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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panic_549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얼음물고기★
추천 : 3
조회수 : 608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0/04/17 01:51:12
저는 강원도 양구의 모 부대에서 근무 했었죠.
철책은 아니고 맨날 훈련만 뛰는, 일명 노가다 부대..-_-;;
이렇게 매일 훈련만 받는 저희에게도 낙은 있죠..
바로 파견 근무~!!
저희 부대 파견근무는 크게 두가지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소대급이 파견 나가는 항공 감시 초소..
또다른 하나는 중대급이 파견 나가는 탄약고 경비 업무 였습니다.
최고의 파견지는 항공 경비 였지만, 저희는 탄약고 경비 업무를 맡아 약 3개월간 중대 전체가 파견 나갔죠.
파견 근무를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지긋지긋한 훈련 대신, 매일 매일의 경계근무와 경계근무 후의 달콤한 오침, 충분히 배급되는 라면, 맛스타, 빵...대대의 간섭에서 벗어남..뭐 이런 이유 였죠..
여튼,
파견 나간 탄약 창고는 총 20여개의 경비 초소가 있었지만, 모든 초소를 다 경비 도는 건 사실상 힘들고,
그중 중요한 5개 정도 초소만 경계를 섰습니다.
매일 2시간씩 교대 근무 였고, 주간에는 2시간, 2시간씩 밀어내기식 근무...야간엔 2시간 근무..
이중, 11초소는 계곡 가장 깊숙한 곳에 있는 초소 였죠..
제가 처음으로 11초소에 투입되었던 때는 다행이도 한낮이었습니다.
특이한건 그다지 없었지만, 초소 벽 낙서에 유독 귀신 관련된 낙서들이 많았었다는 정도..
그후에 많은 말들이 있었는데, 할머니와 젊은 여자의 수근거리는 소리를 들었다는 정도이지, 뭐 그닥 새로울게 없는 귀신 청취담 정도 였을뿐이었죠..
하지만, 11초소는 계속 깊숙히 있기 때문에 새벽 1~2시만되면 자욱한 안개들이 몰려 오는 게 바로 눈에 보이죠..안개가 마치 한걸음 한걸음씩 살아 있는 듯, 다가 오곤 합니다..
사건은 파견 나간지 약 2달정도 쯤 됐을때 발생했죠..
야간에는 총 3개 초소만을 운영하는데,
저희랑 정병장네는 새벽 2~4시 같은 시간대 근무 였습니다.
저희 조는 5초소, 정병장 네는 11초소 근무 였습니다.
초소에서의 귀신 얘기는 인간의 잠마저 이길 힘은 안되죠..
어느덧 이런 상황들 속에 익숙해진 우리들은 누구나 할 것 없이 초소에 도착하면,
특히 야간에는 밀려오는 잠을 주체 할 수가 없죠..
다음 부턴, 새벽 4시 근무 끝나고 만난 정병장으로 부터 들은 얘기 입니다...
정병장은 사수 였기에 초소에 도착하자 마자 부사수에게 얘기 합니다.
" 쫌 눈 붙일테니까 딴짓하지 말고 누구 오는지 잘 보고 있어~"
초소 안으로 들어간 정병장은 초소 한쪽 구석에 헬멧을 벗어놓고는 쪼그리고 앉아 밀려오는 잠을 청합니다.
한참을 잤을까...
정병장은 자신의 몸을 억누르는 어떤 존재에 대해 느끼게 됩니다.
숨은 옥죄어 오고, 자신을 강하게 압박하는 그 무엇을 느끼고는 바로 "가위 눌림"이란 걸 깨닫게 되죠..
정병장은 부사수 이름을 부르며 손을 내밀었죠..
"야, 나좀 일으켜줘...빨리..."
부사수의 손을 잡고 일어난 정병장은 흔건히 젖은 땀을 훔치며 숨을 몰아 쉽니다..
그리고 부사수에게 자신이 겪었던 일을 말하려고 부사수를 보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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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사수는 반대편 구석에서 세상 모르고 잠을 자고 있었다지요..
근무 끝나고 만난 정병장은 그때까지도 자신의 손에 느껴진 감촉을 잊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 사건이 있고 나선 야간 근무자들은 11초소 가까이서 근무를 못서고, 11초소 가기 전 약 50미터 정도 되는 입구에서 근무를 서게 되었죠..
그 이후 대낮 근무를 서다가, 사수와 부사수가 동시에 졸고, 동시에 가위 눌린 일도 있어서,
저희들에겐 한동안 악명 높은 초소가 되었죠...
혹시...
이 사건을 기억하시는 그때 그 분들 또는 그 초소를 스쳐 가셨던 분들이 있을까요??
참고로 그 파견근무지는 홍천 부근에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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