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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에게 드리는 꿈(15-4)
게시물ID : lovestory_9594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낭만아자씨
추천 : 1
조회수 : 18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4/12/26 10:2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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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

  그대에게  드리는 꿈


    15. 북소리(4)



 히로히토가 아베 겐키 내무상을 바라보았다.

 “이시이 장군은 입국했소?”

 “아니옵나이다, 폐하! 그것이......”

 “무슨 말이오?”

 “조센징놈들이 이시이 장군까지 붙잡고 있다고 하옵나이다, 폐하!”

 “이시이 장군까지? 큰일이로군!”

 아베의 말에 히로히토는 된 신음을 삼켰다.

 “그건 조센징놈들의 거짓말일 것이옵나이다, 폐하. 이시이 장군은 쉽게 잡힐 사람이 아니옵나이다. 잘 피신하고 있을 것이옵나이다.”

 히로히토를 안심시키려고 스즈키가 한 말이었다.

 왜국 정부는 신문과 방송들에 대한민국의 상황에 대해서 일절 언급하지 말 것을 지시했다. 그리고 관리들을 총동원해서 질서를 유지해 줄 것을 선전하기 시작했다. 어떻게든 왜인들이 한국인들에게 위해를 가하지 못하게 막아야 했다.


 당황한 것은 미국도 마찬가지였다. 경성방송을 통해 총독 아베가 항복을 했다는 보고를 받은 트리탄 대통령은 회의를 소집한 후 바로 스티븐스를 호출했다.

 “어떻게 된 거요?”

 “그게 그러니까......”

 탁자를 치며 화를 내는 트리탄 앞에서 OSS 스티븐스 국장은 어쩔 줄을 몰라하고 있었다.

 “국장은 도대체 뭐하는 사람이요, 조선에서 무장투쟁을 준비하는 것도 모르고?”

 “그런 보고는 받은 적이 없어서......”

 스티븐스가 말꼬리를 흐렸다.

 “조선 책임자는 누구요?”

 “헤라클레스입니다, 각하.”

 “헤라클레스가 누구요?”

 설명을 들은 트리탄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런 헤라클레스가 한국 내의 상황을 알면서도 보고를 하지 않았다면 문제는 심각했다. 스티븐스는 트리탄의 심중을 간파하고 얼른 말을 꺼냈다.

 “염려하실 것 없습니다. 그자는 보수만 주면 뭐든 하는 철저한 미국인입니다, 각하.”

 “그자가 아니면 조선의 정보는 알 길이 전혀 없는 것이오?”

 “예. 현재는 그렇습니다, 각하.”

 “정보 채널을 그렇게 단선으로만 열어 놓으니 이런 일이 생기는 게 아니요?”

 “조선은 다른 곳과 달리 일본이 워낙 악랄하게 설치는 까닭에......”

 “그자가 정보를 알고도 보고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니요, 제 나라라고?”

 “그렇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자는 명령이라면 제 부모도 죽일 자입니다. 지능을 갖춘 살인기계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입니다. 제 말을 믿으십시오, 각하. 그러지 않아도 헤라클레스에게 상황을 파악하라는 전문을 보냈으니 곧 전말을 알게 될 것입니다, 각하.”

 부정도 긍정도 아닌 표정으로 트리탄은 스티븐스를 바라보았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일본은 도대체 언제 항복할 것같소?”

 “아직은 오늘 내일 하고 있습니다, 각하.”

 “그럼 일본보다 조선에 먼저 상륙해야 되는 건가?”

 “그게 좀 곤란한 문제가 있습니다, 각하.”

 “......”

 “소련이 문젭니다. 어떻게 나올지 아직은 가늠할 수가 없습니다, 각하.”

 “소련은 이미 한반도에 진격하지 않았소?”

 “예. 청진을 접수하고 남하 중이라는 정보가 있습니다. 그러나......”

 “어쨌든 소련도 신탁통치를 강행하지 않겠소?”

 “그것이...... 상황이 워낙 급변한 탓에......”

 “그것 참...... 소련에서 별다른 연락은 없소?”

 “예. 아직까지는 없습니다, 각하.”

 “그것 참...... 우리가 먼저 협약대로 강행하자고 하기에는......”

 “그리고...... 또 곤란한 문제가 있습니다, 각하!”

 “또 뭐요?”

 “조선이 이시이를 확보했다는 정보가 있습니다.”

 “이시이라면 이른바 세균전 프로젝트라 하는 것 말이오?”

 “예. 각하!”

 “그자가 소련으로 넘어가면 큰일 아니오?”

 “어떤 일이 있어도 막겠습니다, 각하!”

 “그것 참!”

 트리탄은 깊은 고민에 빠졌다.


 여운형을 비롯한 건국연맹 지도부는 직접 소련 영사관을 방문해 감사를 표명하고 소련군의 철수를 공식 요청했다. 영사 골돌린은 즉각 네멘스키에게 보고했다.

 스타로프는 12일 밤 늦은 시간에 KGB 의장 두옌코프에게 대략의 상황을 구두로 보고받았다. 아침에 외무상 네멘스키에게서 한반도 전략에 관한 보고를 받은 스타로프는 회의를 시작하기 전에 두옌코프를 따로 불렀다.

 “이번 사태를 주도한 자들이 누구요?”

 “여운형이 주도하는 건국연맹이라고 합니다, 각하!”

 “알 만한 인물이로군. 그러면 별로 염려할 것이 없겠구만. 우리 사회주의자 판이 된 것 같으니까.”

 “그렇습니다. 현재로는 좌파가 그룹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는 합니다, 각하!”

 “조선도 당을 재건하지 않았소? 참, 그 일은 어떻게 된 거요?”

 “당도 재건했고, 그 일도 해결됐습니다, 각하!”

 “좋소. 신속하게 조선공산당을 지원하시오. 그래야 우리가 준비한 인물을 빨리 부각시킬 것 아니오. 그리고 미국의 동향은 어떻소?”

 “미국에 대한 정보는 아직 접수된 게 없습니다. 그리고 지금 워싱턴은 자정이 넘은 시각입니다, 각하!”

 “그리고 조선의 인민들이 우리 군대의 철수를 바란다는데 어떻게 생각하시오?”

 “조선의 요구를 들어줄 필요가 없는 것이지요. 더이상 진격은 하지 않더라도 철수를 할 필요는 없습니다, 각하!”

 “철수할 필요가 없는 이유를 대보시오.”

 “그게......”

 두옌코프는 그만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스타로프는 일어서서 회의장으로 향했다. 두옌코프는 충성심 하나는 대단하지만 역시 너무 단순했다. 마음에 들지 않았다. 네멘스키가 스타로프에게 다시 다가와 귓속말을 했다.

 “각하, 조선이 이시이를 확보했다고 합니다.”

 “정말이오?”

 “예. 확실한 정보라 할 수 있습니다.”

 “그자가 미국에 넘어가면 큰일 아니오. 우리가......”

 “알겠습니다, 각하. 그렇게 조치하겠습니다.”

 스타로프가 좌중을 둘러보았다.

 “내 생각에는 회의를 할 것도 없을 것 같은데 더 좋은 의견들이 있나 해서 불렀으니 의견들을 제시하시오.”

 모두들 조선에서의 철수는 말도 안 된다며 웅성거렸다. 네멘스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6월부터 연합국들과의 강화조약체결을 중재해 줄 듯 말 듯하며 끌어오므로써 결과적으로 왜국에게 결정적으로 물을 먹인 장본인이 네멘스키였다. 스타로프에게 능력을 인정받아 최근 들어 발언권이 눈에 띄게 세어지고 있었다.

 “제 생각은 좀 다릅니다. 아직 일본이 항복을 하지 않았습니다. 수일 내에 항복은 하겠지만 본토에 있는 병력만 해도 엄청나게 많습니다. 이들을 다 무장해제시키자면 제법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그만큼 미군이 조선에 상륙할 시간이 지체될 것이라는 이야깁니다......”

 “꼭 그렇지만도 않소. 일본 본토와 한반도에 동시에 상륙할 수도 있지 않소?”

 두옌코프의 즉각적인 반박이었다. 네멘스키는 개의치 않고 이어나갔다.

 “미국은 지금 일본의 항복을 받아내야 하는 입장입니다. 그렇지 않고는 조선에 상륙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다면 우리와의 협약을 이행하지 않는 것이 됩니다. 우리가 만주와 조선의 일본군을 치는 대신 일본 본토를 미국에 넘겨줬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지금 미국보다 훨씬 유리한 고지에 있습니다. 미국이 일본의 항복을 받아내고, 조선에 상륙하려면 적어도 며칠은 걸릴 것이 아닙니까. 거기다 조선은 총독부와 조선군의 항복을 받아냈습니다. 사실상 자력으로 독립을 쟁취했고 더이상 일본의 식민지가 아닙니다. 신탁통치를 당할 명분이 제거된 것이지요. 이제 미국은 조선에 대해 아무런 권리도 없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소련은 조선의 일부지역에 진격해 일본군을 섬멸하고 조선의 독립을 직접 도와줬습니다. 이렇게 된 상황에서 미국은 대원수 각하의 위대한 영도 아래 세계혁명을 착착 진행해 초강대국이 된 우리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미국은 이제 우리의 적수가 아닙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네멘스키는 스타로프 쪽을 바라보며 웅변을 하다시피했다. 박수가 터져나왔다. 스타로프는 목을 약간 뒤로 젖히고 고개를 끄덕였다. 조선은 생각지도 않고 있다 얻은 빵이었다. 그러나 그것도 순전히 자신의 능력으로 얻은 것이라 믿었다. 조선의 분할신탁통치를 성사시켰을 때 소련이 강대국이 된 것을 실감했다. 자신이 군사력을 이만큼 강화시켜 놓지 않았다면 어림도 없었을 일이다. 아직도 러시아제국이었다면 미국이 양보를 해줬겠는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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