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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에 겪은 섬뜻했던 순간
게시물ID : readers_1832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n흰수염고래n
추천 : 0
조회수 : 31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2/01 13:46:26

그의 아늑한 수면을 깨운 것은 참을 수 없는 발바닥의 냉기였다. 토요일에 시험을 치른 뒤 마음껏 생산성 없는 일요일을 보내고자 한 그를 혹한기와 오래된 자취방은 내버려두지 않았다. 그는 인상을 찌푸리며 스마트폰으로 날씨를 확인했다. 서울에 한파경고가 내려졌다고 웨더뉴스는 알려주었다. 그는 폰을 머리맡에 내려놓고 굼벵이처럼 몸을 웅크리고 눈을 감았다.

-카톡, 카톡

굼벵이를 깨우는 그 카톡은 무엇인가. 그는 짜증섞인 신음을 내뱉으며 메시지를 확인했다.

메시지 없음

꿈이었나. 그는 생각했다. 하지만 꿈에서 들었다고 생각하기엔 현실보다 더 선명했다. 그러나 그는 별 의심없이 폰을 다시 제자리에 내려놓고 똑바로 누웠다.

-카톡, 카톡

선명한 울림은 다시 나타났다. 그것도 똑같이 두 번의 울림. 그의 꼬리뼈가 위험을 알려왔고, 그 신호는 척추를 타고 뇌로 올라오며 온몸에 소름을 전달시켰다. 그는 고개를 천천히 왼쪽으로 돌려 방안을 둘러보았다. 그곳엔 PC와 어젯밤 마신500ml의 바이젠 맥주 캔 한 개가 놓여있었다. 그는 천천히 아래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소리가 난 곳은 미닫이문 쪽이었다. 최근에 읽은 강도 기삿거리가 떠올랐으며 내가 강도와 싸우게 된다면 어디까지가 법적으로 용인되는 자기방어선인지 고민하였다. 그리고 나의 시선이 살짝 열린 미닫이 문에 다다랐을 땐, 모든 사고가 정지해버렸다. 아침 9시였지만 그 문 틈으로 보이는 칠흑 같은 어둠, 방안으로 침범하려고 노려보는 공포에 다시금 그의 꼬리뼈는 끊임 없이 경고를 알렸다. 그리고 그가 매트에서 일어서려고 하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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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에 들린 카톡소리에 느낀 감정을 바탕으로 어둠에 집어삼켜지기 전까진 다 실화 바탕입니다.

(mbc fm4u가 틀어져있었지만 거기서 카톡소리가 4번이나 나왔을지는 의문)

그 느낌이 나름 선명하고 잊고싶지 않아서 한번 처음으로 써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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