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 저녁 나절에 그 글을 읽고 한 마디 쓰고
다시 돌아와서 나머지 댓글을 읽고 맥주 한캔 들고 한 마디 더 쓰겠소.
본인은 여군들과 같이 생활도 했었던 카투사병 출신이오.
패미니즘과 마초이즘.
둘 다 나쁜 말은 아니오.
하지만 특히 우리나라에선 이 두 단어가 어쩌다가 극렬의 의미를 띄게 돼었는지 모르겠소.
아마 우리나라 사람들의 흑백정서가 그 바탕이 된 것 같소만...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그 글에서 가장 중점적인 사안이었던 두 가지.
1. 날라리 여군
2. 망할 김대중
이 두 가지에 대해서만 쓰도록 하겠소.
1. 날라리 여군
짧은 댓글에서도 언급했었지만, 고문관은 어디를 가도 있는 법이오.
남자라면 누구나 술자리에서 터져나오는 군대 얘기들 (하물며 카투사인 본인까지...)
그 중에서 빠지지 않는 얘기가 각자가 겪었던 고문관들의 얘기요.
정말 다양한 고문관이 있고, 또 다양한 거짓말로 빠져나가는 사람도 참 많소.
그 글에서 묘사된 그런 종류의 여군이 바로 이런 고문관 되겠소.
모든 여군이 그랬다면 아예 훈련이 없으면 없었지, 빠진 여군만 말할리가 있겠소?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 멀리 있는 게 아니라오.
2. 망할 김대중
이건 뭐, 너무나 극명한 얘기라 별로 언급할 가치도 없는 얘기같소
이 말을 한 화자도 (글쓴이의 친구) 자신이 겪은 것만을 갖고
모든 것을 평가하려고 하는 이기주의의 전형으로 보입니다마는...
여자를 군에 들인 건 절대 잘못된 일이 아니오.
남녀 평등을 위해선 당연한 일이 아니겠소?
물론 정말 제대로 된 평등을 위해서라면 여자도 사병으로 입대를 하는 게 맞는 얘기겠지만
솔직히 난 지금의 우리나라 군대 막사에 내 아내를 재우고
그런 생활을 겪게 하고 싶지 않소.
여자도 남자처럼 군대 가라고 외치는 남자분들...
정말 진심으로 당신들 어머니와 딸이 그런 일을 겪었으면 하는 생각인거요?
본인이 보기엔 '나도 당했으니 너도 한번 겪어봐라'의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것 같소만...
본인 생각에 진정 남녀 평등을 위해선,
모병제로 바뀌고 군인에 대한 처우가 향상된 이후 남녀 모두의 장교, 부사관, 사병 입대를
허용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보오.
자...
본인, 카투사라고는 하지만 석달에 훈련 네번가고
밤, 낮, 새벽 근무를 밥 먹듯이 번갈아가며 하는 전투헌병이었소.
물론 2사단 보병만은 못하겠지만, 카투사 중에선 굴렀다면 굴렀소.
지금도 항상 하는 소리지만, 내무 생활은 훨씬 편했지만
훈련만큼은 웬만한 국군 부럽지 않게 다녀왔소.
이쯤되면 한 마디씩 나오겠지만, 군대는 내무생활이 더 힘들다고들 하오...
왜?
다들 알겠지만 군인은 사람 죽이는 기계요.
따라서 훈련과 전투가 우선이지 각잡고 후임병 굴리고 칼잠 자는 게 중요한 게 아니란 뜻이오.
하지만 우리나라 현실은 그렇지 못하오.
훈련은 대충 하더라도 사단장 방문 때 연병장 광내는 게 더 중요한 것이 우리나라 군 현실이오.
이런 꼴 보기 싫으면 모병제를 해야 하오.
비싼 병력에게 청소를 시키는 상급자는 있을리가 없으니까.
각설하고... (는 싶지만 문제가 너무 많기 때문에 자주 삼천포로 빠지오...)
본인 여군과 같이 근무했고, 소대장이 여성인 경우도, 직속 후임이 여성인 경우도 있었소.
본인이 훈련을 나가면 기본으로 드는 총기가 둘, 위치에 따라선 3개까지도 드오.
먼저 m9 권총, m249 (k-3) 기관총, mk 19 유탄발사기 (k-4) 되겠소.
후임이 들 무기가 많은 건 당연지사고 본인 후임이었던 여군도 물론 다 들고 다녀소.
남들 하는 일 다하고, 아주 성실한 여성이었고, 백인이었소.
또 다른 후임 미군 남성이 있었소. 백인이고 키도 크며 몸과 힘도 좋았소.
물론 일도 잘하고 사람들의 신망도 두터웠소.
그때 소대장이 흑인 여성이었소. 남들 일할때 빠지고, 힘들일 빠지고, 누구나가 싫어하는 부류였소
...
하지만 누구도 본인 후임들이 백인 여성이라서, 혹은 백인 남성이라서 잘하고
소대장이 흑인이라서, 여성이라서, 혹은 장교라서 양아치라는 말은 하지 않았소.
아니, 그럴 생각을 할 이유도 느끼지 못했소.
누가 어떤 짓을 하고 어떤 행동을 했던 간에 그 사람 개인의 문제일뿐
그 사람이 대표하는 어떤 부류를 대신할 수 없소.
부시가 꼴값을 떤다고 미국 어딘가 시골에 사는 토마스가 꼴값을 떨고 있지 않듯이
그 훈련소에서 땡땡이를 치는 여군이 있다 한들, 모든 여군이 다 그렇지는 않다는 뜻이오.
이것저것 할 얘기는 많았는데, 한잔 더 걸친 맥주에 전혀 종합이 안 되고 있소.
철썩같이 얘끼하면 찰떡같이 알아들어주길 바라오.
마지막으로 한 마디.
페미니즘은 여성 우월주의가 아니오. 여성도 동등한 인격체라는 평등주의가 기본 정신이오.
흔히 페미라고 부르며 욕하는 분들... 그대들이 지칭하는 소위 극렬 페미는
페미니즘이 아니라 그냥 여성 우월주의자일 뿐이오.
그들을 욕하며 평등을 위해 노력하는 다른 평등주의자 남녀를 욕하진 마시오.
새벽에 한 마디 했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