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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지하철 자살을 목격했어요. 글을 보고.
게시물ID : humordata_59131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Aletheia.
추천 : 21
조회수 : 2356회
댓글수 : 17개
등록시간 : 2010/04/13 14:49:22

글을 보는 순간에 믿을 수 없고, 리플을 읽으면서 더욱 믿을 수 없었다.
베오베 눈팅 족인 내가 글을 쓰게 만들 정도로.

도대체 글쓴이는 왜 저런 글을 쓴걸까.
앞으로 자살할 사람들에게 '올바른 자살문화'를 심어주기 위해?
자살할 사람들을 말리지는 못할 망정 '죽을려면 혼자 조용히 죽으십시오'라니.
어떻게 하면 저렇게 이기적일 수 있는지 궁금하다.
지금도 자살을 망설이고 있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건 주변사람의 도움과 관심인데.
그것은 못줄 망정. 
하루에 35명이 죽어나가는데 나와는 관계없는 일이니 조용히 죽으라는거다. 피해주지 말고.
OECD 자살율 1위 국가의 오명에 기름을 붓는 행위같다.


사람이 살면서 저런 끔찍한 영상이 각인되는 경우는 몇 번 있을 수 있다.
난 교통사고로 즉사한 시체의 영상이 지금도 머릿 속에 있다.
선명해서 잘 지워지지 않는다.

교통사고는 어쩔 수 없는 사고니 감수해야 하고,
자살은 개인이 의지를 가지고 주도적으로 한 것이니 용서할 수 없다. 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죽은 사람을 용서하고 어쩌고 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하지만 오늘 날의 죽음은 자살은 개인의 문제라기 보다는 사회 전체의 문제이다. 

월급쟁이라면 어느 날 갑자기 회사 정리해고로,
조그만 회사를 하면서 물건을 납품하다가 거대 기업 자본에 밀려 회사가 망해서,
학생은 죽도록 공부하고 끝없이 경쟁해야 하는 부담감에서,
그렇게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나도 모르게 그런 상황에 닥칠 수 있는거다.
노인자살율도 1위인 것을 알고 있는가. 그 이유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게 경제적 어려움이고.

지금도 하루에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35명중에 '난 아마 나중엔 자살로 생을 마감할거야.'라고 
생각한 사람이 몇이나 있었을까?

그런 사회적인 구조로 인해, 등 떠밀려진 자살일수록 그 억울함과 부당함을 호소하고자 하는
마지막 심정에서 공공장소에서의 자살을 시도한다고들 한다.
(다른 케이스로 가족이 없는 경우)

지하철에서 자살한 사람 때문에 피해본 사람들 중 누군가는 
어쩌면 '힘들어한 주변 사람을 방관한 사람 중 1인'일수도 있다.
삶의 마지막에서 '그 때 너는 왜 나에게 조금 관심을 가져주지 않았나'라고 몸으로 말한 것일수도.
수많은 패륜 사건 뒤에는 관심받지 못한 자들의 일그러진 분노가 투영되었던 것을 알지 않는가.

오유에서 사회의 부조리한 구조나 바르지 못한 것을 바로 잡기 위해 
누가 상주지 않아도 열심히 의식을 운동하는 것처럼,
각 개개인에게도 그런 관심들이 필요한 게 아닐까 한다.
주변에 있는 개개인이 어떻게 살아가는지에 대한 관심과 애정도 없으면서
큰 그림만 그린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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