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대학1학년 끝마친 22살 남자입니다. 작년에 거의 태어나고 처음으로 짝사랑이란걸 해본 것 같네요. 하지만 그저께 즈음 고백했다가 차였습니다...
제가 좋아하던 애는 작년초에 두 달 정도 과 선배랑 cc한번 해본 애였습니다. 그 전까지는 모솔이였구요.. 일단 저는 처음부터 얘를 좋아하거나 하는 마음은 없었습니다. 그냥 개인톡도 안하고 같은 무리에서만 같이노는? 어느정도만 친한 그런 하나의 동기였죠. 근데 작년 7월초 즈음 1학기 종강하고 부터 얘가 제게 자주 뭐하냐는 개인톡을 많이 보내게 되었고 그때부터 연락을 많이 주고 받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저랑 얘는 훨씬 더 친해지고 결국 과 동기중 서로 가장 친한사이가 되었습니다. 하루 24시간중 7~8시간을 잔다고 치면 나머지 16~17시간중 10시간 넘게 얘랑 카톡만 하는 날도 많았고 우린 정말 꼭 나중에는 연인 같았어요. 제가 옛날에 사귀던 여자친구들 그 누구랑 비교해 봐도 사귀는것도 아닌 이 친구가 더 연인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선이나 벽이라는것 자체가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8월 말 즈음해서 얘가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어요... 2학기 때는 공강시간 마저 겹쳤고 가장 친했던 만큼 함께하는 시간이 매우 많았습니다. 저희가 주로 놀던곳에서 살짝 멀리 떨어진 학교 기숙사에 살던 그 친구가 새벽까지 놀때면 제 몸이 아프던 술에 취했던 언제나 당연한 것처럼 기숙사 앞까지 바래다줬습니다. 그리고 놀 때는 언제나 얘를 부르려고 했었죠.. 가끔씩 선배들에게나 동기글에게 우리 둘이 엮이기도 했습니다... 그럴 때 그 애는 카톡으로 제게 '우리 사귐??ㅋㅋㅋ' 이렇게 장난스럽게 보내기도 했었죠...
2학기 내내 행복했습니다. 제가 첨으로 좋아하는 아이가 생겼고 항상 그 아이와 가장 가까이 늘 함께 했으니까요. 2학기가 종강하고 나서는 그 친구가 한 달정도 해외여행을 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한 달이 지난 후 오랜만에 동기 몇몇이 모여 놀게 되었습니다. 그 때 마트에서 저녁이랑 안주거리 할 거 장보는 중에 그 아이랑 미래 애인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지 잘 기억은 안나지만, '언젠가는 오빠 매력 알아줄 여자가 생기겠지~'라고 했었습니다. 그 때서야 알았어요. 얘는 내가 친구 이상도 이하도 아니였는데 나 혼자만 좋아하고 나 혼자만 설레고 기다려왔다는 것을... 그리고 정신 차리고 보니 그 전에 대화하거나 카톡했을 때도 충분히 이런 느낌의 뉘앙스를 풍기는 것들도 그 동안 많았었고 이상형도 저랑은 먼 모습이였습니다.
그 이후부턴 이 친구랑 카톡할 때마다 너무 속상했습니다.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 평소랑 전혀 다른 것 없이 잘 해오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그저께 까지 잘 이야기 하다가 이 친구가 자기 일정 없다고 함 만나 놀자고 먼저 얘기 하더라구요. 속상한 와중에도 진짜 제가 좋아히긴 했었나본지 너무 기쁘더라고요. 이 애가 직접 우리동네 와서 같이 카페에서 노가리 피우다가 버스 타고 같이 앉아서 여러 이야기 하면서 행복한 시간도 보내고 둘이 술한잔 하고 마무리 지었습니다. 이 때까지 너무 행복하고 즐거웠습니다.
집으로 가는길에 둘이 카톡하다가 제가 정신차리고 보니 이 친구한테 고백을 하고 있었습니다. 답장을 받지 못한 채 저는 잠이 들었고 한 시간 후에 일어나보니 새벽 두 시 다되어 가더군요... 정말 너무 절망적이였습니다. 이 애가 나한테 마음 없는거 알았으면서 왜 그랬는지.. 제 나름대로 속으로 답답했던지 아무튼 정말 너무 후회할 만한 짓을 하고 보니 한없이 화가나더라고요.. 그 친구가 해외여행 다녀와서 기념품과 함께 줬던 편지에 제가 답장을 쓴 적이 있었는데 그 답장을 읽어보며 제가 참 너무 한심해 지고 정말 뭘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랐습니다. 다음날 낮 한 시쯤에 답장 늦어서 미안하다고 걔한테 카톡이 왔습니다.
미안하다고 하고 절 차더라구요.. 예전처럼 친구로 잘 지내고 싶어서 언젠간 연락해 달라는 말과 함께요. 그 카톡을 읽고 아무 느낌도 없었습니다. 기분이 좋지 않았는데 그렇다고 마음 아프거나 슬프고 속상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냥 멍했어요. 몇 시간 후 부터 진짜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힘들어 지더라고요. 저는 남자지만 진짜 끝도 없이 울게 되고 그냥 이불 뒤집어 쓰고 아무것도 못하겠고 그냥 타임머신이라도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였습니다. 키가 큰 그 아이에 비해 제 작은 키가 원망 스러웠고 예쁜 그 아이에 비해 애매하기 짝이없던 제 얼굴이 원망스러웠고 군대조차 다녀오지 못했던 제가 너무 원망스러웠습니다. 더는 할 일도 없고 하고 싶은 일도 없었습니다. 그냥 움직이는 것도 힘들었습니다. 그 친구가 매일 보내주던 셀카들 볼 때마다 속이 탔고 그 애랑 친구로 있었을 때 카톡을 보며 더 속이 탔습니다. 그 누구보다 좋아했던 사람이 남보다도 못한 사이가 되었다는걸 받아들인 순간 정말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다음날에는 다른 동기를 만나서 지금까지의 일을 말해줬습니다. 그 친구는 제가 좋아하던 애가 저의 빈 자리를 느껴야 한다고 말 하더군요.. 그리고 제대로 된 연애를 한번도 하지 못한 아이라 환상이 크다는 얘기도 해주더라고요... 참 웃기게도 전 여기에 희망을 갖게 되었습니다. 아주 나중에는 그 아이랑 함께 있을 수도 있겠다 싶어서요..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요...? 정말 아무것도 모르겠습니다.
필력이 워낙 안좋아서 뒤죽박죽 써서 알아보기 힘드시겠지만... 혹시 읽으신 분이 있다면 도와주세요.. 포기하라고 해도 괜찮습니다 마음의 준비는 어느정도 된 것 같아요.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