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그라드는 생명의 불꽃 앞에서 울지 마라

떠날때에 아름답다 말하지 마라 

죽음은 초라하고

생명은 고통이다

지금 오고 있는것은 아픔이고

아직 오지 않은것은 절망이다

눈물은 그 무엇도 씻어주지 못하고

후회는 그 무엇도 돌려주지 못한다

희망은 사치이고

이상은 거짓이다

모든 겹겹이 쌓여진 진실과 거짓을

하나하나 벗겨내어 

세상 앞에 거친 속살을 드러내고

조각조각 도려내어

 

가장 끔찍한 모습을 비참함의 등불로 밝혀라

그리하여 네 모든 치욕을 기꺼이 내보여라  

타다만 눈물이 네 가슴을 저미고

남은 생명으로 마지막 이성의 끈을 태워도

결국 부서져내리고 귓가를 스치는 미풍에 

그 작은 손짓마져 사그라져 버려도

그러나 너는 살아갈 것이다

공연히 오지 않은 걸음을 기다리지 마라

이미 지나간 낡음을 세지 마라

가장 낮은 곳에서 다시 한 번 일어서라

모든 아픔을 밝혀라

비단 기울고 있는 것은 그림자 뿐만이 아니리라

오늘도 저 태양이 저물고 있음을 기억하라

가장 어두운 곳에서 가장 찬란한 고동이 울려퍼진다

이제야 문득 찾아온 귀객들을 맞이하라

가장 가슴아픈 미소로 그들을 보듬어라

그리하여 너는 다시 살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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