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나와 사는 동안은 작업실로 쓰며 드나들었지만
원래는 우리집인 내 방
before부터 갑니다
낡은 실크 벽지, 촌스러운 노란색 장판, 너저분한 행거와 무식한 크기의 원목 장롱 + 결정적으로 혼돈의 어지르기 스킬
그림쪽 일을 하는 사람이 이렇게 살아도 되겠나! (웬지 작업공간에 감각이 있어야할것만 같아)라는
미묘한 열등감과 자존심 비슷한 것이 예전부터 있었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을 댈지 몰라 10년간 방치만 해두었던 내 방을 드디어 리모델링해보기로 했습니다
(저는 인테리어 전문가도 아니고, 오래 공부를 해 왔던 것도 아닙니다.
따라서 여기서 제가 택한 모든 방식과 순서는 지극히 주관적임을 밝힙니다.)
대략 가로세로 각각 3미터, 천장이 2M 정도의 방이예요.
인테리어에 있어 가장 기초적인 부분인 공간 정리부터 시작!
문에서부터 책장, 침대, 작업대, 행거, 거울, 화장대겸 옷장
가구 구성이 굉장히 단촐하죠?
가상 인테리어 시뮬레이션을 제공하는 사이트에 들어가서(검색하면 쉽게 나와요!)
꼼꼼히 방의 가로세로 너비, 높이를 재 실측사이즈와 동일한 크기의 방을 모델링하고 방에 들어갈 가구들을 배치해줍니다
가볍게 보이지만, 가구간의 거리나 채광 등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눈대중으로만 하다간 자칫 커다란 맹점이 눈에 띄기 때문에 아주 중요한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미세하게 들어맞지 않는 가구 배치와 공간 활용도가 사람을 얼마나 짜증나게 하는지 아시죠!!!)
저 같은 경우는 여기서 공간만 차지하던 엄청난 크기의 나무 장롱과 작은 cd장을 빼고, 가구를 재배치.
최소한의 가구만 남기고, 채광과 동선을 고려한 가장 최선의 배치방법
사람마다 베스트가 다르겠지만, 공간을 최대한 넓게 쓰기 위해서는
저 캡쳐본처럼 여유공간을 직사각, 정사각 공간으로 짜는 것이 가장 좋은 것 같습니다.
그다음은 '어떻게 바꿀것인가'의 구체적인 단계!
방의 메인 컬러 잡기.
개인적으로 착장에 메인컬러는 3가지 이하로 잡는게 좋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이것을 방에도 똑같이 도입을 하여 주된 색상을 3가지 톤으로 잡기로 결정!
그리하여 정한 컬러는
그린, 화이트, 우드.
일단 기본적이지만 가장 커다란 변화를 줄 수 있는건 벽지와 바닥재이기 때문에
벽지는 화이트(미색)
장판은 우드(책상, 책장 톤과 비슷)
나머지 패브릭은 그린.
* 왜 그린이냐하면
천장 몰딩이 그린이기 때문에 몰딩과 맞추기로 한 것!
자 그다음은 쇼핑 단계!
선택한 벽지와 바닥재 외 침구, 스탠드 등 각종 인테리어소품을 구매하며 사리사욕을 채워줍니다
뭐든 천천히 차곡차곡이 안되는 저는 한번에 완성이 되어야 마음이 편합니다 첫눈에 그럴듯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내 월급은 안녕하지 못합니다 모조리 탕진잼 꺄르륵
여기서 구매한 것들은 밑에 천천히 구입처와 함께 설명토록 하겠습니다
나름 인테리어 공부와 쇼핑도 정신 노동이니 코코낸내 잠을 자줍니다
내일은 아침 일찍 일어나서 도배와 장판을 해야 해요
..는 개뿔 새벽 4시까지 술먹어놓고
어쨌거나 아침이 밝았습니다
지원군인 친구들 도착!
짐을 전부 마루로 옮기고, 도배를 하기 앞서 실크벽지를 꼼꼼히 제거해줍니다
(엠보싱이 있는 실크벽지는 무늬가 돌출되어있기 때문에 그 위에 시공하면 절대 안됨! 200% 떼어져요)
벽지를 떼어내면 저기 노랗게 초배지가 나오지요, 도배는 그 위에 하면 됩니다.
(만일 초배지가 떼어졌을땐 신문지에 풀을 발라 기초공사를 하면 ok!
저는 중간에 좀 떼어져서 발품 팔아 신문지 얻으러 다녔어요)
안쓰는 신문지 제공해주신 gs 점주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때다 하고 성가셨던 걸레받이 대체용이었던 u자 장판을 그어 벽과 바닥의 경계를 분명히 해 줍니다
그리고 이때 잊지않고 (벽지 제거하면서) 콘센트와 스위치 커버, 커튼레일을 드라이버를 이용해 다 떼어줍니다.
그리고 또다른 골칫덩어리였던 무거운 형광등을 LED로 바꾸기로 했으니 이것도 내립니다.
기존 등은 무겁고, 전력 소비로 봐도 비효율적이예욧!
(* 그리고 이때 중요한 것. 안전 사고가 있을 수 있으니 작업전 두꺼비집은 반드시 off)
안되겠다 먹고하자
도배하는날은 역시 짜장면이지!
자 이제 밥값해야지! 밥 먹고 도배 시작.
저는 인터넷에서 풀바른 벽지를 주문했어요.
풀이 발려진 상태로 오기 때문에 1폭씩 꺼내어 작업하고 여유분은 비닐로 밀봉한채로 시공합니다
(+풀이 발려진 상태로 오기 때문에 시공 날짜에 맞춰 주문하는 것이 좋습니다. 마를 수 있어요!)
공간에 맞추어 벽지를 붙이고, 뜨는 부분을 정리해줍니다.
개인적으로는 헤라(밀대)로 밀기보다는 목장갑 끼고 문지르는 것이더 꼼꼼히 잘 붙는것 같아요.
천장 도배같은 경우는 정말 난관이었는데.. 네명이서 사다리에 다닥다닥 붙어서 다같이 사방을 잡고 작업했습니다
* 도배를 다 하고 나면 벽지가 심각하게 뜨고, 우는 현상이 발생하는데 대부분은 다음날 마르면 완벽히 사라집니다.
허나 도배의 생명은 마지막까지 얼마나 꼼꼼하느냐에 있기 때문에 풀이 마르지 않은 동안은 꼼꼼히 문질러주세요.
그리고 함부로 문 열어 환기를 시키거나 난방하지 않기. 이 세 부분이 아주 중요합니다!
반나절이 걸린 도배 작업이 끝나면 장판을 깔아줍니다. 여기서부턴 쉬워요!
저는 기존 바닥 위에 바로 시공할 수 있는 접착식 데코타일을 선택했어요.
벽지와 마찬가지로 얇은 접착제가 발린 상태로 오기 때문에 아무래도 직접 본드를 바르는 것보단 덜 튼튼할지 모릅니다.
난방을 많이 때는 바닥에는 데코타일이 적절하지 않다고 해요. 하지만 우리집이야 워낙 냉골이니^ㅈ^;; 그대로 추진합니다
작업대와 비슷한 색깔인 오크색상으로 맞추어 차곡차곡 깔아줍시다
응? 근데 장판을 깔다보니 생각지도 못했던 난관 봉착
바닥 너비를 잘못 계산해서 타일이 모자른 것...
보이시나요? 이렇게 얇은 직사각형 모양으로 모자라는 부분이 생깁니다.
면적 계산에서 오류가 나 주문을 잘못한 것이죠. 딱 저 만큼이 비어 버리는데요.
(꼭 꼼꼼히 실측사이즈를 재고 좀 버리더라도 로스 감안하여 넉넉히 주문하세요!)
여기서 추가분을 주문해 계획대로 시공할까 했으나
웬지 저 허전하고 어설픈 맛이 매력이 있다 판단하여
여기에는 트리전구를 이용해 느낌을 살리기로 했습니다
이 부분은 아래에 사진으로 설명 나가니 Wait!
여기까지 하고 졸도
넷다 파김치가 되어서 얼른 정리하느라 아쉽게도 제일 중요한 과정샷이 많이 없습니다.
아침부터 해서 해질녘에 끝났어요
노동력 착취한게 미안해서 소정의 일당을 주고 일개미들을 돌려보낸 후
시공이 다 끝나고 며칠 후 친구 용군의 a/s
주문한 LED 등이 늦게 도착해서 며칠은 스탠드 조명을 켜고 지냈어요
간지터지는 BOSCH 해머드릴로 천장에 브라켓 고정
친구가 이런 쪽 일을 많이 해봐서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았네요.
이 등으로 교체했어요. 깔끔.
겉면을 뜯어내면 촘촘하고 작은 led 단자들이 박혀 있는데
이 조그만 것들이 엄청 환한 빛을 내고, 수명도 오래 갑니다.
겁나 말많네
after나 내놔
아라써
3
2
1
짜쟌 -
사진상으로는 실감이 안 나지만 전에 비해 엄청나게 넓어졌습니다
화장대, 행거, 책상, 침대를 ㄱ자로 배치했어요.
그리고 아까 바닥재가 모자랐던 문제의 여백은
평소 한병 두병 마시며 모아뒀던 와인병을 차곡차곡 늘어놓고 안에 트리전구를 넣고 감아 조명공간으로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이 허술한 맛 때문인지 짐 정리 전까진 갤러리나 bar같은 느낌이 들어 전 재밌더라구요)
* 여기서 왜 걸레받이(굽도리, 걸레질이나 비질로 벽지가 상하는 것을 막기 위해 장판 위로 올라오게 만든 부분)가 없냐면
제가 싫어하기 때문입니다...네
후에 도배를 또 하는 한이 있더라도 깔끔하게 떨어지는게 좋아요.
저기까지는 아직 led 등을 설치하기 전이라 사진이 많이 어둡네요
천장 등 켠 사진 나갑니다
어느정도 세간이 정리되고 난 후 사진과 안 된 사진이 섞여있네요.
벽과 화장대는 화이트,
바닥과 책상, 책장, 문은 브라운,
몰딩과 커튼, 램프(장스탠드)는 그린민트
이 3가지 톤이 메인입니다.
그리고 책상 채광까지 포기하며 배치한 매트리스.
(전 꼭 책상이 창을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하는 주의인데.. 이거 하나 하려고 포기했더랬죠 흡..)
저 뒤에 보이는 까만색 침대 헤드는 가짜예요.
진짜 철제 헤드처럼 보이지만 스티커!! 저는 디자인 쇼핑몰에서 주문했습니다
침대헤드 스티커라고 치면 많이 나와요.
그리고 센스있는 사람이라면 단번에 캐치했을(그냥 알아주길 바란다고 말해!!;)
저 귀여운 침대위의 것은 블랭킷입니다.
저는 특이하게 평소 침대 강박이 있는데.. 잠옷 이외의 옷으로 잠자리에 들어가는 것을 꺼리는 편이예요.
헌데 손님이 오면 침구 노출은 불가피한 상황...! 그때그때 시트를 세탁할수도 없고!
그럴때 저런 큰 사이즈의 블랭킷을 베드 위에 깔아주면
인테리어 효과도 있고 침구 보호도 되고 따듯하고 일석 3조인 것입니다.
(평소에 집이나 잘 치우고 살지)
그리고 이날을 위해 깨끗하게 비워둔 하얀 벽면
숙원사업이었던 홈시어터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빔이다! 빔!
띄워놓은 영상은 제가 제일 좋아하는 영화의 이미지예요.
천장에 쏴서 영화도보고
...보다는 역시 이거지
나란냔 디지털테크적인 타짜냔 ㅡㅡ
고양이 놀이용 앱을 틀어 배려깊은 집사인척
참!
고양이 키우는데 자꾸 고양이가 키보드에 올라와서 불편하신 집사님들은
이렇게 모니터받침대를 올려서 그 밑에 키보드를 두고, 손을 집어넣은 채로 사용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직업 특성상 단축키를 많이 사용하는데, 중간세이브를 습관화해도 고양이가 키보드를 마구 밟고 다녀서 자주 날렸는데요
상하 높이를 넉넉하게 잡아 이렇게 키보드를 쓰니 참 좋더라구요
구로타미온 이러케 방해하면 되지냥!
방의 구석구석.
바로 위의 그림은 제가 좋아하는 엄마 그림.
침대 옆 책장에 붙여두었어요.
문에는 제 그림도 있네요
그리고 좋아하는 그림들을 A3 포스터로 제작해서 붙였습니다.
아래 여우는 제가 좋아하는 니이미 난키치의 동화 일러스트!
고해상도 이미지를 못 찾으시면 구글 이미지검색 - 큰사이즈순 정렬- 으로 구하시면 됩니다.
마지막은 우리 아름다우신 봉선생님으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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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압 + 데이터 폭발 게시물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냥 예쁜 사진만 짠 짠 올릴까도 생각했는데, 제가 짧게 공부하고 자료를 수집하면서 놓쳤던 점들과
셀프 인테리어를 계획하시는 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에 일장연설이 되었네요 흐흐 ^^;
힘들었고 그만큼 보람찼고, 처음이라 시행착오가 많았지만 다음번엔 프로처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 도배!
그치만 다음엔 돈주고 시공업자를 부를 예정!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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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참고가 되셨으면 하는 바람으로
사진에 나와있는, 인테리어에 쓰인 제품들의 구매처와 가격을 밝힙니다. (문제된다면 바로 삭제할게요)
* 백원단위는 전부 반올림했어요!
벽지 137000원 - 월플랜
타일 98000원 - 로즈로사
슈퍼싱글매트커버 20000원 - g마켓
싱글매트리스 40000원 - 동네 중고장터
의자 160000원 - 삼익가구
브리츠스피커 55000원 - g마켓 - 브리츠
모니터받침대 - 18000원 - 쿠팡
매트솜 33000원 - 1300k
장스탠드 & 행거 48000원 - 마켓비
이불커버 & 베개커버 set 98000원 - 1300k
블랭킷 & 쿠션 & 솜 48000원 - 모던하우스
암막커튼 40000원 - g마켓
침대헤드 스티커 - 21000원 - 바보사랑
빔-320000원 - 스마트피코
원형러그 - 23000원 - 지마켓
코콤Led 등 - 40000원 - 인터파크
포스터 3장 - 21000원 - 비즈프린트
부엉이시계 - 25000원 - 텐바이텐
기타 - 150000원 (도배 기타 부속품, 친구들 일당, 밥값 등)
사실 아주 기초적인 도배+장판은 그리 큰 금액이 아니예요
오히려 빔을 제외하고는 가장 고액가가 의자네요. (그림 작업 하시고 허리 안좋으신분들 의자는 무식해보여도 꼭 사장님 의자 쓰세요!)
말했듯이 차곡차곡 꾸미는 맛보다 처음부터 그럴듯해야한다는 욕심+허영 때문에 리스트가 저렇게 길어졌습니다.
그 덕분에
(빨리!! 빨리!! 나를 칭찬해줘!! 빨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