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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전 사장이 고려대에서 명예학위를 받았다면...
게시물ID : humorbest_9565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tone
추천 : 131
조회수 : 3469회
댓글수 : 2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5/06/03 01:33:51
원본글 작성시간 : 2005/06/02 23:49:39
안철수 전 사장이 고려대에서 명예학위를 받았다면 비슷한일이 벌어졌을까요?

말도안돼죠.. 있을수도 없는 일이겠죠?

아래 링크는 안철수 전 사장의 퇴임사입니다.
http://info.ahnlab.com/ahnlab/ceo_retire.html


전 IT 벤처회사에 다니는 30대 엔지니어입니다.
삼성의 협력업체로 삼성반도체총괄, LCD총괄에서 수차례의 프로젝트를 했었죠.
옆집아저씨처럼 생긴 윤종용 부회장이 집무를 보는 기흥 사무동에서도 프로젝트를 했습니다.
몇년 들락날락 거리면서 삼성에 대한 이미지는..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

수익이 '조' 단위로 일어나는 회사에서... 협력업체에 대한 대우는 썩 좋지 못하다는 이유지요.

man/month는 잘 쳐주는 편이나, 중간에 sds에서 % 가져가고...
추가적인 업무일수나 새벽별보고 출근해서 밤 11시15분 양재행 퇴근막차를 타고 집에가는것까진 뭐..
괜찮습니다. 젊으니까. 젊을때 일많은것도 복이라지요. ㅡㅡ;;

하지만 기분이 안좋은건.
그렇게 열심히 일을 해줘도 전혀 고마워하지 않는다는겁니다.
오히려 당연하다고 생각을 하지요. 

너네 아니면 다른업체가 없는줄 아느냐.
혹은
너네 회사 사장한테 전화해서 엔지니어 교체할수도 있다.

참 자존심 상하지요.
찍소리할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주더군요.
그럴수 있다구요? 전 협박으로밖에 생각이 들지않는걸요.


연말연시가 되면 삼성전자 직원들은 행복해합니다.
profit share가 있지요. 대략 잘 받는 사업부는 연봉의 50% 정도 가져가더군요.
삼성전자 직원들은... 그런 보상이라도 있지만..
한달에 서너번 코피터지면서 죽도록 일해준 협력업체 직원은.. 
잘못하면 다른 업체로 교체할수도 있으니 알아서 기어라..

(삼성전자 직원분들의 태클이 예상되는군요. 거짓말이라구요? 하지만 전 저 말을 어느 사업부의 누가했는지도 말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일부 몰지각한 직원일 뿐이라구요? 후훗..)

그렇다고 제가 일을 못해서 그런게 아니라면 더 황당하지 않을까요?
전 비록 작은 벤처업체에 다니지만, 사원때 MVP를 수상했을 정도로.
일 못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저런말... 프로젝트 초기에 들은 협박이란 말입니다.
휴... 저런말 들으면 "이번에 멋지게 프로젝트 잘 해보자~!" 라고 젊은 혈기에 의기양양하게 시작했다가도
참 기분 더럽게 되죠.

8시출근은 기본.
5시퇴근? 크...
막지는 않지요.
다만 다음날 저희 회사 팀장이 저한테 그러죠.
"어제 한소리 들었으니깐, 앞으로 현업들 퇴근전에 퇴근하지말자"
저희 팀장님도 저런소리 저한테 하기 힘들어하시고.
속상하죠 전.
그래도 팀장님 욕 안먹게하려고 그렇게 해드려야죠.

여기서 또다른 태클이 예상됩니다.
"니가 일 잘해서 납기기한 잘 지키면 일찍 퇴근 가능한거 아니냐. 일 잘 못해서 야근하는거 아냐?" 
웃기지 마십시오.
처음 일정짤때 야근시간까지도 다 계산해서 일정에 넣습니다.

이 일정 못맞출거면 다른업체 알아보지 뭐. 맞춰준다는 업체 많을걸?

이런식이죠.

협력업체 영업사원들은 실적경쟁, 쿼터때문에 그런거 잘 생각안하죠.
엔지니어가 칼퇴근을 하건 12시에 가건간에 금액은 같으니깐요.
야근 하면 야근식대랑 수당 챙겨줄께. 뭐 이게 고작이겠지만.
벤처회사중에 야근식대,수당 지원 빵빵하게 해주는데 많지 않거든요.

과열수주경쟁도 문제겠지만, 대기업의 횡포가 먼저아닐까요.
이건 닭이먼저냐 달걀이먼저냐의 문제가 아니예요.
"이 프로젝트는 야근을 꼭 해서 그 기간내로 끝내야 상무님 실적에 피해가 없다."
뭐 이런 사안이다 하면, 해당 협력업체에게 추가적인 보상이 있어야 맞지않을까 생각해봅니다.

man/month가 아니라 function point나, man/hour가 합리적이겠네요. ㅎㅎ

제일 앞에 안철수 전 사장 이야기를 꺼냈는데..
제가 사무동 프로젝트를 하면서 매주 토요일 출근했습니다.
토요일 3시쯤이었는데..
안철수 전 사장이 사무동 엘리베이터앞에서 똥씹은 표정으로 서있더라구요.
너무도 유명한 인물이구, 존경하는 분이었기때문에.. (케텔시절의 v2가 생각나네요 ㅎㅎ)
지켜봤는데..

삼성 차.부장급의 호출로.. 투덜대면서 방문한거였더군요. 
토요일 오후에.
작지만 한 이름있는 회사의 대표이사가. 
휴~ 제가 다 한숨이 나오던데요.
할말없죠.

삼성에서 일해본 협력업체 직원이면
이런 경우 한번씩은 있을거예요. 공감하시겠지요.

그리고 오유를 즐기시는 삼성전자 직원분이 이거 보시면..
이자식 삼성 까내릴려고 별짓다한다 생각하지마시고.
회사에서 한번 주위를 둘러봐주세요.

협력업체 사람들. 물론 일 잘못하고 농땡이치는 분들도 없진 않겠지만요.
대부분 다 자기일, 자기회사일이다 생각하고 자기 능력껏 열심히 하는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별보고 퇴근할때
"수고 많으셨습니다" 한마디만 해줘보세요.
"너 아니면 엔지니어가없냐" 이런건 정말.. 힘빠지게만들고 품질 더 나빠진다는걸 알아두세요.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한마디에..
엔지니어들 자존심 세워지고
뿌듯해지고
보람있음을 느끼게 되는걸
왜 모르신답니까.

그리고..
이런 안좋은 것들이 삼성전자 내부에서 관습으로, 당연시되면 될수록..
요즘 같은 이미지 악화로 골머리 썩을일이 많아지는건 자명한 일이지요.

별거아니라구요? 대학에 건물 좀 세워주고 사회환원 좀 하면 된다구요?

다른 협력업체 많다구요?


그렇게 생각하시면 계속 그렇게 해보세요.

존경받는 기업이 되는일은 물건너간다는걸 꼭 명심하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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