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 남자를 처음 봤던 때는 자기 전 양치질 할 때 였어.고개를 숙여 세면대에다 양치질한 물을 뱉고 거울을 다시 봤을때 거울속 웬 남자가 내 뒤의 욕조 안에 있는거야. 팔을 다리 근처로 꼬아 천천히 왔다갔다하고 있고 얼굴은 보이지 않았는데, 그걸 보고선 놀라 칫솔을 떨어뜨려 버렸어.정말 그 남자가 내 뒤에 있는지 확인하려고 뒤돌아봤더니 욕조는 비어있었지만, 다시 거울을 봤을 때 여전히 그 남자는 거울 속에서 왔다갔다 하고 있었어.
다음 날 아침 학교로 운전 해 가고 있을 땐 백미러에 그 남자가 내 차 뒷좌석에 앉아 있더라고.
이빨을 갈면서 귀를 가지고 놀고 있었는데, 또 뒤를 돌아봤을 땐 뒷좌석은 비어있고.
학교 수업이 끝난 후 화장실에 갔을때, 화장실엔 아무도 없었거든? 난 최대한 거울을 안 보려 노력했지만 호기심이 그런 노력보다 더 강하더라고. 그 남자가 거울 속에서 칸막이에 기대어 서 있었어. 팔을 꼬아 머리를 잡아당기고 있었는데, 다른 학생이 들어오자 사라져 버리더라. 내가 혼자 있을 때만 나타나는 거 같았어.
다른 사람한테 이 이야기 해 본적 없냐구?
없어. 왜냐면 난 내가 미쳐가고 있다고 생각했거든.
그 다음 주엔 최대한 거울을 무시하며 보냈어. 어쩌다 거울을 슬쩍 흘겨보게 됐을 땐 눈을 떼기 전에 그 남자의 얼굴까지살짝 보이더라니까.
그 남자는 항상 다른 자세, 다른 장소에서 엄청나게 이상한 행동을 하고 있었는데, 결국 내가 참다 참다 못 버티게 됐을 때화장실로 가서 거울 속 그의 눈을 노려보면서
“나한테서 꺼져! 네가 어떤 새끼든 날 좀 내버려둬” 하고 외쳤지. 그리고 그 이후론 한동안 안 보이더라구.
몇 일 뒤에8살짜리 내 여동생이 내 방으로 들어와서는 거울을 담요로 가려놓은 걸 보고서는 침대에 앉아 내 손을 잡으면서말하더라.
“오빠도 그 아저씨봤지?”
그 순간 소름이 돋았어.
“맞아 Emma.” 내가 대답했어. “그 남자 누군지 아니?”
Emma는 대답하기 전에 잠시 뜸을 들이더니
“그 아저씨는 모든 거울 속에 있어. 가끔은 안 보이기도 하고 숨기도 하고. 그 아저씨가 원할때만 나타나”“넌 어떻게 그런 걸 알아?”
고개를 끄덕이면서 내가 물어봤어. 이런걸 알아채기엔 Emma는 너무 어렸거든
내 질문에는 대답하지않고 계속 이야기 하는 말이
“그냥 그 아저씨랑 대화만 하지마.가버리라고도 하지말구. 그 아저씨랑 이야기 하지마. 안 그럼 그 아저씨 밖으로 나와”
“밖으로 나온다구?”
“내가 그랬거든. 이제 그 아저씨 내 방 에서 살고 있어. 매일 밤 의자에 앉아서 나 자는거 지켜봐”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그 남자가 날 보고있어.
내 방 구석에 앉아서.이제 그 남자는 더 이상 거울 속에 있지 않아.
그러니 그 남자가 너한테 모습을 보이거든, 그가 뭔 짓을 하던 간에, 절대로 말 걸지마
여기 있어. 나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