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엄마 아빠 놀이 제가 청운의 꿈을 잠시 접고 휴학을 했을 때의 일입니다. 대학교 2학년 때 스스로 돈을 벌어 학비를 마련하겠다는 야심있는 다짐 속에서도 알바 자리를 구하기가 쉽지가 않았죠. 그러던 중 평소 알고 지내던 분이 지방에서 어린이집을 하셨는데 보조 교사로 일할 것을 제안하셔서, 마땅이 일 할 곳을 찾지 못하던 저는 흔쾌히 승낙했습니다. 어린이 집은 지방에 있었기 때문에 저는 그 집에 함께 살면서 신세를 지기로 했습니다. 그 집에는 당시 다섯 살, 세 살짜리의 여자 아이가 있었습니다. 저는 돈 한 푼 내지 않고 그 집에 얹혀 지내는 상황이였기에 시간만 나면 그 아이들과 놀아줌으로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려 애썼습니다. 그러던 중 바로 오늘의 사건이 터진거죠.ㅋㅋ 어느날 다섯 살짜리 아이가 제게 호랑이 놀이를 하자며 제 방으로 들어왔습니다. 그 여자 아이는 언젠가 저희 집에 놀러와서는 "선생님 집은 왜 이리 누추해요?"라는 질문으로 제게 큰 상처를 안긴 전적이 있었기에 저는 좀 경계를 했습니다.ㅎㅎ 호랑이 놀이라는 것은 생각보다 혹독한 것이었습니다. 선생님은 사람, 자기는 호랑이라며 저를 물어 뜯고 깨물고 심지어 머리를 잡아채어 흔들고 야단이었습니다. 그 아이는 저에게 평소 악한 감정이라도 있었던 것처럼 호랑이 놀이에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처음에는 "아이 무서워~" "사람 살려요~" 하며 함께 장단을 맞춰 주었는데 나중에는 이 사태가 장난이 아님을 몸으로 느끼며 도저히 못하겠다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그 아이는 많이 실망한 듯 보였으나 이내 포기를 하더니 그럼 엄마 아빠 놀이를 하자고 제안을 하더군요. 엄마 아빠 놀이는 모든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그 놀이가 아닙니까? 저는 생명의 위협을 느꼈던 아까의 그 놀이가 아님에 안심하며 그러자고 했고 그 아이는 자기의 동생도 있어야 한다며 부르더군요. 엄마 아빠 놀이에는 엄마, 아빠, 아이가 있어야 하니 그러겠지 하며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죠. 그러나 그 아이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동생은 엄마, 선생님은 아빠, 나는 호랑이" ㅋㅋ * 퍼옴 관련으로 문제가 생길 시에 삭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