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고?" "그래, 지금 이 시국에 없는 재주라도 부려보라 이 말이지." "뭐, 아예 없지는 않아."그가 왠 스위치 벨을 주었다. "뭐야, 이거?" "살인자가 옆에 왔을 때 울리는 벨이야." "야밤에 사람들이 과연 들을까?" "그러니까 되도록이면 환한 낮에 돌아 다니라고, 괜히 옆 사람 피곤하게 하지 말고." "알았어." 손목시계처럼 한번 묶어 보았다. 과연 작동할지는 의문이었다. 다음 날, 레스토랑에 들렀다. 그 때였다. 띠리리..하고 종이 울린 것이다. 범인이 어딨는지는 알 수 없이 무작정 가게를 뛰쳐 나왔다.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러나 그 순간이었다. "쉿.." 누군가 다가와서 말했다. 등에 왠 날카로운 것이 닿아 있었다. "조용히 해, 소리지르면 죽을 줄 알아." "알겠어.." "조용히 앞으로 가." 그가 하자는 데로 했다.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내가 왜 이러는지 알지..? 니가 엄한 소릴 나불거리고 다녀서 야, 취소하고 선거 출마도 포기해, 그럼 너를 죽이겠다는 생각을 포기하지." "그럴 수 없다면?" "그렇게 나온단 말이지..?"그는 날카로운 무언가에 힘을 주는 듯 했다. "알았어, 그리 하도록 하지." "말귀를 빨리 알아들어서 좋군."그러고 그는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몸이 내려 앉을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길 한복판에서 살해 협박을 들은 것이다. 이 소식을 박사에게 다시 알렸다. "신고하라니까?" "그럴 수 없어." "자칫하다간 니가 위험해져." "생각해보니 열 받더라고, 나도 그냥 칼을 준비해서 다닐까?" "대통령 출마를 욕심낸다는 양반이 이상한짓을 길거리 한복판에서 하겠다고? 그것도 유세현장에서도?" 차마 반박할 여지를 잃고 말았다. 솔직히 말해서 겁이 나는 것이다. 어쩔 수 없다, 그도 한명의 사람이기에 공포는 두말할 것 없이 엄습했다. "어떻하면 되지..?" "그냥 경찰에 신고해." "안돼, 죽는 한이 있어도 그건 안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