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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dit] 아빠/부장님 개그의 원천
게시물ID : lovestory_7179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XdbX
추천 : 1
조회수 : 142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2/03 15:19:03
새로 아빠가 된 남자가 자신의 아버지와 함께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네가 자랑스럽구나, 아들아. 이제 네게 때가 되었으니 이것을 주려고 한다."
"아버지, 아니겠죠? 설마......!"
"바로 그거란다. 네게는 얻을 자격이 있다."
 
아버지는 조용히 품 속에서 '아빠용 개그 1001선 제 5판'을 꺼내 아들에게 내밀었다.
 
"아버지, 대체 뭐라고 해야할지... 저 정말 감동이에요."
 
아버지가 답했다.
 
"만나서 반갑구나, '감동이'야. 난 아버지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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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이자 연쇄 아빠식 개그 범으로서 설명에 들어가겠습니다.
전 농담하는 걸 좋아합니다. 스스로를 재미있는 사람이라고 여기니 자연히 제 아이들도 웃기고 싶죠.
 
문제는, 제 아이라는 관중을 상대하기 위해선 평상시에 사용하는 소재는 사용불가라는 겁니다.
비속한 것들은 안되죠. 성인식 개그나 은유를 품은 개그를 9살 짜리 딸내미와 7살 짜리 아들 앞에서 하고 싶지는 않으니까요.
친구들과 있을 땐 쓰는 책, 영화, 팝 문화 패러디 개그도 못 씁니다. 
빈정거리거나 비꼬는 개그에 대해서는 굉장히 신중해야하죠. 다른 사람들에게 못되게 구는 것처럼 보이고 싶지 않으니까요.
게다가 십 대 이십 대들이  늘상 그러하듯 그런 개그는 조만간 콜롬버스가 "신세계"를 "발견"하 듯 취급할텐데요, 뭘.
똥, 방귀처럼 애들은 좋아하는 지저분한 개그도 하지 않습니다. 별로 좋아하지도 않고 애들이 그런 개그를 하는 것도 조장하고 싶지 않으니까요.
그럼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요? 말장난만 남습니다. 어처구니 없는 개그요. 바보 같은 것들이요.
아빠로서 자기 자식이 따스하고 행복하고 무해한 것들에 둘러싸이길 바라니까요. 
개그에 있어서는 변변찮은 아빠식 개그만 남는 겁니다.
 
솔직히 한심하기 짝이 없는 제 아빠식 개그를 들으면서 제 애들이 "어휴, 아빠"라고 할 때마다,
어느 정도는 애들도 알고 있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은 "저도 사랑해요"라고 말하고 있는 걸요.
 
출처: http://www.reddit.com/r/Jokes/comments/25x850/the_new_father/
 
 
소위 부장님 개그라고 불리는 재미 없는 개그 센스는
사실 아빠들이 자식들에게 천진난만한 웃음을 주기 위해 없앤 수많은 개그 센스 뒤에 가까스로 남은 마지막 하나의 개그 센스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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