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맘때쯤, 28살의 저는 모쏠임을 스스로 저주하며 자신에게 선물하는 발렌타인 초콜렛을 준비했었습니다.
그리고 그때의 그 영엄한 기운덕분인지 올해는 작년과 다르게!
29살의 솔로 발렌타인을 앞두고있습니다.......
올해도 홀로 울지 않기위해 작년과 동일한 얼그레이 파베초콜렛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토요일전까지 평일엔 만들기 힘들고, 오늘 밖에 시간이 없네요.
모든 레서피가 동일하므로 자세한 설명은 과감히 생략하겠습니다.
절대 눈앞이 물기로 흐려져서가 아닙니다. 염치없는 재탕입니다.
조리용 초콜렛 - 다크 750g, 밀크 375g,
생크림 (액상, 휘핑하지 않음, 냉장고에 차게 보관) - 500ml (양을 더 줄여 질퍽거림을 줄여도 좋을듯 합니다.)
(초콜렛과 생크림은 2:1이 아닌 2.25:1 정도가 잘 굳는 것 같습니다. 버터랑 꿀도 넣어야하니)
꿀 - 밥숟가락으로 2~3스푼 (요리당이나 물엿, 올리고당 가능)
버터 - 20~30g (저는 25g)
얼그레이 티 - 티백 2~3봉지
코코아가루 - 100g 이면 1kg 이상의 초콜렛을 조각내서 가루범벅을 하고 떡을 치고도 남는 듯 합니다.
녹차가루, 그 밖의 가루류
초콜렛을 굳힐 사각 틀
굳힌 초콜렛을 쉽게 꺼내게 해주고, 습기를 막아주는 소중하고 고마운 랩
외로움과 분노로 1년더 발효시킨 쏠로력(力)
다크초콜렛과 밀크초콜렛을 2:1로 중탕가열해줍니다.
생크림은 약불에 천천히 가열할 준비를 해줍니다.
올해는 코코아가루 말고도 다른 가루옷도 입혀볼까 생각중입니다.
녹차라떼 만들어 먹던 녹차가루와 라스베리 맛 가루 요거트를 사용해보기로 했습니다.
얼그레이 티의 티백입니다. 요 제품은 가루가 아주 고와 나중에 따로 걸러내줄 필요가 없어 좋습니다.
그리고 향긋한 버터도 준비합니다.
생크림을 약불로 살살 가열해줍니다. 얼그레이티를 붓고 끓기 직전까지 가열합니다.
얼그레이 특유의 향이 은은하게 퍼져나갑니다.
온도가 올라가면 꿀과 버터를 넣고 잘 섞어줍니다.
중탕가열한 초콜렛이 녹아가기 시작합니다. 조금씩 휘젓휘젓 해줍니다.
생크림은 끓기 전에 불을 끄고 놔두었다가 녹기시작한 초콜렛에 부어줍니다.
천천히 휘젓휘젓 하면서 중탕가열을 계속해줍니다. 아름다운 갈색빛깔이 반짝거리고 달콤한 향도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덩어리진 것 없이 잘 녹았는지 확인해줍니다.
틀에 랩을 주름지지 않게 잘 씌우고 그 위에 초콜렛을 부어주었습니다. 초콜렛이 굳고 나서도 양갱처럼 끈적하고 잘 떼어지지 않기 때문에 랩이나 다른 포장을 먼저 두르고 붓는 것이 편합니다.
모쪼록 이상태로 냉장실에 보관하여 3~5시간 이상을 굳혀줍니다. 냉동실이 아닌 냉장실입니다.
이 다음은 잘 굳힌 초콜렛을 사각형으로 조각내어 코코아 가루등을 골고루 묻혀주면 완성입니다...만,
한참 초콜렛을 자르다가 제작과정중에 물이 들어가서인지 지나치게 질퍽거리는 초콜렛에 그만 이성이 나가버리고 말았습니다.
엉망진창으로 잘려서 그냥 장갑끼고 손으로 동글동글 공을 만들어 대충 완성시켰네요.
손재주가 좋고 차분하신 분들이라면 더 예쁜 모양으로 완성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아무튼 이렇게 다가오는 토요일을 버틸 수 있기를 기원해봅니다.
비슷한 처지이신 분들 모두 좋은 소식 있으시길 바랍니다.
제게도 누군가에게 손수 만든 음식이나 선물을 기쁜마음으로 전달해줄 수 있는 날이 오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