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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 나요!!!!!
게시물ID : boast_1325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굶지마쫌
추천 : 3
조회수 : 488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5/02/08 00:53:08
재작년 여름 즈음, 고게에 익명으로 냄새 맡고 싶다고 글을 올린 적이 있어요.
 
정식으로 용어가 존재하는 진 잘 모르겠지만 후천적으로 후각이 상실 됐다고 해야하나..
정확한 원인은 모르겠지만 아마도 중학교 즈음부터 발병한 비염이 원인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네요.
중고등학교를 거쳐 대학 졸업을 앞 둔 지금까지 근 10년가량을 냄새 없이 살아왔어요.
 
후각장애란 게 감기때문에 일시적으로 생기기도 하는 거라 은근히 흔하기도 해서
다른 감각장애에 비해 주변인들이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면도 있었죠.
 
그런데 사실 전 엄청 스트레스 받고 그랬거든요..
학생 땐 주변 애들이 무슨 냄새 난다 그러면 나한테서 나쁜 냄새가 나나 싶어서 괜히 위축된 적도 많았고
가스불 켤 때면 항상 비가 오든 눈이 오든 바람이 불든 간에 얼어죽을 것 같아도 창문 활짝 열고 5분 가량 환기시키고 켜고 그랬어요.
가스 터질까봐..
 
서론이 길었네요;
 
그래서 본론을 말씀드리자면ㅋㅋㅋ저 이제 냄새나요!!
재작년 그 글 쓰고나서 다른 병원 가서 시약 같은 걸로 다 검사받고 스테로이드 칙칙이(?)도 뿌리고
식염수 세척도 꼬박꼬박 하고 그럭저럭 살았는데(?)
지금으로부터 멀지 않은 작년 말부터 스물스물 냄새의 기운(?) 같은 게 느껴지는 거예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슨 사혼의 구슬조각도 아니고ㅋㅋㅋㅋㅋㅋ아 뭐라 표현할 길이 없네요.
음.. 냄새가 나는 듯 안 나는 듯 애매한..? 시각으로 치면 저 편에 뭔가 보일락말락? 하는 느낌요!
것두 샤워 막 하고나서 촉촉하고 뻥뻥 뚫린 코 상태로만 가능하긴 했지만 그래도 너무 신나는 거예요.
엄마가 김치찌개 끓이는데 그 냄새가 2미터 떨어진 거리에서 맡아져서 순간 놀라서 막 킁킁거리면서 엄마엄마엄맘마마마ㅏ!!!대박!!!냄새!!1!!!이러고ㅋㅋㅋㅋㅋㅋ
 
그렇게 띄엄띄엄 냄새가 나기 시작했는데 막 선명하진 않지만..그래도 내가 냄새를 맡고 있긴 하구나 인지할 정도니까 장족의 발전이죠!
냄새 맡을 때 처음 한번이 강렬하고 금세 애매해지는 식인데 아직 제 방에서 부엌의 찌개냄새를 맡는 건 무리지만 그래도 신나요ㅎㅎ
감각이 돌아오고 있다는 게 진짜 눈물나게 좋은 거 있죠..
얼마 전엔 엄마가 저녁 때 냄비를 뙇!하고 여는데 불고기 냄새가 쫘르르 나는 게 너무 감동인거예욬ㅋㅋㅋㅋㅋ혼자 막 흥분해서 가까이 코 갖다대고 킁킁거리고 행복해했어요.ㅠㅠ...
아 진짜 전 그래도 맛은 잘 느낀다고 생각했는데 그전 글에 달렸던 어떤 분 말씀처럼 냄새 맡으면서 먹으니까 막 신세계가 펼쳐지는 거 있죠!!!
그래서 5일 간 삼시세끼 불고기만 먹고 있어욬ㅋㅋㅋㅋㅋㅋ
 
무튼 너무너무 행복해요!
아직 아빠 담배냄샌 못 맡지만 계속 나아지겠죠? 이제 저도 좋아하는 향수 골라서 뿌리고 막 그럴 수 있겠죠?
아 정말 그동안 혼자 맘고생 한 거 다 잊혀질 것 같아요.ㅎㅎ
저보고 후각세포가 다 죽었니 어쨌니 냄새를 이젠 못 맡을 것이니 하면서
제대로 된 검사도 안 해주고 자기맘대로 진단 내려서 맘 고생하게 한 모 이비인후과 의사쌤이 원망스럽긴 하지만....
그래도 이젠 누가 뭐래도 다 좋아요ㅋㅋㅋㅋㅋㅋ저 이제 냄새나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신남!!!!!!!!!!!!!!!!!!9)>ㅁ<)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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