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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박증
게시물ID : panic_9569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마염
추천 : 11
조회수 : 181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10/06 00:2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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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그녀는 강박증이 심한 여자였다.
 

항상 모든 물건이 제자리에 있어야 하고
 

집안은 깔끔해야 했으며
 

모든일을 순서대로 하지 않으면 불안해했다.
 

그중에서도 특히 그녀를 가장 힘들게 하는것은 대인관계였다.
 

누군가 신경쓰이는 말을 하면 하루종일 그 생각이 맴돌아
 

잠조차 오지 않았다고 했다.
 

나는 정신과의사였다.
 

그녀의 말에 불안제와 수면제를 처방해주었다.
 

그녀의 강박증은 그렇게 특이한 정신질환은 아니였다.
 

각박한 현대사회에서 사람은 누구나 조금씩 마음의 병과 강박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는 그저 남들보다 조금 더 강박이 심할 뿐이였다.
 

나는 그리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는 자주 괴로움을 호소했고 증상은 점점 심해져서
 

불안제의 용량을 늘리고 수면제양을 늘려도 잠조차 잘수 없다고 했다.
 

나는 그녀가 다른 정신과질환(환청,환각,기분장애등)이 있나 확인했지만 그렇지 않았고
 

그녀는 정말로 약간의 우울감과 강박증상만 있었다.
 

그녀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헤어진 전남자친구가 자신에게 했던 막말, 절교한 친구와 싸운일, 어릴 때 학대당한 기억,
 

상사의 폭언들이 결코 지워지지가 않고 매일 맴돌아 잠을 잘수가 없다는 것이였다.
 

나는 항상 그녀의 편을 들어주었지만 항상하는 토로에 조금 지쳐갔다.
 

살면서 상처한번 안받고 슬픔없는 사람이 어딨던가?
 

세상에 슬픔없는 사람은 없어요. 어떤 방법을 써서든 안좋은 기억을 잊도록 해보세요!”
 

내말을 듣고 그녀의 눈동자는 커졌다.
 

그리고 다음날 상담때 그녀는 내게 말했다.
 

매일밤 클럽에가서 모르는 남자와 원나잇을 했어요! 그랬더니 그 순간 저의 불안이 눈녹듯 사라졌어요
 

내가 말하는 어떤 방법을 써서든이라는 뜻은 그런 뜻이 아니였다.
 

저기..혜미양 제 생각에 그런 방식은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만..”
 

무슨 소리세요? 선생님께서 어떤방법이든 써보라고 하셨잖아요!”
 

“...”
 

환자의 사생활까지 의사가 간섭할부분은 아니였다.
 
그녀의 불안과 슬픔이 원나잇을 통해 해결된다면 그건 의사로써 저지해야하는 일일까 아님, 응원이라도 해야하는 일일까?
 

그리고 그 다음 상담날, 그녀는 죽을 것 같은 표정으로 나타났다.
 

그녀는 일주일째 잠을 자지 못했다고 했다.
 

제가..임신을 했어요...”
 

클럽에서 모르는 남자와 관계로 임신을 했다고 한다..
 

혜미양..많이 괴롭겠지만 낙태수술을 하세요..그리고 꼭 피임을 하세요..
 
원나잇은 그리좋은 해결책이 못됩니다..다른 불안을 잊을만한 수단을 찾아보세요
 

의사로써 해줄수 있는 최대한의 조언이였다.
 

그리고 그 얼마뒤, 그녀는 또 다시 죽을 것 같은 표정으로 찾아왔다.
 

낙태를 했다는 것이였다.
 
그리고 그 죄책감에 그녀는 괴로움에 몸부림 쳤다.
 

저를 분명 원망할거에요!!”
 

어쩔수 없는 선택이였어요. 다음부터 그런일이 생기지 않게 노력합시다
 

아악! 너무 괴로워!”
 

혜미씨, 다른 수단을 찾아보세요
 

그녀는 몸부림쳤다. 나는 의사로써 위로해줄 수밖에 없었다.
 

다음주 그녀는 좀더 나은 표정으로 찾아왔다.
 

기분이 괜찮으신가봐요?”
 

,,제가 애인이 생겼어요
 

그녀는 애인이 생겼다고 했다.
 

상대는 직장 상사라고 한다..
 

그리고 그는 유부남이라고 한다.
 

아이를 잃은 괴로움을 사랑으로 채웠어요..그러나 그가 유부남이라는게 너무도 걱정되요
 

정말 답도 없는 여자였다
 

그러나, 그녀의 불안과 슬픔이 불륜을 통해 해결된다면 그건 의사로써 저지해야하는 일일까 응원이라도 해야하는 일일까?
 

몇 달동안 그녀는 나타나지 않았다.
 
불륜도 사랑이라고 치유가 된것일까?
 

그러나 몇 달후 그녀는 폐폐한 몰골로 나타났다.
 

그가 자신과 바람을 피다가 아내에게 들켜버려 그에게 버림받았다고 했다.
 

쉽게 시작된 관계니 그럴법도 했다.
 

그녀는 회사에 소문이 퍼져 직장마져 그만두게 되었다고했다.
 

날 버린 그이가 자꾸떠올라 잠을 잘수 없어요!!! 왜저만 억울하게 당해야하죠?”
 

제가 먼저 유혹하긴 했지만 저를 사랑한다고 했다고요!”
 

정말 답도 없는 여자였다.
 

나는 말했다. 그런 불안한 관계로 불안을 없애려 하지말라고
 

그녀는 소리질렀다.
 

순간적으로 불안은 잊을수 있었는데 낙태했던 아이도, 절 버린 그남자도, 저를 경멸하듯보는 사람들의 눈동자들도
계속 떠올라 더 괴로워요!! 아악!!”
 

그녀는 자신의 머리채를 잡고 자해했다.
 

나는 그녀를 저지했다. 그녀는 이제 도저히 입원하지 않고는 못견딜 상태가 된거다.
 

혜미씨 입원합시다.”
 

그건 절대 싫어요!! 그런걸로 제 병이 나아질수 없어요! 아악 살수가 없어!!”
 

혜미씨, 다른 방식을 찾아야 해요. 불안한 관계로 더 큰 불안을 만들어 다른 불안을 잠재우는 짓을 하진 마세요 .타인과의 불안한 방식으로는 병을 치료할수 없어요
 

다른 방식..이요? 모르겠다고요! 의사선생님 모르겠어요 저는 이제 완전 지쳤어요! 저는 죽을거에요!”
 

소리치며 병원문을 박차고 나간 그녀를 찾앗지만 찾을수 없었다.
 

그리고 몇 달동안 나는 그녀를 볼수가 없었다.
 

전화했지만 그녀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그녀는 자살이라도 한걸까?
 

그리고 몇 달뒤 그녀가 찾아왔다.
    
한번도 볼수 없던 상쾌한 표정으로
 

혜미씨 강박증상이 많이 나아진듯하군요
 

, 의사선생님 덕분에 많이 나았어요
 

다행이였다. 직장을 쉬면서 마음에 안정도 함께 찾은것일까?
 

근데,,그런데, 그녀의 왼손에 손가락이 없었다.
 

저 근데..혜미씨, 손은..사고라도 난건가요..?”
 

아뇨,선생님.강박증상이 나타날때마다 조금씩..조금씩... 손가락을 잘랐어요. 그럼 너무 아파서 계속 생각조차 할수 없는걸요..
 

“....”
 

괴로운기억도 부끄러운 기억도..슬픔도.. 생각할수없어요.
 
선생님 이 방법은 정말 최고에요, 다 선생님 덕분이에요
 

그녀의 손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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