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요? 비둘기 아닙니까?
등에 뭘 지고 있냐구요?
가방입니다.
보통 가방이 아니라
'위성 내비게이션'(Sat-navs) 가방이라구요.
'GPS 뤽새크'라고 불러도 되겠죠."
"요즘 어리석은 인간들중엔
'내비'가 없으면 운전도 못 한다면서요?
우리 지혜로운 비둘기들이야
그 따위 장난감이 필요 없죠.
그런 것 없이도 새들은 대륙, 대양을 건너
철따라 옮겨 다니지 않아요? 장거리 이동중에
굶어죽는 새들은 적지 않지만
방향을 잃어 죽는 새는 없다구요....."
" 이만 하면
새들이 인간보다 못 할 것이 없다고 할 것인데...
영국과 네덜란드 학자들은 한 걸음 더 나아 가
우리 새들이 민주주의의 선구자라고 주장합니다.
새떼가 '단체로' '하나같이' 하늘을 날면서
방향을 바꾸는 순간마다 '투표행위'가 이뤄진다네요.
물론 리더도 있고 여론 주도층도 있지만 갓 태어난
새끼도 투표권이 있고 절대로 무시되지 않는다네요.
정보 입력과 투표행위, 계표, 개표가 순간적으로 이뤄지니
한 집단이 오판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네요.
비둘기의 민주주의 시스템을 잘 연구해서
어리석은 인간들의 민주주의 시스템 개선에 응용해보자는 것이
연구의 목적이랍니다."
"우리 새들은 절대로 무슨 XX감정 같은 것으로 투표하지 않아요.
동쪽 둥지에서 태어났든, 서쪽 둥지서 태어났든 그게 왜 중요하죠?
새들이 '묻지마 투표'를 해 왔다면 벌써 멸종 했겠죠...
특히 한국의 인간들은 사사건건 다른 가치관으로
좌익(左翼), 우익(右翼)을 가릅니다.제 아비 잡아먹은 원수로 여기고
서로 싸웁니다.
아니, 비행기도 , 새도 어느 한쪽 날개만으로 날 수 있어요?"
"인간들은 아직도 종이 투표를 하죠.시간도 돈도 들고
부정도 생기고...IT는 무슨 얼어죽은 IT요? 6월 선거엔
8명을 뽑는다는데 먹고살기 바쁘고
부동산 평수 계산에 환장한 한국인들이
어찌 불량, 우량감자 칩을 식별 하겠어요? "
"한데, 요즘 우리 새들의 민주주의도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어요.
우리 잘못이 아니고 인간들 탓이죠.
인간들이 하도 분별 없이 휴대폰을 써대서
우리 새들의 순간적인 정보 입력과 투개표가 혼란을 일으켜요.
일사불란한 방향전환이 안 되어 이탈자가 생기고
집단적 판단오류도 자주 일어나요.
길을 잃어 귀가하지 못 하는 새들도 생기죠."
(꿀벌이 귀가를 못해 얼어죽고
숫자가 격감하고
미국의 아몬드 과수원이 결실을 못 해 망할 지경이란
뉴스는 구문이고...)
[출처] 새들의 민주주의 |작성자 이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