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발이다 못해 은빛 머리를 한 양복입을 갖춰입은 종교적인 평신도 이상의 비릿한 느낌의 이미지를 가진 60~70대의 한 남자가 A4 양면으로 인쇄된 종이쪼가리를 전해주곤 황급히 뒤돌아간다.
종이에 적힌 내용에 비해, 전달자는 건네는 손길에 비해 눈도 마주치지 않고 고개와 몸을 차례로 돌려버린다.
이게 뭔가? 하고 펼쳐든 순간 첫 단어는 '프란치스코'
하지만 읽어 내려갈 수록, 종교와 정치와 네거티브가 묘하게 섞인 내용.
누가들어도 공감할 수 있는 교황의 치하에 지면의 상당량을 할애했으며, 앞장의 소속단체에서 친절한 복선을 알려줬지만, 막상 뒷장의 내용을 마저 읽어 내려가다보면, 당황스러움을 감출 수가 없다.
진실을 호도하고, 왜곡하며, 유리한쪽으로 활용이 아닌 이용을 하며, 그릇된 명분을 만들어내어 자신의 주장을 합리화시키는 그것.
이제 곧 점심을 먹어야 하는데 이 종이쪼가리 앞뒤를 읽고나니
개같은 역겨운 기분을 누를길이 없다.
오늘도 줄담배를 빨며, 열심히 창조경제의 조세확보에 보탬이 되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