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만에 그를 다시 만났다.
"하나도 안 늙었는걸?"
나는 능청스럽게 웃으며 농을 던졌지만 그는 여전히 5년전과 똑같은 반응이었다.
냉담한 무표정.... 다른 표정은 볼수 없는걸까?
나는 그를 좋아했다. 아니 그를 죽을만큼 사랑했다.
고백도 해봤지만 차갑게 거절당하기 일쑤였고, 그 와중에 그는 다른 여자와 살림을 차렸고 그 후 아이까지 생겼다.
상관없었다. 결혼을 했든 아이가 생겼든 그는 내것이니까...
5년전 그는 나한테서 벗어나기 위해 자취를 감췄다.
하지만 오늘 이렇게 다시 만난걸 보니 인연은 인연인것 같다.
여전한 무표정.... 그의 다른 얼굴을 보고싶다.
얼마후 그의 집을 알아내 집앞에서 그를 기다렸다.
하지만 마치 내가 보이지도 않는다는 듯이 스쳐서 집으로 들어가 버렸다.
잠시후 그의 비명소리를 듣고 집안으로 뛰쳐 들어간 나는 깜짝 놀랄수 밖에 없었다.
그의 아내와 아이가 바닥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고 그는 아내와 아이를 끌어안고 얼굴을 찡그린채 오열하고 있었다.
처음보는 그의 새로운 표정이었다.
그도 그의 아내가 방금 그랬듯이 나에게 화를 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