니까, 그, 그 별 수 없이···」
나는 아무 말 없이 여자의 머리에 손을 댔다.
「꺄앗!! 뭐, 뭐하는 거야?!!!」
여자는 얼굴을 새빨갛게 달구면서 칼을 마구 휘두르려 했다.
술이 들어가서 인가, 왠지 무섭질 않다.
나는 여자의 팔을 탁 쳐서 칼을 떨어뜨리고 다가 붙었다.
여자가 무서워 하는 얼굴로 나를 봤지만, 무시하고 다시금 그녀 머리에 손을 댔다
「터치 세라피라는 거야, 어디 아픈 거 아픈 거 날아 가라~, ······어떄? 좀 괜찮아?」
내 말에 여자의 큰 눈동자가 둥그래지더니,
「진짜?! 아프지 않아···?」
신기한지 머리를 매만지던 여자는 다시 새빨개 지더니
「아아아앗!! 함부로 손대지 맛!!」
첫등장에 비해 상당히 사랑스러운 목소리로 소리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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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술이 마시고 싶어진 나는 냉장고에서 맥주를 꺼내 마시기 시작했다.
그러고 있자니 방 한구석에 있던 여자가 조용히 부엌으로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났다.
냉장고에 있던 자질구래한 재료로 안주를 만들어 온 것이다
가정의 맛이라고 할까, 돌아가신 엄마의 맛이 생각났다.
그러자 조금 울적해 져서, 나도 모르게 울먹이는 어투가 되었다.
「계속··· 있어 주면 좋았을 텐데」
그런 말이 툭 하고 나왔다.
그 말에 반응하는 여자
「바, 바보!! 나는 계속 여기 있었느ㄴ···게 아니라,
그게, 에, 나는 지박령이니까 계속 여기 있을 거야!!
그러니까 우는 소리 하지 말라구!!」
그 말을 멍하니 듣고 있던 나는 그녀를 무심코 꼭 껴안아 버렸다.
순간 얼음처럼 굳어버린 그녀
왠지 그녀의 품이 어머니의 그것같이 포근하고 부드러워 나는 이내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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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신생활을 하던 나는 이상한 시선을 느꼈다. 당연히 집에는 나 이외에 아무도 없다.
역시나 기분 탓인가, 나 좀 외로운 걸지도. 이런 생각을 하며 그날은 그냥 잠들었다.
헌데 그날 이후 방에 혼자 있으면 누군가 쳐다보는 감각이 계속해서 느껴지게 되었다.
내 방은 아파트 3층이니까 바깥에서 누가 보고 있다는 가능성은 있을 수 없었다.
한번은 방의 어딘가에서 누군가 숨어서 날 지켜보는 게 아닌가 싶어, 집안 곳곳을 수색해 봤다.
하지만 헛수고였을 뿐, 누가 잠복해 있다거나 엿보는 구멍같은 흔적은 하나도 발견할 수 없었다.
심령현상 같은 걸 믿지 않는 나는 결국 내 자신의 정신 상태를 의심하게 되었다.
최근 일이 쌓이는 터라 피곤해질 걸까?
아니면 싫은 상사에 건방지고 무능한 후배 사이에서 병든 건가?
그렇게 되서 있지도 않은 타인의 시선을 느끼게 된 건가…….
이런 생각들로 머리가 꽉 차 있던 어느 날, 나는 봐버렸다.
그건 언제나 처럼 집에 돌아와 식사를 마치고 이불을 깐 다다미방에 누워있을 때였다.
여느 때처럼 느껴지는 시선. 하지만 시선이 느껴지는 곳에는 아무것도 없다.
친가를 나올 때 가지고 온 낡고 오래된 장롱이 하나 있을 뿐
……아니, 아니었다. 장롱과 벽 그 수 mm도 안 되는 틈새로……
이쪽을 응시하는 사람의 눈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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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왓!」
그걸 본 나는 벌떡 일어났다. 그것은 그럴 것이, 저런 곳에 인간이 들어갈 수 있을리 없다.
저런데 들어간다는 건 벽을 부수지 않는 한 불가능하다
「너, 너 대체 뭐하는 거야?!」
나면서도 냉정하게 질문을 던졌지만 실상 뭐 하고 있으냐 보단 누구인지를 물어야 했다.
하지만 당시의 나는 너무나 혼란스러워 머리가 제대로 굴러가질 않았다.
그러자 이쪽을 보고 있는 틈새 인간이 버럭 소리 쳤다
「뭘 하든지…… 그건 내맘이야!!」
약간 새된 느낌의 여자 목소리, 중요한 건 이게 아니었다
자기 맘이라니, 그런 게 마음대로 될리가 있냐!!
여자의 어처구니 없는 답변에 안 그래도 피곤하던 나는 공포가 분노로 바꼈다
피곤해, 상사는 언제나 미스만 저지르고, 후배는 입만으로 예예, 제대로 일하질 않아.
너무 바빠서 친구들이랑도 연락이 끊어진데다, 세탁물은 쌓여 있어.
청소도 꽤 오래전에 하고 안 했다.
쇼핑도 귀찮기에, 식사는 언제나 컵라면으로 때우고 있어.
뭣보다 여기는 내방이야.
이 여자가 누군지 간에, 자기 마음대로 하겠다는 걸 두고 볼 수는 없다!!
「여기는 내방이야!」
「그러니까 뭐!」
「마음대로 눌러 앉아서 사람에게 폐나 끼치고, 너무 낯짝이 두꺼운 거 아냐?!」
「뭐야, 그 말투……좋아! 나가면 될 거 아냐!」
「그래, 빨리 나가!」
「나갈 거야!」
말투는 끝까지 시비조에 나간다 나간다 소리치고 있다.
하지만, …… 시간이 계속 흘렀지만 여자가 틈새에서 나올 기색이 없다.
계속 나를 응시하고만 있는 것이다
「……이봐……나간다고 하지 않았어?」
「……나갈 거야」
「그럼 빨리 나가!」
「……하지만……」
「하지만, 뭐!」
「……당신이 보고 있으니까……」
나는 그 말에 뭔가 수줍음 같은 게 담겨 있다고 느꼈다.
혹시 이 여자…… 부끄럼 쟁이인가? 그렇다 치더라도 이건 도가 지나치잖아.
하지만 별 수 없다. 이 여자를 내보내려면.
「……좋아, 알았어. 나는 이제 잘 거 니까, 그 사이에 나가」
「나갈 거야!」
「그래, 나가. 되도록 빨리」
「……나, 나갈 거야……」
나는 너무나 피곤했기에 자리에 눕자 그대로 잠이 들었다.
잠이 들려는 찰라, 이상하게 슬픈 눈을 본 것 같지만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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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 피곤에 쩐 몸을 질질 끌고 방에서 나오니,
집의 분위기가 달라진 걸 느꼈다. 공기가 다르다고 할까
머릿속 어디선가, 그 녀석이 나간 거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더러웠던 방이 깨끗이 치워져 있고,
쌓인 빨래감들은 세탁은 물론 깔끔하게 다림질까
지 되어 있었다. 심지어 테이블 위엔 아침 식사까지 마련되어 있었다.
그걸 보고도 왠지 내키는 마음이 들지 않는 나는 식사나 빨래에 일절 손을 대지 않고
다시 다다미 방에 가서 드러 누웠다.
어제까지 느껴지던 시선이 지금은 느껴지지 않는다.
단지 그 것뿐이데, 이상할 정도로 외로움이 느껴진다.
「…………진짜…… 간 거야?」
방에는 내 목소리만 울러 퍼졌다.
「……진짜 간 거야? 있다면…… 있다면 대답 해 줘?」
「……뭐야……」
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장롱 옆에 틈 가까이에 다가 앉았다.
수mm도 되지 않는 틈 너머로 왠지 당황해 하는 기색이 들려온다.
나는 왠지 뺨이 씨익하고 풀어지는 걸 느끼며 말을 꺼냈다.
「안 나갔잖아」
「하, 하!! 미안하네!! 안 나가서!!」
「어제 나갈 거라고 했잖아」
「……오, 오늘 나갈 거야!」
「진짜?」
「……」
「이봐, 나와봐」
「……하지만……당신이 보고 있으니까……」
나는 그녀의 반응이 이상하게 재미있어져서, 그녀와의 회화를 즐기기 시작했다.
오컬트인지 정신적으로 병들어 버린 것인지, 그런 건 이제 아무래도 좋다.
마음을 터놓고 정면에서 이야기 한다는 것 자체가, 나에겐 너무나 오랜만이었으니까
「저기」
「……, 뭐」
「너……정확히 뭐야?」
「뭐라니……유령이야, ···이봐! 원령! 귀신! 지박령에 부유령이라구!!!」
「……지박과 부유는 개념이 다르지 않아?」
「뭐든 상관없어!!」
「거기에 이 식사……네가 만든 거야?」
「그래…… 뭐!! 나, 난 나쁜 짓 안 했어!!」
「책망하는 게 아냐…… 단지, 어떻게 쇼핑한 건지. 그게 신경 쓰이는데」
「 나한테 불가능한 건 없어!」
「그런가……」
전혀 대답이 안 되지만 왠지 납득한 나는 테이블 위의 식사를 보았다.
잉어 조림에 샐러드. 하얗게 빛나는 쌀밥과 따뜻한 된장국. 시금치 나물
소담한 식사였지만, 왠지 나에겐 눈부시게 보였다.
23
「너는……」
「뭐, 뭐야!」
「살아있을 때, 어떤 여자였어?」
「……」
나는 그 말을 끝으로, 테이블 위에 놓여진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식사하는 내내 그녀의 시선은 한점 흐트러짐 없이 내 등에 쏠렸다.
식사를 끝낸 뒤, 오랜만에 다른 사람이 준비해준 목욕탕에 몸을 담그고 나오니
어느 사이엔가 테이블 위의 식기가 말끔하게 정리되어 있고, 방에는 새 이불이 깔려 있었다
아직도 너무나 피곤했기에 이불속으로 꾸물 거리며 들어갔지만 도저히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장롱과 벽 틈새로 시선을 돌리자 역시나 나를 응시하는 여자의 눈이 보였다.
이상하게 기분 나쁘단 느낌이 들지 않는다.
그녀의 상냥한 눈동자를 보고 있던 중, 나는 왠지 마음이 편해져 저절로 눈이 감겼다.
「……살아있을 때…… 나한테……좀 더 용기가 있었다면……그 때……얘기할 수 있었으면……」
그런 소리가 장롱 틈에서 들린다.
그녀는 내가 자고 있다고 생각하는 걸까.
때문에 저런 말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나는 그녀의 말을 좀 더 듣고 싶어, 자는 척을 계속했다.
「 나……당신……계속 지켜봤어……죽기 전에도…… 딱히 나쁜 것 없었어.
다만 당신을 멀리서 지켜볼 수밖에 없는 게……괴로웠어……너무 외로웠어……」
괜찮아. 그러니까 울지 마. 나는…….
「 나……좀 더……살고 싶었어…… 당신과…… 함께… 살고 싶었어」
나는 널 찾아 냈으니까.
그러니까
울지마
이후에도 방에서 느껴지는 시선은 사라지지 않았다.
변함 없이 식사준비도 해주고 방청소도 해주고 있다.
조금 미안하단 생각이 들어 장롱과 벽 틈새를 중심으로 방의 가구들을 재배치하였다.
같이 텔레비전을 보거나, 게임을 하거나 하기 위해서
그녀도 익숙해 졌는지 최근엔 냉장고나 벽틈새, 혹은 목욕탕문 사이에서도 시선이 느껴진다.
하지만 이불이나 시트 틈새로 들어오는 건 좀 봐줬으면 한다.
따뜻하긴 하지만, 솔직히 참기가 힘들다. 여러가지 의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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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가 끝난 날, 나는 첫 독신 생활에 들떴다.
지방에서 살고 있다 도시에 와, 좁은 자취방에 살림을 편 것 뿐이지만.
그 이상의 고양감이 나를 감싸고 있었다.
다다미 6장 넒이의 좁고 더러운 아파트.
청춘의 성이라던가 그런 레벨의 것은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에서 뭔가 일어날 것 같다는 예감이 팍팍 들었다.
흥분과 기대감에 결국 잠을 이루지 못한 나는 자는 걸 포기하고 일어나 세수하러 갔다.
얼굴을 씻고 정면 거울을 보는 중 거울에 비친 내 모습 뒤로 무언가 쑥 하고 지나가는 검은 그림자
뒤를 돌아봐도 거기에는 아무 것도 없다. 세면실에서 나와 방에 들어가도 역시나 아무 것도 없다.
아, 나 역시 피곤한 거구나. 씻는 걸 마무리 지으려고 세면실로 돌아갔다
그러자 뒤에서
「킥킥킥……」
낮게 울려 퍼지는 여자애의 웃음소리.
이번에는 기분 탓이 아니다. 등에서 스멀 스멀 올라오는 오한.
방의 온도가 급격하게 내려간 듯한 감각
나를 씻는 도중인채 방에 돌아와 이불을 뒤집어 쓰고 두근 두근 거리는 가슴을 애서 누르며
근처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집중했다.
「킥킥킥……」
웃음 소리는, 방 어디에서 들려오는지 알 수 없었다.
어슴푸레한 조명이 비치지 않는 방 구석? 방금 전 까지 있었던 세면실인가?
아니면 바로 옆……? 그래, 예를 들어 내 뒤라던가……
「바보」
왼쪽 귓전 가까이 한숨과 같이 내려붙는 목소리에 나는 깜짝 놀란 난 그만 까무라쳐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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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안 되는 곳에 이사 와버렸다. 다음날 아침 방에서 도망치듯 나온 나는 바로 이사를 생각했지만
안 그래도 값싼 곳을 찾아 이사한 나의 재정 상태로 그렇게 할 수도 없다.
고향 부모님에게 손을 벌리는 건, 분명 걱정을 끼치는 일이 될 테니 그것도 싫다.
거기다 나는 정체 불명의 '그것'을 분명하게 본 것이 아니다
피투성이의 괴물 같은 걸 봤다면 냉정하게 있을 수 없지만,
현 단계에선 위협적이라 느껴지지 않았다.
방으로 돌아온 나는, 조심스럽게 방의 기색을 훝어 보았다.
한낮에도 나타나면 포기하고 이사할 수밖에 없지만, 그것의 기색은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한밤 중, 이불에 들어간 이후에 그것이 다시 나타났다.
「어째서 돌아온 거야」
머리 가까이 들려오는 목소리
벽에 걸린 시계를 돌아보니 시각은 새벽 2시
나는 또 이불로 몸을 감싸고, 어설픈 기억에 의지해 염불을 외웠다.
「그런 게 효과 있을 거 같애? 바보~」
들려오는 소리는 너무나 명료해서, 나의 절망을 부추겼다.
「부탁해, 나는 널 몰아내거나 할 생각 없으니까. 그냥 대학 졸업까지만 살 게 해줘. 부탁이야」
집세를 내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마구 하고 있다는 둥, 우리 집은 그렇게 유복하질 않다거나
이 근처에는 친구도 없어서 의지할 사람이 없다는 것 둥, 그런 걸 염불대신 마구 주절 거렸다.
「……흥, 뭐 지루했으니까, 장난감이 생겼다고 생각하면 되려나……」
그런 소리가 들렸다 싶더니, 아까까지 느껴지던 기척이 사라졌다.
「고마워!!!」
덮고 있던 이불에서 나온 나는 어디인지도 모를 방향으로 말을 걸었다. 되돌아 온 대답은
「시끄러워」였다
29
그 다음부터 나는 확실히 장난감이 되었다. 학기말 레포트 제출 때문에 고생을 하고 있는데
「평상시부터 안 해뒀으니까 고생하는 거야, 바보」
「벌써부터 다른 레포트 베낄 생각이야? 진짜 바보」
「이런 녀석한테 기대하는 부모가 불쌍한걸, 짐싸서 집에 가」
이런 말을 하면서, 나를 마구 힐문한다
하지만, 처음 느꼈던 것 같은 압박감은 없다.
나는 변함없이 현지 친구가 적은데다 바이트 때문에 귀가 시간이 늦으니까
그녀가 나오는 시간에 집에 오는 일이 잦아졌다.
그래서 인가, 부끄러운 말이지만 외롭다거나 힘들다는 생각이 별로 들지 않았다.
……변함 없이, 모습은 안 보이지만.
그런 생활이 계속 되던 중, 나 나름대로 교우 관계를 넓힐 수 있었다.
그녀가 화낼지도 모른다 생각했지만 친구들을 불러 집에서 술자리를 가졌다.
그 날 밤 나 혼자가 됐지만, 여전히 그녀가 나타나질 않았다.
이제 와서지만 왠지 혼자라는 느낌에 섬뜩해 하며 잠 잘 준비를 했다.
잠시 뒤척이다 눈을 감으려는 찰나 자명종이 머리 위로 떨어졌다.
「아얏!! 뭐 하는 거야?!」
아무리 그래도 이건 좀 화난다. 나는 그녀에게 소리지르며 일어났다.
「……그 여자는 누구야」
예상 밖의 질문이었다. 설마, 요시노씨가 그녀의 비위에 거슬리는 짓이라도 한 걸까?
「대학 써클 선배야, 혹시 그녀가 싫은 거야? 퇴마사 같은 영력이 있다던지?」
「흐응, 별로. 그보다 너, 그 여자랑 무슨 관계?」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
「딱히 아무 사이도 아냐, 단지 선배일 뿐」
「……그래……, 일단 그 여자는 이제 다신 부르지 마. 또 오게 하면 진짜 용서안할테니까!」
「아, 알았어」
그녀는 이 말을 끝으로 그 날밤만은 다시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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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불가능은 없는 것이다. 라는 걸 정말 뼈저리게 실감했다.
그 후로 4년, 지금 생활의 끝이 다가오고 있었다.
어떻게든 졸업 논문을 제출했기에 이제 졸업을 기다리면 될 뿐.
4년동안, 이러니 저러니 해도 옆에 있어준 그녀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하려 했지만,
최근들어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자고 있는 중에 옆에 있다는 감각이 가끔 느껴지지만, 불러 보면 기색이 사라진다.
그러던 중 마침내 이사하는 날이 왔다.
고향에서 가업을 이은 생각이었던 난 따로 취업 활동도 하지 않았다.
도시에서의 생활에 이별을 고해간다.
딱 하나 신경쓰이는 게 있다면 역시나 그녀.
벌써 수개월 째 보지 못했다.
성가신 녀석이 나가니까 후련해하고 있는가,
그렇게 생각하니 조금 외로워졌다.
텅 비어버린 방에 들어가 보니 역시나 기척이 느껴지지 않는다.
나는 그 방 한가운데 서서 꾸벅 크게 허리를 숙여 보인 후, 방에서 나왔다.
……뭐지.
아파트를 빠져나와 역으로 가던 중 뒤에서 누군가 보고 있단 느낌에 뒤돌아 보았다.
내가 살고 있던 아파트가 간신히 보일 정도의 거리.
내가 살고 있던 방의 창문, 거기엔 확실히 누군가 있었다.
내가 되돌아 본 것과 동시에 뒤돌아선 사람의 검고 긴 머리카락이 보였다.
그리곤 사람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졌다.
31
「어째서 돌아온 거야」
그리운 말인걸
나는 부모님에게 간곡히 부탁해 다시 한번 더 이곳으로 돌아왔다.
이후 수개월, 도시에서의 취직처도 결정되 하숙할 곳을 다시 이곳으로 선택했다.
그 사이, 이 방은 아무도 들어오지 않았다.
뭐, 사정이 있으니까 말이지
나는 그 소리에 답하지 않았다
「누군가 매우 매우 외롭게 보내고 있는 거 같아서 말야」
이렇게 말하면 분명 화낼테지?
「……흥, 마음대로 해」
이 말을 끝으로 다시금 기척이 사라졌다.
그 날 밤, 내가 막 잠들었을 무렵. 목에서 느껴지는 압박감에 문득 눈을 뜨였다.
눈을 떠봐도 보이는 건 한없는 어두운 어둠뿐
「……나, 이제 너무 외로워……」
「……그렇다면 차라리, 널……」
그녀가 말하는 건 이해했지만, 공포는 느껴지지 않았다.
나는 이미 오래전부터 그녀에게 홀려 있는 거 였는지도 모른다.
목을 조이는 힘은 원래 그리 강한 게 아니었지만, 가면 갈수록 더욱 약해져 간다.
「…………하지만, 할 수 없어. 난, 난 널…………」
내 뺨에 뭔가 차가운 것이 떨어졌다.
그럼에도 나는 눈을 뜨지 않았다.
그것이, 지금까지 우리가 지켜온 룰이었으니까
대신 나는 조용히 손을 뻗었다.
분명 거기 있을 그녀에게
차갑지만 어쩐지 따뜻한 그녀의 뺨이 만져진다.
목에서 손을 뗀 그녀는 내 손목을 양손으로 부여 안았다.
나는 말했다.
「다녀왔습니다」
그녀의 몸이 일순 움찔 하고 떨렸다.
떨림은 좀처럼 멎지 않았다.
그녀의 뺨에 대고 있던 손에 따뜻한 물기가 점차 번져 나간다.
그리고 조용히 들려오는 한 마디
「어서와, 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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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건 아니지만 잠시 휴식을 취하시라고 올려봅니다. ^^; 용서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