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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컬트학] 영구차
게시물ID : panic_7741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달의뒷면
추천 : 17
조회수 : 2981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5/02/13 12:29:38
출처 - http://occugaku.com/

영구차

K라는 젊은 여성이 부모님, 할머니와 함께 살았습니다.
할머니는 원래는 싹싹하고 좋은 사람이었는데, 수 년 전 드러누우면서부터 점차 괴팍해져서
간호하는 엄마에게 잔소리를 하고, 심술을 부리는데다
끊임없이 '너희는 내가 빨리 죽었으면 좋겠지'라고 말해서 모두들 지칠 대로 지쳐버려 정말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병간호도 대강하게 되고, 몸 운동도 제대로 시켜주지 않고, 식사도 영양이 불균형해서 몸이 점점 나빠졌습니다.
결국에는 움직이지도 못 하고 말조차 못 하게 되어 그저 이불 속에 누워 숨만 쉬게 되었습니다.
누가 봐도 금방 돌아가실 것만 같았습니다.

K 씨의 방은 2층에 있는데, 어느 날 밤 자고 있었더니
갑자기 밖에서 클랙션을 울리는 소리가 났습니다.
K 씨는 처음엔 별 생각 없이 누워있었는데, 잠시 후에 또 소리가 났습니다.
몇 번이나 소리가 난데다 매우 늦은 시각이었기 때문에 비상식적인 행동에 화가 나서
커튼을 젖히고 바깥을 내다보았습니다.
K 씨는 소름이 돋았습니다.
집 앞에 서 있는 것은 영구차였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타고 있는지 어떤지 엔진도 켜져 있는 것 같지 않고 조용했습니다.
K 씨는 겁이 나서 이불을 머리 끝까지 덮었습니다.
덜덜 떨렸지만 그 후 아무 소리도 나지 않고 매우 조용했습니다.

날이 밝고 K 씨는 부모님께 어젯밤에 클랙션 소리 못 들었냐고 여쭤보았습니다.
두 사람은 듣지 못 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큰 소리가 났는데 못 들었을 리가 없지만,
부모님이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도 않고 거짓말을 할 이유도 없었습니다.
K 씨는 어쩌면 할머니를 데리러 온 게 아닐까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 외에 짐작 가는 곳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할머니는 여전히 "건강"하셨습니다.

다음 날 저녁에도 영구차가 찾아왔습니다. 그 다음 날도요.
K 씨는 무시하려 했지만 이상하게도 K 씨가 2층에서 내려다보지 않는 한
클랙션 소리는 절대로 멎지 않았습니다.
무서워서 며칠 동안 한숨도 자지 못 해서 K 씨는 점차 노이로제 상태가 되었습니다.

일주일 째 되던 날입니다.
부모님이 볼일이 었어서 친척 집에 가셔야 한다고 합니다.
사실은 K 씨도 따라가야하고, 본인도 말할 수 없는 이유로 그러고 싶었지만
할머니가 계셨기 때문에 누군가는 옆에 있어야만 합니다.
여러분도 알다시피 K 씨는 노이로제로 상태가 엉망이었기 때문에
거의 반강제적으로 부모님이 집을 보라고 하며, 둘이서만 나갔습니다.
K 씨는 두려움을 떨치려고 되도록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보려고 하였습니다.
무서워서 할머니 방은 근처에도 못 가고
식사를 하게 해드려야 하는데도 그대로 방치하였습니다.
부모님은 저녁 무렵엔 돌아오신다더니, 약속했던 시간이 되었지만 올 생각을 않습니다.

시각은 밤 9시를 지나고, 이윽고 12시가 지나고..
영구차가 올 시각이 점차 다가오는데도 전화 한 통 주지 않았습니다.
그날 역시 클랙션 소리가 울렸습니다.
K 씨는 그때 1층에 있었는데, 옆에서 보긴 아무래도 내키지 않아서
평소처럼 2층 창에서 아래를 내려다보았습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일까요.

평소에는 조용하던 차에서 수 명의 검은 옷을 입은 사람이 내려와
문을 열고 들어오려고 하지 뭡니까.
K 씨는 너무 무서웠습니다.
그러다가 아랫층에서 벨이 울렸습니다.
끊임없이 울려대고 있습니다.
벨 소리가 가벼운 노크 소리로 바뀌더니
점차 때려부술 것 같은 기세로 문을 "쾅쾅쾅쾅!" 두드리기 시작했습니다.

K 씨는 죽을 것만 같았습니다.
하지만 K 씨 머릿속에 "현관 문을 잠궜던가?"하고 불안이 스쳤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현관 문을 잠그지 않은 것만 같았습니다.
그렇게 문에 다가간 그 순간, 현관 옆에 있는 전화기가 엄청나게 큰 소리로 울렸습니다.

문을 두드리는 소리도 계속 납니다.
K 씨는 발이 옴짝달싹하지 않게 되었고, 양쪽 귀를 감싸며 비명을 지르고 싶은 걸 참으면서
수화기를 집어들었습니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여보세요!"

"○○씨 댁인가요?"

의외로 부드러운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저는 경찰입니다. 진정하고 들어주세요..
 사실은 좀 전에 그 댁 부모님께서 교통사고로 돌아가셨습니다.
 저.. 따님이시죠? 여보세요? 여보세요??"

K 씨는 넋이 나가 꼼짝도 못 했습니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조금 전까지 시끄럽데 두드리던 노크 소리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조용히 멎었습니다.
K 씨는 생각했습니다.
어쩌면 그 영구차는 할머니를 데리러 온 게 아니라 부모님을 태우러 온 게 아닐까?
그러고보니 할머니는 어쩌고 계시지?
그 때 뒤에서 누군가가 어깨를 두드려서 K 씨가 돌아봤더니
분명 움직이지 못 하실 할머니가 거기 서서 K 씨를 향해 미소지으며 말했습니다.

"어서 너도 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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