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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를 읽고
게시물ID : readers_1838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drought
추천 : 5
조회수 : 2441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5/02/05 20: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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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친구가 읽는 걸 보고 재밌냐는 물음에 긍정적인 답변이 돌아와서 서점에서 구입하게 된 책인데
어쩌다 보니 사고서 1년동안 책꽂이에 방치해 버렸네요 ㅎㅎ..
개학과 봄방학 사이의 짧은 일주일 간 문제집에는 손이 안 가서 1년만에 책을 잡았습니다.

일본 수필이고, 여태껏 취미나 특기 하나 없이 파견사원으로 일하며 겨우겨우 입에 풀칠만 하며 살아가던 주인공이
홀로 보내는 스물아홉 생일에 실수로 떨어트린 조각케익의 딸기에 집착하는 자신의 비참함에 자살을 시도하다 죽기가 두려워 실패하고
자살을 1년 뒤인 서른 살 생일로 미루고, 죽기 전은 화려하게 보내자! 라며 라스베가스에 가기 위해 돈을 모으는 내용입니다.

사실 제 나이대 학생들보다는 제목처럼 스물아홉±5살 정도의 나이에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주인공은 좋아하는 것도, 잘하는 것도 없지만 그래도 공부는 잘 했던 학생이 사회로 나가서 좌절감을 느끼는 인물 같았거든요.
솔직히 저는 남 이야기 보듯 읽었지만... 혹 주인공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이 읽는다면 크게 동기부여가 될 듯 싶습니다.




오늘 새벽 여섯시 사십 분에 집을 나서서 조용한 버스에서 먼 등굣길을 혼자 보내다보니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빠른년생이라 굳이 나이를 확실히 따져 보자면 올해 열 여덟살이지만 학교에서는 고등학교 3학년의 입장에서 있고,
내 주변 친구들도 모두 열 아홉살이니 솔직히 체감하기론 나는 올해에 열 아홉살인데, 내 꽃다운 1년은 공부로만 보내겠구나.. 하고요.

한국에서 태어나서 우리나라의 교육과정에 익숙해진 상태로 자라왔고, 그러다보니 대학과 수능은 큰 의미로 다가오게 되고
어떻게 보면 고삼때의 내 1년은 공부에 바치기로 스스로와 약속하고 체념한 지도 오래지만.. 생각과 현실은 차이가 있으니까요.

그래서 차라리 다르게 생각해보기로 했습니다! 학교 안에서의 열아홉 살과 년도상의 열아홉 살을 분리해버리는 거예요.
첫째로, 나는 고등학생으로서의 마지막 해를 어떻게 마무리하고 싶은가.. 를 생각하는 고3의 열아홉 살.
둘째로는 나는 내 년도상의 나이로의 열아홉 살을 어떻게 마무리짓고 싶은가! 이 때는 대학교에서의 1년을 보내고 방학중에 있겠군요.

첫번째보단 두번째의 마무리가 먼저 떠올랐어요. 작년에 교회 사람들과 유럽여행을 짧게 다녀온 적이 있었는데
평소에 펜드로잉 하는 걸 좋아해서 여행가서도 그림을 많이 그리고 싶었는데, 여럿이 바쁘게 움직이다보니 관광명소만 급히 보고
그림 그릴 틈도 없이 다음 장소로 이동해야 해서 아쉬움이 많이 남아 있었어요.

그래서! 대학생의 긴 방학 동안에는 혼자 유럽으로 여행을 떠나 드로잉노트 몇 권이든 원하는 만큼 꽉꽉 채워오고 싶네요.
와 이거 생각하고 나니 벌써부터 두근거려요! 저도 카운트다운은 책의 주인공처럼 스무살이 되기 전날의 11시 59분으로 맞출 거예요.
그리고...... 학생으로서의 마지막 날은 글쎄요, 수능 끝나고 나면 남아도는 게 시간일 테니 그 때 실컷 생각해 보렵니다.




아침에 책꽂이에서 충동적으로 빼서 가방에 넣고 온 책인데 우연찮게도 오늘이 제 생일이네요.
책에서 공감대를 형성할 순 없었지만 열아홉 살 생일에 공부가 아닌 또다른 목표를 설정하게 해 줬다는 점에서 고마움을 느낍니다.
2017년 2월 4일 11시 59분에는 유럽 어딘가에서 드로잉노트 마지막 장을 채우고 있었으면 좋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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