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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일석 전 기자 페북..비판적 지지와 팔랑귀
게시물ID : sisa_95837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스플리건
추천 : 30
조회수 : 1301회
댓글수 : 23개
등록시간 : 2017/06/17 23:41:33
돌 맞는 우리 편 놔두고 저쪽으로 가서 같이 돌 던지는 겁니다. 라는 말이 확 와닿네요..



고일석1.PNG


<비판적 지지와 팔랑귀>

저는 비판적 지지라는 것을 나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대단히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경우 도종환 장관의 경우는 정말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비판을 접할 수 있었고, 아마도 최소한 걱정했던 것 만큼의 이상한 일을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같은 프로 쉴더도 내부에서 비판하는 분들이 있어야 제대로 된 쉴드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주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언론에 나오는 딸랑 몇 줄 의혹을 가지고 진위 여부, 맥락 등은 안중에도 없이 너무도 쉽게 입장을 정하고 비판이라는 것을 하는 행위입니다. 이것은 비판도 아니고, 비판적 지지도 아닙니다. 이것은 작은 일에 이랬다 저랬다 하는 그냥 팔랑귀입니다.

비판이란 게 쉬운 게 아닙니다. 좀 심한 예를 말씀드리면 지난 대선 때 송민순 전 장관 까려고 (다행히 관심 분야라서 재미없지는 않았지만) 560쪽에 이르는 "빙하는 움직인다"를 다 읽어야 했습니다. 물론 누구나 이렇게 할 수는 없겠지요. 그리고 불쑥뿔쑥 터지는 인사 관련 의혹은 부지런히 관련된 논의와 정보를 찾고 싶어도 그 정보라는 게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일단 사실이 아닐 수 있다는 전제 하에 알아볼 만큼 충분히 알아보고 조금 생각을 숙성시킨 뒤에 비판을 하든 뭘 하든 하는 게 좋겠지요. 주로 그런 의혹을 터뜨리는 자들의 속성을 지난 십수년 간 뼈에 못이 박히도록 경험했으면서도 뭐 하나 나오면 "이거 안 되겠네!" 하면서 바로 반응하는 건 비판도 아니고 그냥 내지르기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이런 내지르기는 야당에 언론에 십자포화를 퍼붇기 시작하면 "이러다 난리 나겠네. 알아서 그만 두든지 해야지. 검증한다는 놈들은 뭘 하고 있는 거야?"라는 무책임하기 이를 데 없는 자칭 "충고성 비판"으로 발전합니다. 비판이랍시고 하는 게 비판이 아닌 것과 마찬가지로 이것은 충고도 아닙니다. 돌 맞는 우리 편 놔두고 저쪽으로 가서 같이 돌 던지는 겁니다.

우리가 대통령을 지지하고 민주당을 지지하는 게 프로야구팀 응원하는 것과는 조금 다르죠? 우리의 삶과 우리 공동체의 미래를 진지하게 염원하고 갈망하는 것입니다. 얘기하고 싶은 거 한 템포 죽일 수만 있어도, 저들의 십자포화에 지레 겁먹지 않을 수만 있어도 우리가 대통령을 지지하고 민주당을 지지하는 것을 통해 얻고 이루고자 하는 것을 성취할 수 있는 힘은 수십 배 커집니다.

말 그대로의 충실한 비판 말고, 기사 쪼가리에 흥분해서 마구 내뱉고, 일단 내뱉었으니 그냥 밀고 나가고, 그냥 밀고 나가기 뭐 하니 더 세게 욕하고, 자꾸 이러면 우리의 뜻이 아무리 원대해도 우리는 그냥 오합지졸 되는 겁니다.

p.s.

따로 글을 올리기는 그렇고 그냥 덧붙여서 한 말씀 드리면, 니네가 과거 정권에서 위장전입 문제 같은 거 나왔어도 이랬냐, 박사모와 다를 게 뭐가 있냐, 이런 소리 많이 들으시죠? 누가 이렇게 묻지 않아도 스스로 내면으로부터 이런 자문을 하시는 분도 있을 겁니다.

글쎄요... 저는 일단 지난 정권에서 위장전입 하나로 죽네 사네 하는 꼴을 본 적이 없어서 그때 어떻게 했느냐는 질문은 의미 없다고 보구요. 박사모와 다른 게 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박사모가 무슨 짓을 어떻게 했는지 관심가져 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습니다만, 역시 마찬가지로 박사모가 위장 전입 하나로 죽네 사네 하는 꼴을 보고 쉴드치려고 덤빈 적은 없었을 겁니다. 그런 일 자체가 없었으니까요.

우리도 부동산 투기를 위한 위장 전입에, 병역 회피에, 빼도 박도 못하는 논문 표절에, 그냥 지들이 거짓말이라고 우기는 거 말고 진짜 거짓말에, 이런 의혹이 겹겹이 쌓여 있는 후보자가 나오면 우리가 어떻게 하는지 한 번 살펴보죠. 그럼 아마 비교가 될 겁니다.

출처 https://www.facebook.com/goandgo1/posts/1484857748245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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