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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가 갑이다? 제 동생이 당한 일..
게시물ID : gomin_135152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hottotot
추천 : 2
조회수 : 896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5/02/12 02:5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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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한 카페에서 일하다 성희롱, 인격모독까지 당하고 잘린 제 동생이 직접 쓴 글입니다.
몇달 된 이야기입니다. 당시에 대응했어야 했는데 처음 겪는 부당한 일이라 잔뜩 쫄아서 아무 대응도 못하고 그냥 잊겠다고 해서
언니로써 대신 사장님을 만나볼까 하다 가만히 있었지만..그 억울함을 제때 풀지 못해서 그런지 몇달이 지난 지금. 동생이 가만히 있다가 갑작스럽게 웁니다. 그리고 오늘 동생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같이 공유하고 싶어 이곳에 씁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전문-
 

간간히 놀러오는 친구들은 쉬엄쉬엄 일 해라 이야기해도 나는 그저 내 일터가 좋았어요. 혼자 있으면 내가 카페의 주인이 된 것 같았어요. 물건들을 이리저리 옮겨보며 흐뭇해하고 깨끗해진 주방을 보며 뿌듯함을 느꼈어요. 손님들이 오면 웃는 얼굴로 맞이하는게 정말로 기뻤어요. 전에 일하던 찻집에 2년넘게 일하며 가게에 애정을 쌓고 어떻게 하면 더 예쁠까 고민하던 습관이 새로운 일터로 옮겨온 것이지요. 그냥 잠깐 왔다가는 알바생이고 싶지 않았어요. 사람과, 장소와 인연을 맺고 싶었어요. 그런데 스스로 자발적이라고 생각했던 나의 태도가 사장님 심기에 불편을 끼친 모양이죠. 내 딴엔 열심히 한다고 한건데 사장님은 내 말들이 잔소리로 들렸나봐요. "이렇게 하면 어떨까요? 저렇게 하면 좋을 것 같아요!" 입장을 바꿔 생각해봤더니 그럴 수 있을 것도 같아요. 피곤했을 수도 있어요. 제 성격이.
하지만 틀렸어요. 죄송하지만 그 날, 내가 용기내서 도움을 요청한 날 사장님이 내게 한 말들은 틀렸어요. 내가 일하는 도중에 사장님 친구가 밥먹으러 나가자해도 사장님은 말리지 않았어요. 내 의사를 물어보지도 않고 친구에게 날 데려가도 된다고 허락했지요.
가게를 오픈하는데 사장님 친구는 술에 취해 가게에서 주무시고 있었어요. 난 둘만 남겨진 시간이 너무 힘들었어요. 사장님 친구는 나에게 매력적이라고 했고 갑자기 어깨를 주물렀고 내 등에 기대었어요. 싫은데 싫다 말할 수 가 없었어요. 입이 떨어지지 않았아요. 내가 나가야 했을까요? 내가 사장님친구에게 나가라고 해야했을까요?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었을까요?
몰래 화장실로 가 아는 오빠들에게 제발 와달라고 전화를 했어요. 사장님 친구는 돌아갔지만 나는 너무 당황스러워서 하루종일 발만 동동굴렀지요.
그 다음주가 되어서야 용기내어 사장님께 말씀드렸어요. '사장님 친구분이 안 그러셨으면 좋겠어요.' 사장님이 말씀하셨죠 '그걸 나보고 어쩌라고?'

사장님이 나를 싫어했던 건 어쩔 수 없어요. 결이 맞지 않았던 거라 생각해요. 서로를 오해하고 미워할 수 도 있어요.
하지만 그러면 안됐어요. 내가 울면서 도움을 요청했는데 그렇게 폭언을 퍼부으면 안되는거였어요.
 "6년넘은 친구한테 그걸 말하라고? 그 감정노동을 나한테 하란 말이야? 너 정말 이기적이다. 그리고 그건 니가 해결할 수 있는거야. 여성단체에 가서 물어봐. 분명 나랑 똑같이 이야기한다."
사장님은 내 성격까지 하나하나 따지며 인생 사는 법을 가르치려 하셨죠. 주변사람들도 분명 나처럼 똑같이 생각하는 데 말만 안하는 거라고. 너 성격 문제있다고.
 "너랑 정말 일하기싫어. 알바라고 무조건 약자인줄 아냐?"
그러면서 "나갈지 말지는 네가 결정해"라는 말은 왜 하셨나요. 내가 어떻게 계속 일을 할까요?
사장님 성격이 어떻고 인성이 어떤 사람인지 따지지 않을거예요. 사장님사장님이 나를 오해한 만큼 나도 사장님을 오해하고 있을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사장님은 노동,여성인권엔 공부가 부족한 사람이예요. 알바는 약자가 맞아요. 사장님 친구의 행동과 사장님의 폭언은 성폭력이 맞고요. 사장님 친구보다 사장님이 한 말이 더 슬프고 화가났어요.
가게가 망하라고 이 글을 쓰는 게 아니예요. 페친이 600명이라 해도 가게가 어딨는지 아는 친구는 20명도 안될테니까요. 그런데 자꾸만 생각이나요 자꾸만 생각이나고 자꾸만 울컥해요. 너무 속이 상해요. 속이 타들어 가는 느낌이예요 어디라도 호소하지 않으면 너무 답답해서 미칠것같아요. 생각날때마다 눈물부터 나와요. 자주 악몽을 꾸고 새로 알바구하기가 조심스러워요. 내가 잘못한건지 되물어보기도 이제는 싫어요. 사장님 나빴어요. 정말로 못된 행동이었어요. 30분 간 우는 나를 앉혀놓고 꼭 그렇게 나쁜말들을 퍼부어야했나요? 친한 친구 잘못은 다 넘어가야하나요? 알바는 정말로 약자가 아닌가요? 사장님은 나를 보호해야 했어요. 내쫓는게 아니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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