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사람이 해 아래서 수고하는 모든 수고가 자기에게 무엇이 유익한고. 한 세대는 가고 한 세대는 오되 땅은 영원히 있도다. 해는 떴다가 지며 그 떴던 곳으로 빨리 돌아가고 바람은 남으로 불다가 북으로 돌이키며 이리 돌며 저리 돌아 불던 곳으로 돌아가고, 모든 강물은 다 바다로 흐르되 바다를 채우지 못하며 어느 곳으로 흐르든지 그리로 연하여 흐르느니라. 만물의 피곤함을 사람이 말로 다 할 수 없나니 눈은 보아도 족함이 없고 귀는 들어도 차지 아니하는도다. 이미 있던 것이 후에 다시 있겠고 이미 한 일을 후에 다시 할찌라 해 아래는 새 것이 없나니. 무엇을 가리켜 이르기를 보라 이것이 새 것이라 할 것이 있으랴, 우리 오래 전 세대에도 이미 있었느니라. 이전 세대를 기억함이 없으니 장래 세대도 그후 세대가 기억함이 없으리라.
저는 삶의 이유와 살아가는 의미를 느끼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남들과는 다른 특별함을 원했죠. 하지만 객관적으로 볼 때 저는 그저 수많은 군중들 중 이 세상의 수많은 눈코입들 중 하나에 불과했습니다. 새로워 보였던 모든 것들이 이미 과거에도 있었고 미래에도 있을 일들이겠지요. 결국 이 모든 것들이 의미없는 것들일까요?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 이면의 쓸쓸함.. 허위에 가려진 진실.. 채워지지 않는 내면의 공허함과 허무하며 고독한 삶.. 모든 것들이 참 별 볼 일 없게만 느껴집니다.
저는 항상 거짓말을 합니다. 제가 할 수 있는거라곤 그저 친구들과 얼굴을 마주 보고 농담따먹기나 하며 말동무가 돼 주는 거에요. 그렇게 시종일관 잡담을 하며 시간을 보내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잡담에 몰입할 수 밖에 없어요. 서로에게 진실해지고 속내를 보여주는 순간 나 자신의 우리들의 하찮음이 얼마나 큰 지 떠벌리는 것과 다름없었기에
저는 계속해서 배웠습니다. 읽고 또 읽고, 보고 또 보고, 듣고 또 들었지요. 내 이성이 넓어진다는 의식은 굉장히 기뻤지만 항상 이상하고 미적지근한 젊음의 바람이 곧 불어오고, 모든 기쁨은 시들어 버렸어요. 모든 것이 덧없어 심연으로 빠져 버리고, 어떤 무자비하고 보이지 않는 손이 장난을 친 듯싶어서, 모두가 가치 없고 헛되게 여겨졌습니다.
저는 모든 젊은 여자에게서 신선한 얼굴을 지워버리고 미래의 쪼글쪼글한 노파를 보았어요. 꽃은 시들어버렸습니다.
과연 이 절망이 저를 구원할 수 있을까요.
저는 결국 이렇게 부질없는 삶의 의미만을 찾다 제게 주어진 인생마저 잃어버리게 되는 걸까요. 이제는 너무 지쳐버렸어요. 내일을 알 수 없는 인생에서, 이렇게 시간은 흘러 어느덧 황혼이 찾아오겠죠. 이고지고 갈곳도 없는 하루살이 같은 삶에.. 저는 도대체 무엇을 얻고자 이렇게 바둥대며 고단한 삶을 살아가야만 하는 것인가요.
아침에는 비가오고 밤에는 눈이 내리는, 어제도 내일도 똑같이 반복되는 흘러가는 세월 속에. 가면서 버려야될 것들을 잡으려 악착같은 삶이 초라하기만 합니다. 아직 가야할 길이 멀고도 험한데 이정표 없는 방향은 끝날줄을 모르네요. 신은 무심하게도 말없이 살다가라 하는데 쌓여만 가는 내 맘의 허전함은 누가 알아줄까요. 여기가 아닌 그 어딘가엔 나를 받아줄 곳이 있겠지요.
여러분 모두 안녕히계세요. 많이 힘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