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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수와 현아 그리고..
게시물ID : phil_955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lastlaugher
추천 : 0
조회수 : 528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4/08/21 13:11:08
 멀쩡히 살아있고 살아있고 숨쉬고 눈뜨고 있다.
 
 회를 떠달라 청하고 나서 처형당하게 되는 그 무력한 물고기처럼, 아무런 저항도 비명도 지르지 못한체 짧은 단도에 목이 썰려나간다.
 
 마치, 정육점에서 뼈와 살을 분리해내는 작업인양, 신속하고 익숙하며 감정없는 칼이
 
 시퍼렇게 살아 숨쉬고 있던, 오랜동안의 사연과 감정과 관계들을 가지며 생명으로서의 작든 크든 꿈을 가지고 있던 이의 생을 단 1분도 안되는
 
시간동안, 생의 마지막을 강제집행한다.  
 
 
 목을 자꾸 만지게 되고, 뭔가 자꾸 허무해지며, 무력해진다.
 
 잔인함에 치를 떨며 혼자 분하다가도, 제3자의 위치로 관조하다가, 다시 목을 어루만지고, 너무 끔찍한 죽임을 당한이의 감정에 이입이 되었다가
 
다시 내 목을 어루만지고, 침을 삼켜도 보고, 다시 제3자의 위치로 관조하려 애쓰다, 잔인함에 치를 떤다.
 
 
 난 낚시가 좋다.
 
 헌데, 물고기의 배를 따지 못한다. 아니.. 잘 만지지도 못한다.
 
 배를 딸 수 있게 되어, 가족들에게 매운탕이라도 끓여주고 싶었다. 근데 좀 힘들것 같다.
 
 알 수 없는 죄책감, 죄의식, 미안함 분노.. 제3자의 위치에서 방관하며 책임을 회피하는 방어기제 가동...
 
 
 현아.
 
 무슨말이 필요할까.
 
 근데 좀 비슷했다. 현아를 보았을 때의 내 감정과 참수처형을 당하는 이의 모습을 본 나의 감정의 변화가 비슷했다.
 
 근원적인 죄의식과 죄책감을 밑바닥부터 긁어댄다. 그래서 불편하다.
 
 이제껏 살아오며 금기시했고, 또 결코 방종하면 안될 성과 또 분명 청소년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지 않을것임을 뻔히 알고 있는 나와.
 
 그것에 은근히 눈이 가고 원하는 내 본능이 격돌하며, 죄책감과 죄의식을 끌어낸다.
 
 자꾸 떠오르며, 침도 삼켜보고, 다시 이러면 안돼하고 엄해지다, 저열함에 치를 떨다, 욕도하다, 현아가 당연시 되는 현실에 무력해하다,
 
은근히 감상하다, 침도 삼켜보고 다시 이러면 안돼하고 엄해지다, 제3자의 객관적 위치로 물러선다.
 
 현아는 나에게 정서적 정신적 폭력을 행사하고있다.
 
 
 
 근데 뭔가 이상하다.
 
 이런 일련의 감정굴곡이 처음은 아닌 것 같고, 글로써 서술할 수 있을만큼 익숙해진 느낌이다.
 
 비겁자.
 
 세월호에도, 수많은 비리와 특권-이권과 당연시 일어나는 흔한 일상의 귀퉁이들에서도
 
 치를 떨며 분노하다, 나의 상황에 대입시켜보다, 물러서서 관조하다, 일상에 돌아갔다가, 감정이입했다, 분노하다, 무력해하다....
 
 
 난 왜 사는 걸까.
 
 난 어떤 사람인가, 난 어떻게 살아야 하나
 
 한땐, 사람냄새가 너무 싫은적이 있었다. 
 
 지독하고 저열하고 비열하고 비겁하며 속이고 포장하고 위선떨고 가식적이며 배신하고 뒷담화까고 이간질하고 안하무인에 이기적인
 
세상에서 제일 퀘퀘하고 코를 쏘는 사람냄새가.
 
 갑자기 자기 몸에 냄새하나 나지않는 향수의 주인공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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