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찜질방에서 쫓겨나서 유기견 경찰서에 데려다준.SSUL
게시물ID : humorstory_43214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죽빵에관하여
추천 : 2
조회수 : 126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2/01 23:03:28
베오베 간 http://todayhumor.com/?bestofbest_195715
이 글 댓글보고 우리 얘기랑 너무 똑같아서 써봄ㅎ

18년동안 안생겼으니 음슴채로 감. 1818

편하게 친구 A, B, C라고 부르겠음

얘네는 남중인 글쓴이 중학교 동창 중에서도 제일 친한 애들임. 애들이 다 착하고 순한데 어디로 튈지 모르는 짓을 많이 하고, 진짜 반쯤 정신 나간 것 같기도 하고 뭐 그런 놈들임.  얘네는 밤중에 친구집 찾아가서 문두드려서 자고가고 나중에 크면 돈모아서 서울 주변에 섬 하나 사서 성지을 계획 세우고 있음. 

얘네끼리 모여있는 톡방이 있는데, 처음 친해진 2년 전부터 지금까지 진짜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음. 

그 톡방이 어느 정도냐면 아무도 없어도 들어가서 추임새 몇 가지, 이를테면 '으어!', '느어엉!' 이러고 있으면 아무나 와서 그때부터 시끄러워짐.
 얘네는 진짜 따로 놀아도 웃긴데 둘이상 모여있으면 진짜 숨만셔도 웃기고 발걸음만 때도 웃김.

진짜 정신없는 톡방인데 여기서 2년동안 논 글쓴이도 얘네랑 정신상태가 비슷할 것이라고 사료됨,

그날은 1년 전 여름이었고 아마 내 기억으론 얘네랑 처음 찜질방을 간 날이었을 것이라고 기억함. 평소 다른 친구들과도 찜질방을 몇 번 가 봤기 때문에 얘네랑도 자연스럽게 찜질방으로 들어갔음. 

그냥 평범하게 씻고 2층으로 올라가서 사람 아무도 없는 게임기 많은 빈 방에 들어가서 포커도 하면서 놀다가 더워져서 창문가로 가려고 사람 몇 명 없는 곳으로 향하는데, 네 명이 한꺼번에 몰려다니니까 시끄러웠나봄. 어떤 아저씨가 갑자기 돌아다니지 말라면서 짜증냄. 

근데 사실 자정 넘어서 시끄럽게 한 우리 잘못도 있잖슴. 그래서 어이쿠 죄송합니다 아저씨 송구해서 어떡하지요?? 대충 이러면서 창문 말고 아이스방으로 들어갔음.

그렇게 네명이서 아이스방 한구석 자리잡고서 폰게임하면서 낄낄거리고 있는데, 갑자기 우리 또래 나이쯤 되는 여자 몇 명이 들어옴. 

5평 남짓한 공간에 또래 남녀가 세명. 어색어색해서 웃던것도 멈추고 카톡으로 대화함ㅋㅋㅋㅋ 바로 앞에서 카톡으로 대화하면서 터져서 배잡고 끅끅대고 있었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시간을 때우고 있는데 밖이 좀 소란스러워졌음. 아까 그 아저씨 목소리가 들리고, 다시 잠잠해짐. 그래서 계속 배잡고 끅끅대고 있는데

갑자기 아이스방 문이 확 열리고 경찰관아찌가 찾아옴.

알고 보니 아까 그 아저씨가 다른 학생들이랑도 마주쳤는데 좀 시비가 붙었나봄. 

그래서 홧김에 경찰에 신고하는데, 원래 찜질방이 어른 동반 하에 들어오는 곳이어야 하는데, 거기 있던 학생들은 다 전화허락밖에 안받은 거였음.
 글쓴이는 그게 불법이었단 것도 그 때 그 일 겪고 나서야 알았음.

그래서 경찰아찌가 순진무구한 고딩 넷을 데리고 철창에 집어넣어주마! 하는 얼굴을 하고 인적사항 조사를 하고 우리는 찜질방에서 쫓★겨★남.
데햇

근데 이 야밤에 집에 들어가기도 좀 그런거 아님? 이때가 글쓴이 기억으로는 새벽 두시였음. 찜질방에서 나와서 찜질방에 다시 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각자 집에 흩어지기도 얘네 중 한 명이 집이 버스타고 15분 거리에 있는 놈이라서 그시간엔 심야버스도 끊겼음. 

조사받으러 경찰차타고 경찰서로 가는데, 경찰아찌까지 앞에서 여섯명이 승용차에 낑겨탐. 아직도 얘네랑 이때 얘기 나오면 나 경찰차도 타본 몸이야! 하면서 자랑함. 병신들..

그래서 조서 좀 쓰고 그냥 친구 B집에 데려다달라고 함. C는 다른 동네 살고 나나 A집은 당연히 못들어감. 그래서 B집 앞에 내려달라고 했는데, B가 갑자기 우리 집은 안된다고 함.

ㅇㅇ. 얘네가 그런 놈들임. 

근데 생각해보니 B집도 안되기는 마찬가지였음. 우리집도 안되고 A집도 안되는데 B집만 될리 없잔슴? 그래서 어캐할까 어캐할까 하다가 이데로 있으면 주민 신고 들어온다고 일단 근처 버스 정류장으로 갔음.

버스도 끊겼는데 왜 갔는지 이해가 안됨? ㅇㅇ 나도 안됨. 얘네가 그런 놈들임,

그래서 노래 틀어놓고 앞으로 뭐할까 하면서 아침까지의 행보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하다가 배가 고팠음.

마침 비도 오고 하길래 근처 편의점 들어가서 비 그칠 때까지 기다리려고 함. 

컵라면을 다먹고 나니 슬슬 알바 눈치가 보임. 사실 그대로 편의점에 죽치고 있어도 얼굴에 철판만 깔았음 상관없었지만 우린 착한 애들임ㅇㅇ

마침 편의점 밖으로 나왔는데 어디선가 개 짖는 소리가 들림. 이쁘장하게 생긴 개가 차도에서 막 짖고있는거임. 비가 와서 그런가 몸도 꼬질꼬질하고 꼬리 쪽에 나뭇잎 같은 것도 엉겨 붙어 있었음. 보자마자 딱 유기견이다 하는 느낌이 오는데, 저 개가 갑자기 너무 불쌍해 보임. 

아까 나왔던 편의점에 다시 들어가서 신문지를 뭉탱이로 들고 나와서 그대로 개를 잡아서 신문지로 감쌈.

개가 진짜 누가 버린 것 같이 보였던 점이, 발톱이 깎여 있었고, 얘가 사람을 되게 잘 따랐음. 그래서 아이 착하네 우리 강아지 오구오구 거리면서 얘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함. 

사실 하나밖에 없지 않음? 경찰서에 갖다 주는 거밖에 없었음. 근데 난 이 때 얘네가 진짜 바보구나 하는 걸 느낌.

경찰서에 맡기려면 아까 조서쓰고 나온 그 경찰서에 가야함. 심지어 글쓴이도 그걸 그때 가서야 깨달음.

찜질방에서 걸려서 조서쓰고 귀가조치시킨 애들이 갑자기 개 한 마리 들고 나타남. 내가 경찰아찌였어도 이건 아니다 싶었음.

그래서 경찰서 옆 건물에 들어가서 소세지도 사서 먹여가면서 개랑 열심히 놀다가 4시 쯤 되서 다시 대책회의를 했음.

별별 개소리가 다 나왔는데 결론은 C네 동네에 있는 경찰서에 데려다줘야 한다는 거였음. 

사실 말이 버스 타고 15분이지 산책로 따라 빙 둘러 나있어서 걸어가려면 족히 한시간 반은 걸림. 

근데 여기서 포기하면 얘네들이 아님. 근처에 있던 줄 같은 걸 헐렁하게 묶어 목줄을 만들고 그대로 산책로를 향해 가기 시작함. 

산책로 길 자체는 우레탄이 잘 깔려 있는데 문제는 길이가 어마어마하게 길었음. 걸어가다가 중간에 쉬고, 또 중간에 쉬고, 이러면서 계속 갔음. 

개가 되게 훈련이 잘 된 개라는 걸 느낄 수 있었던 게 개 한 번 키워 본 적 없는 우리가 내리는 명령어를 그대로 알아들음. 앉아! 손! 이런거ㅇㅇ

그 걸어가는 시간 동안 별 얘기가 다 나왔는데 이 개가 포메라니안 계통인 것 같아서 60만원짜리 개! 60만원짜리 개! 이딴 구호를 외치면서 걷기도 했음. 

길 중간중간에 보면 배수구가 있잖슴. 개가 거기 폴짝 뛰어넘으면 봤냐! 우리 육십이는 이딴 건 한입거리지! 이러면서 진짜 병신같이 놈. 생각해 보면 길에 사람 하나 없고 주변에도 인가가 없었으니 굉장히 무서웠던 상황인데, 두 명만 모여도 병신인데 네 명 모인 우리는 그딴 거 없었음.

거의 마지막 쯤엔 중간에 쉬어가는 정자가 있었음. 진짜 너무 피곤했던 상황인지라 거기서 눈 좀 붙이고 가자고 합의를 보는데 세상에 얘가 혈기왕성한 발정난 강아지마냥 실전! 그녀와 함께하는 뜨거운 하룻밤! 이딴 거 읽은 것처럼 리드미컬하게 허리를 흔듬.

생각해보니 얘 강아지 맞음.

난생 처음보는 그 광경에 너무 신기해서 그때 동영상을 찍었는데 지금도 남아 있음. 생각해보면 우리가 병신이라 강아지도 이러는 놈을 주웠나 싶고 마냥 웃기기만 했음. 지낄박사와 하이드마냥 낄낄거리다가

잘못했음.

아무튼 계속 쉬다가 다시 출발해서 이번엔 노숙자들의 쉼터? 뭐 이런 곳에 도착함. 다리 밑에 평상도 놓여 있고 심지어 바람막이 자켓도 하나 있었음.     바람막이를 개한테 두르고 좀 쉬다가 다시 걸어 마침네 C네 동네에 도착함. 
경찰서에 가서 유기견 주웠져염 하면서 경찰아찌한테 건네주고 근처 김밥집에서 김밥먹고 헤어짐. 

사실 2주? 한달? 정도 지나면 유기견은 그냥 안락사 처리 된다고 해서 걱정했는데 다음날 C가 강아지 없어졌다고 말해줌. 아마 주인 만나서 행복하게 잘 살거임.

이때 이후로 얘네는 개만 보면 싫다면서 막 그러고 고양이성애자가 됨. 

아마 내가 밤에 돌아다니는 걸 좋아하게 된 게 이때부터였던 것 같음. 써놓고 나니 별로 재미없네.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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