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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스포츠에서 직업선택의 자유를 논하는 것 자체가 이율배반적인 말입니다
게시물ID : soccer_13640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수원블루윙
추천 : 11/8
조회수 : 596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5/02/05 18:10:57
황희찬측을 옹호하는 분들이 하시는 말들 중에 하나가

"18살의 어린 선수가 자기 능력에 맞춰서 더 좋은 무대의 더 좋은 구단(인가요?)을 선택한 것이 무엇이 잘못된 일이냐" 라는 것이더군요.

어떤 분께선 "중소기업에서 쌓은 실적을 인정받아 대기업으로 이직하는 데도 그에 따른 리스크를 책임져야 하느냐"라는 비유를 하시구요.

네, 물론 맞는 말입니다. 이번 이적건을 그냥 일반 직종의 사회인에 대입한다면 포항은 황희찬군의 직업 선택의 자유를 막으려 한 셈이니까요.

하지만 프로스포츠에서 직업 선택의 자유를 말하는 것이 과연 맞는 논리인지요.


애시당초 프로스포츠에서 선수가 가지고 있는 직업선택의 자유는 극히 제한적입니다.

구단과 계약되어 있는 선수는 계약기간이 끝나기 전까지 선수 마음대로 이직할 수 없습니다. 이적료 협상이나 트레이드라는 구단의 허락이 필요하지요.

선수 은퇴를 결심하지 않는 이상 사직서도 마음대로 쓰지 못 합니다. 선수 마음대로 한 구단에서 나와 다른 구단으로 이적할 경우 국제적인 페널티를 받게 됩니다.

미국식 프로스포츠 시스템을 차용하고 있는 종목들(야구, 농구, 배구 등)의 경우 선수의 동의 없이 구단이 선수 동의 없이 트레이드시키거나 방출시키는 것 또한 허용되어 있죠.

우리나라 K리그의 신인선수 계약제도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자유계약 지명이든 구단 산하 유스계약 지명이든 학원축구 출신의 드래프트 지명이든 종류에 상관 없이 고졸 혹은 대졸 선수가 드래프트를 신청한다는 것은

"K리그 구단과 계약하겠다" 라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간주하고 그에 따라 의무적으로 해당 선수를 지명한 프로구단과의 계약을 할 것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유소년 자원 보호 및 리그 경쟁력 강화라는 명목으로 K리그를 건너 뛰고 해외 구단과 계약한 선수는 5년 동안 국내리턴을 제한하는 소위 "5년룰" 또한 규정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18세 이하의 선수는 타국으로의 이적 또한 금지됩니다. 이것은 FIFA가 규정하고 있는 국제적인 룰이고 이승우와 백승호가 명백히 "위반"한 규정이기도 합니다.

일반 사회인의 시선으로 본다면 이러한 제도는 아주 악질적으로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제도이지요.

하지만, 축구계의 모든 이들이 암묵적으로 동의하며 이러한 룰을 따르고 있고, 상위기관인 FIFA나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 또한 이러한 로컬룰을 제재하지 않고 있습니다.

축구계에 참여하는 모두가 국제룰과 로컬룰을 모두 포함한 이러한 규정들이 프로축구를 유지하는 데 절대적임을 동의하고 따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황희찬선수의 금번 이적파동 또한 이런 일이 프로스포츠에서 일어났다 라는 전제 하에 바라보아야 하며, 그가 비난 받는 이유도 선수 본인이 프로선수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황희찬선수의 오스트리아 이적은 법적으로는 혹은 FIFA 규정상으로는 전혀 문제가 없는 이적입니다.

FIFA는 18세 이상의 아마추어선수의 자유계약 신분을 인정하고 있고, FIFA의 룰은 우리의 로컬룰 위에 존재하는 상위규정이기 때문에 황희찬선수의 이적은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FIFA는 이와 더불어 황희찬선수에 대한 K리그측의 "5년룰" 적용 또한 제재하지 않습니다. 설사 제소까지 간다 하더라도 스포츠중재재판소 또한 포항의 손을 들어주겠지요.

상위룰인 국제규정에 따른 자유이적은 인정하지만, 로컬룰을 어기고 그에 따른 페널티를 로컬무대에서 받는 것은 전적으로 선수책임이다 라는 것을 보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포항측이, 그리고 다수의 축구팬들이 황희찬선수에게 분노하고 있는 이유도 바로 이 로컬룰을 개뼈다구 취급하고 이적했기 때문입니다.


정말로 포항구단에 이적료를 보은하고 싶어서 그랬건, 아니면 류승우선수처럼 5년룰을 비껴갈 수 있는 안전장치를 깔고 가려 했건,

선수측의 실제 속마음이 어떠했던 간에 황희찬선수가 2015 드래프트에 스스로 자원한 것은 절대적인 사실입니다.

그리고 포항측은 포철고 출신인 황희찬 선수에 대해 자구단 유스 출신 선수에 대한 자유지명권을 행사했습니다.

잘츠부르크와의 계약진행이 어쨌다거나 포항측이 30억이라는 무리한 바이아웃을 질렀다거나 하는 것은 모두 부차적인 사항입니다.

가장 중요한 쟁점은 황희찬측이 드래프트 참가를 통해 "나를 지명하는 구단과 계약하겠다"라는 절대적 의사표현을 했음에도 포항을 무시하고 야반도주했다는 것이며,

상위규정을 활용해 K리그가 규정하고 있는 절대적인 로컬룰을 어긴 선수가 되려 자신들의 당연한 권리를 행사한 구단을 오히려 힐난하고 있습니다.

"약속을 어기고 유럽진출을 사실상 막았다"며. 약속을 먼저 어긴 것은 누구입니까?


포철고를 졸업하고 드래프트제에 자원, 지명된 순간부터 국내에서의 황희찬선수의 신분은 프로 축구선수입니다.

어떤분이 프로선수가 구단의 소유물이냐?라고 반문하셨더군요. 

네, 맞습니다. 구단과 소속되어 있는 선수는 구단의 중요한 재산이며, 국제룰과 로컬룰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그 재산을 지키고 처벌할 권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이 로컬룰 상으로는 포항 소속이나 국제룰 상으로는 아마추어신분이다 라는 점을 악용해 드래프트에 응하고도 잘츠부르크로 야반도주한 황희찬선수가 비난받는 이유입니다.

선수 본인이 포항과 계약하겠다는 의사를 밝혀놓고 도망간 후 비난받자 되려 해당구단을 비난하며 직업 선택의 자유를 외치는 꼴이라니.

이 얼마나 이율배반적인 일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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