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스압)제 이야기를 들어주세요.
게시물ID : gomin_134974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슈비두비두밥
추천 : 4
조회수 : 238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5/02/10 18:08:30
답답한 맘에.. 처음 여기에 글을 써봅니다. 마구마구.
 
꽤 오래 전 부터 우울증과 불면증을 앓고 있어요. 스무살 무렵 사랑했던 친구 하나가 자살해버렸거든요. 저와 친구들과 헤어지고 다섯시간만에.

그 충격은 제 마음을 망가트렸고 거의 8년이 지난 지금까지 죄책감과 그때 그랬더라면 뭐 이런 생각에 악몽을 꿉니다.

지금이야 이렇게 담담하게 서술하지 몇년 전까지는 입밖으로 꺼내기도 힘들었어요. 그 날의 기억이 다시 떠오르기 때문에요. 
-
 아 저는 음악가입니다. 십년 전 학교를 그만두고 바로 공연팀에 들어가 중간 군대기간을 빼고 거의 8년을 연주하면서 살았어요. 그 친구도 그 팀에서 만났었구요. 

그 공연팀은 제작년에 그만두었어요. 정신적으로 너무나 지쳐있었고 내부 갈등도 있었고 무ㅓ.. 그랬습니다.

그 팀에서 활동하는 동안 경제적으로 풍족했던 적은 한번도 없었던 것 같네요. 집안도 그렇고. 그런데 그나마 벌던 돈까지 없어지니 꽤 힘들어서 이러면 안되겠단 생각에 다른 사무직 일을 작년에 시작했죠. 
-
그러던 중 작년 10월에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십니다.

음.. 집안 사정부터 말씀드려야겠네요. 엄마 아빠는 전두환 정권 때 학생운동조직에서 만나 결혼하셨어요. 나름 꽤 유명한 간부였대요. 경찰에 잡히던 날 조중동에 실렸다고 저한테 자랑을 ㅋㅋ

뭐.. 그 후론 남들과 비숫하게 imf 때 엄마 출판사 망하고 아빠는 친구한테 통수맞고 회사 망하고 뭐 이런 일들을 겪으면서 없던 살림마저 더 없어지게 되었죠. 아마 제 기억으론 사는 집이 지하에서 지상으로 나온게 중2 때가 처음이었던 것 같네요. 곰팡이냄새가 없어서 좋았습니다.

엄마 아빠 두분 다 세상을 좋게 만드는 일에 힘쓰느라 첫째인 저한테는 전혀 신경쓰지 못했어요. 그래서 전 애기 때부터 할아버지 할머니 손에 컸었던 거 같아요.

장손인 절 유난히 아껴주시던 할아버지.

작년 10월에 급성신부전증으로 90세의 나이로 하늘로 돌아가셨어요.

세상이 무너지는 기분이었습니다. 
-
 어릴 적 할아버지께서 저에게 바둑과 붓글씨, 사서삼경을 알려주셨어요.

할아버지는 동양사 교수이셨고 6.25참전용사로   받은 것까지 세개의 훈장을 갖고 계셨죠.

전쟁 후엔 김구선생님이 만드신 한독당? 정확한 명칭은 기억나지 않지만  통일운동하는 단체에서 활동하셨고, 김구선생님 돌아가셨을 때 관도 직접 메셨어요.

증조할아버지의 이야기도 자주 해주셨는데 증조할아버지는 독립운동가셨고 동학농민운동에 참여하셨다고 해요. 황해도의 천도교 본당이 바로 증조할아버지 댁이었습니다.

그리고 기미 독립선언문을 황해도로 전파한 것도 제 증조할아버지입니다. 참 멋진 집안이죠?
-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시고 전 어떤 일도 할 수 없어서 직장도 그만두고 방에 틀어박혀 지냈어요.
다시 소중한 사람이 제 곁을 떠났고 그 괴로움에 술만 마셨습니다.

모아놓은 돈도 다 까먹고 기르는 고양이의 밥을 사면 제 밥을 걱정해야하는 지경까지 왔죠.

 음악활동으론 돈도 못벌고.. 멘붕이에요. 좋아하는 거가 있고 실력이 후지진 않은데 왜 난 씨부랄 좋나 가난하지? 

지금은 작년보단 좀 괜찮아요.

후... 같이 힘냅시다.   살기 정말 힘들어요.
- 글이 너무 장황했네요. 걍 배설하는거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