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롤챔스 스프링이 꿀잼인 이유(1)에서는 꿀잼이 된 이유로 챔피언의 다양화를 이야기했다.
여기서 이야기했습니다.
이번 장에서는 좀 더 큰 그림. 역전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다.
역전
저번 게시글에서 이야기했듯이 모든 스포츠에서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재미를 만들어내는 것은 변수이다. 언제나 이기는 팀과 언제나 지는 팀만 존재하는 스포츠는 오래 지속될 수가 없다. 결과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변수는 필수적이다. 그리고 변수에서 발현되는 것이 바로 역전이다.
역전하면 역전재판(단순한 사고)1
역전이란 역의 앞을 이야기하는게 아니라 경기의 흐름이 뒤집어지는 것을 말한다. 사실 역전이 많이 나와야 재밌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시즌에서는 특히 역전이 많이 발생하면서 롤챔스의 꿀잼화를 선도하고 있다.
이번 시즌에서 발생한 역전을 살펴보도록하자.
이번 2015 스프링 시즌 23경기 1세트인 JinAir와 CJ의 경기를 살펴보자. 이 경기는 2015년 2월 7일에 치루어졌으며 79분 51초로 최장 경기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최장 경기기록보다 더욱 대단한 것은 그 긴 시간동안 계속해서 긴장을 유지했다는 점이다.
첫 번째 장. 진에어 우세
경기 내용을 보자. 진에어는 14분이 다 되어 첫 용을 먹었다.
그리고 20분에 두 번째 용에서는 한 타가 벌어졌다. 진에어가 두 번째 용까지 먹고 서로 정글을 맞바꿨다.
23분엔 봇 한타에서 무리한 진입으로 자르반이 죽으면서 진에어가 킬스코어 2:1로 우세해지고 미드타워까지 밀었다.
26분, 3번 째 용은 CJ가 먹으면서 진에어의 리신까지 잡으면서 약간의 성과를 올렸다.
두 번째 장. CJ 우세
그리고 용을 먹고 CJ는 바로 바론으로 돌격, 바론을 먹어버리면 단숨에 전세를 역전한다. 기적적 바론 오더와 함께, 코코는 스나이핑으로 진에어의 잔나를 잡아버리고 킬 스코어가 2:3이 되었다.
4번 째 용 한 타에선 진에어 제라스의 거리가 멀어서 4:5로 한타가 시작하면서 잔나, 칼리스타, 나르 순으로 잡히며 CJ의 승기가 굳어지는 듯 했다.
46분, 두 번째 바론이 나오고 또 다시 한 타가 벌어졌다. 캡틴 잭의 칼리스타가 앰비션 자르반을 잡으며 CJ가 애매해져버리자 진에어는 역바론을 시도, 코코의 제이스가 죽고 진에어의 역전이 예상되었다. 하지만 전투가 기묘해지면서 샤이 마오카이가 리신을 잡고, 코르키가 칼리스타와 잔나를 잡으며 역전이 무산되고 말았다.
세 번째 장. 어라? 이걸 진에어가?
52분, 7번째 용 싸움은 진에어의 리신이 마오카이를 잘 걷어차면서 마오카이와 자르반을 잡았고, 이길 수 없을 것 같은데 이기고 만다. 그러면서 CJ의 5번째 용을 막는다.
59분, 바론 앞 한타. 나르가 기가 막히게 궁을 쓰며 칼리스타가 마오카이를 잡고, 진에어는 바론을 먹는다. 마침 CJ는 용 5스택을 쌓는다. 바론 버프 VS. 드래곤의 위상 구도가 완성되었다.
네 번째 장. 드러나는 CJ 조합의 한계.
여기서 잠깐. 진에어의 챔피언은 나르, 리신, 제라스, 칼리스타, 잔나. CJ의 챔피언은 마오카이, 자르반, 제이스, 코르키, 나미이다. AD와 AP의 밸런스가 맞는 진에어와는 달리, 딜러인 제이스와 코르키가 모두 AD인 CJ는 슬슬 조합의 한계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다섯 번째 장. 진에어의 승리.
결국 후반 조합의 한계로 점차 CJ가 무너지다가 나미가 결정적일 때 끊기면서, 결국 진에어가 이기게 되었다.
이번 시즌 이런 꿀잼으로 기억되는 경기가 많다. 2015년 1월 9일, 진에어와 삼성 갤럭시 2세트(이건 꼭 보자. http://lol.afreeca.com/highlight.php?c_id=lol_highlight)의 경기가 대표적이다. 검색 창에 이걸 OO이(ex) 이걸 진에어가, 이걸 IM를 쳐보자. 그럼 이번 시즌 중 역전한 팀들의 팬이 지른 환호성이 수두룩하게 보일 것이다.
그렇다면 왜 이번 시즌에선 역전이 자주 일어나는 것일까?
1. 변수를 만드는 다양한 챔피언의 등장.
처음 글에서 썻듯이 이번 스프링 시즌에서는 보다 넓은 스펙트럼의 챔피언이 등장하고 있다. 그리고 그 챔피언들의 중심에는 탑이 중심에 있다.
이들이 정글인 자르반, 리신과 함께 이니시에이터의 역할을 하면서 한타는 언제,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전개될 지 예상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롤이라는 게임이 아무리 한 쪽이 유리하다 하더라도 한타가 어떻게 벌어지는냐에 따라서 뒤집히는 경우는 비일비재하다. 그렇기 때문에 싸움을 여는 방법은 굉장히 중요하고, 이에 따라 싸움의 결과는 어떻게든 달라질 수 있다.
장기하다. 장기하2
2. 게임의 장기화
첫 편에서 언급했지만 역전하면 언급을 안 할 수가 없는 경기. 아주부 프로스트와 아주부 블레이즈의 삼 억제기 역전 경기를 살펴보자. 아주부 프로스트는 처음부터 블레이즈를 압살하였다. 앰비션이 퍼블을 내주고(역시 퍼블션!) 용도 내주고, 타워 내주고, 용 내주면서 레벨 차, 골드 차가 많이 벌어졌다.
하지만 시간은 모두에게 공평하게 골드를 주었고, 앰비션의 라이즈가 후반이 갈수록 대장군이 되면서 결국 삼억제기가 밀렸음에도 불구하고 승리를 거두었다. 이 때, 이 경기의 시간은 51분 31초.
롤의 진리가 있다. 후반가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것. 그래서 초반에 게임이 말리면 긍정적인 팀원 중 하나는 이런 말을 꼭 한다.
" 우리 후반 좋아. 후반까지 버티자."
아무리 초반에 어떤 격차가 벌어진다 하더라도, 풀템 가격에는 한계가 있고, 결국 후반으로 가면 갈수록 역전의 가능성은 높아진고, 3억제기 역전도 (앞에서 말했다시피)없는 일은 아니다.
문제는 어떻게 버티는가이다. 루시안이 득세하던 시절만 하더라도 루시안의 아주 강력한 라인전, 르블랑의 일방적인 딜교 등을 바탕으로 라인전에서 압살을 하고 이를 바탕으로 게임을 승리로 이끌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용의 중요성이 커졌기 때문에 라인전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기에는 시간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은 라인전은 반반으로 가져가되 한타에서 도움이 되는 챔피언, 즉 후반으로 갈수록 강력해지는 왕귀형 챔피언들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왕귀형 챔피언이 한타에서 어떤 역할을 하느냐에 따라서 라인전에서 지고 있다가도 한타에서 한번에 뒤집어지는 것이다.
또한 이런 메타는 상대적으로 약체로 여겨지는 팀들에게 기회이기도 했다. 라인전에서 버티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라인에서 솔킬이 나오는 일이 적어지고 이에 따라서 선수 개인의 기량보다는 팀워크가 더 중요하게 된 것이다.
그러하면 어떤 챔프가 장기화 되는 게임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을까? 바로 제라스이다.
본격 색장난 스킨
춤 OP
3. 제라스
제라스는 말자하와 함께 춤 op로 밖에 인식되었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 시즌에서는 이야기가 다르다.
3-1. 긴 스킬 사거리
제라스는 매우 긴 스킬 사거리를 가졌다. 타워 바로 옆에 서서 라인 중간에 있는 미니언을 먹을 정도로 길다. 이는 매우 사리는 플레이, 죽지만 않으면 된다는 마인드로 플레이하면 템이 나올수록 (당연하게도) 쎄진다. 스킬 사거리가 길기 때문에 과거 미드 챔프에게 필수적으로 생각되었던 도주기가 없어도 큰 문제가 없는 것이다.
3-2. 라인 클리어
게임 장기화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이면서 중요한 능력이다. 아무리 수세에 놓여있다고 하더라도 타워로 돌진하는 미니언을 순식간에 정리하는 능력이 있다면 적은 보다 강한 능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타워를 철거할 수 없다. 때문에 상대는 지금 싸우면 이기는데도 불구하고, 타워 다이브는 할 수 없고, 속절없이 시간지나는 것만 기다릴 수 밖에 없는 것이다.
3-3. 실례
이번에 롤 프로 게임 역사상 가장 긴 79분 51초를 기록한 진에어와 CJ의 게임에서도 제라스는 등장했다. 진에어와 IM의 60분, 50분 경기에서도 등장했다.
3-4. 직스
현재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제라스는 과거 직스가 각광받았던 그 당시, 직스의 강점으로 꼽혔던 강점들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비록 직스가 기본 사거리 너프 등으로 더이상 경기에서 보긴 힘들어졌고, 그 자리를 제라스가 그대로 이어 받았다.
4. 드래곤의 변화
드래곤을 잡으면 예전엔 돈을 줬었지만 지금은 돈 대신 버프를 준다. 용을 한 번 먹을 때마다 스택이 쌓이며 5스택을 쌓으면 "드래곤의 위상"이라는 버프를 얻게 되고, 모든 추가 능력치가 3 배, 적을 공격하면 5초에 걸쳐 고정피해를 입힌다.(흠좀무)
하지만 첫 용으로 인한 이익은 예전 드래곤을 잡으면 주던 골드보다 작다(고 평가된다). 용은 3스택이 쌓일 때까지는 크게 염려하지 않는 수준이다.
그래서일까. 초반에 용이 경기에 끼치는 영향이 적다보니 용을 잡는다고 해서 한 팀이 승기를 확 잡는 것이 아니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게임은 장기화 되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게임이 기묘하게 풀어지면서 게임은 이기고 있더라도 용 스택은 뒤지고 있는 경우도 자주 발생한다. 이기는 팀에서는 조급함을 이기지 못하고 자신들이 유리한 점을 살리지 못한 채 한타를 열어 대패하는 경우도 자주 일어나며, 그렇지 않더라도 5스택까지 쌓아버리는 결과도 발생한다. 이러면... 용으로 인한 역전이 발생하는 것이다.
5. 선수들의 상향 평준화
SKT의 페이커 선수는 여전히 세체미이다. 하지만 그 어떤 팀의 미드라이너라도 손쉽게 페이커에게 솔킬을 주진 않는다.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우선 예전처럼 사생결단하기가 힘들다. 이전엔 정글의 갱킹만 조심하면 되었지만, 지금은 어디서 뭐가 올라올지 모른다. 특히 변화된 것은 서폿의 활발한 갱킹.
선수들은 적팀 5명이 어디에 있는지 확인되지 않는 상태에서 딜교를 시도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라인전에서 이렇다할 명장면은 예전에 비해 적어졌다.
하지만 가장 큰 요인은 아무래도 선수들의 실력이 상향되었든요.
지금까지 2015 롤챔스 스프링 시즌의 꿀잼인 이유 두 번째인 역전이 왜 자주 발생하는가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다음은 원래 이번 글에서 다룰려고 했던 이변에 대해서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정성들여 썼는데 묻히지만 않았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