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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확률 구슬
게시물ID : panic_9605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우라
추천 : 13
조회수 : 1904회
댓글수 : 10개
등록시간 : 2017/11/03 19: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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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생각없이 걷다 보니 어느덧 나는 그 가게 앞에 서있었다.

간판도 없이 도대체 무엇을 파는지 조차 알 수 없는 그 가게로 들어서자, 요란하게 괘종시계가 울렸다.

주위를 두리번 거리며, 가게에 진열된 것들을 둘러보았다.


가게 주인이 꽤 고상한 취미를 가지고 있는지, 오래된 중세 영화에서 볼법한

물건들이 즐비하게 있었다.그때 한 검은색 구슬이 눈에 들어왔다.

이내 그것을 덥석 집어들었다.

"이건 뭐지..이것도 파는건가.."

그러자 반들반들한 구슬 표면에 초록색 숫자가 연기처럼 나타났다.

"100%?"

"손님이 그 구슬을 살 확률 이군요.."

목소리가 들려온 방향으로 고개를 틀자, 흰색 정장을 입은 사내가 금방이라도 웃을듯한 표정으로 서있었다.

"누구세요?"

"흠.. 참으로 뻔한 질문이라서.. 대답하기가 곤란하군요."

"아.. 가게 주인 이신가봐요."

"뭐.. 딱히 그런건 아니지만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나는 그 사람의 묘한 대답을 들으며 구슬을 이리저리 둘러보았다.

"근데 제가 이 구슬을 살 확률이라는건 무슨뜻이죠?"

"손님께서 질문을 하셨으니, 구슬이 답을 한겁니다."

"답이라.. 꼭 이 물건이 살아있는것처럼 말하시네요."

"아마도..."

나는 구슬을 꽈악 움켜잡으며 사내에게 말했다.

"그래서 얼마죠?"

"무엇이 말인가요?"

"당연히 이 구슬이죠."

"딱히... 가격 같은건 없는데 말이죠.. 만약 물건의 기한이 다 된다면 

가게에서는 손님에게 물건값을 치르러 갈겁니다."

"후불이라.. 좀 찜찜한데.."
  
"그렇게 걱정마세요. 터무니없는 가격은 아니니까. 아마 손님께서도 인정할만한 합리적인 가격일겁니다."

"그렇다면... 이걸로 할게요.근데.. 뭐 사용 설명서 같은건 없어요?"

남자는 입꼬리를 양쪽으로 씨익 올리며 말했다.

"이것은 확률 구슬 입니다. 사용자의 질문에 의해 한정되지만.. 어떻게든 미래를 알 수 있죠. 한 번 해보시죠."

나는 장난스럽게 구슬을 바라보며 얘기 했다.

"내일 지구가 사라질까?"

그러자 아까처럼 초록색 연기가 구슬의 표면에 나타났다.

'100%'

"저기요.. 이거 고장난거 같은데요."

남자는 테이블 밖으로 고개를 빼꼼 내밀더니 말했다.

"이 구슬은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말..도 안돼..화..환불할게요. 이런 불긴한 구슬 따위.."

그러자 남자의 미소가 감쪽같이 사라졌다.

"이 가게 에서는 환불을 받지 않습니다. 하지만 다르게 생각해보면 

손님께서는 운이 좋게도 미래를 아셨으니 , 남들보다 소중히 오늘을 쓸 수 있겠군요."

"그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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