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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 뒤로 털썩 밧줄이 날아왔다
게시물ID : lovestory_7189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에바스
추천 : 1
조회수 : 44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2/07 20:22:15

아무소리도 없이 말도 없이

등 뒤로 털썩

밧줄이 날아와 나는

 

 

뛰어가 밧줄을 잡아다 배를 맨다

아주 천천히 그리고 조용히

배는 멀리서부터 닿는다

 

 

사랑은, 호젓한 부둣가에 우연히,

별 그럴 일도 없이 넋 놓고 앉았다가

배가 들어와

던져지는 밧줄을 받는 것

그래서 어찌할 수 없이

배를 매게 되는 것

 

 

잔잔한 바닷물 위에

구름과 빛과 시간과 함께

떠 있는 배

 

 

배를 매면 구름과 빛과 시간이 함께

매어진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사랑이란 그런 것을 처음 아는 것

 

 

빛 가운데 배는 울렁이며

온종일 떠 있다

 

 

 

 

-장석남, 「배를 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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